컨텐츠 바로가기

04.23 (화)

샌드위치값 2달러 대신 받은 그림…50년 후 3억4000만원 '돈벼락'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캐나다 유명 민속화가 모드 루이스 초기작인 '검정 트럭'

아시아경제

데마스 부부가 경매에 내놓은 모드 루이스의 '검정 트럭'. 사진=밀러&밀러 옥션 페이스북 캡처,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세은 인턴기자] 50년 전 캐나다의 한 식당 주인이 2달러짜리 샌드위치값 대신 받은 그림이 최근 3억4000만원에 경매에 낙찰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아이린 데마스(69)와 남편인 토니 데마스(90)가 최근 경매에 출품한 캐나다 화가 모드 루이스의 그림 '검정 트럭'이 감정가의 10배가 넘는 27만2548달러(한화 약 3억4000만원)에 낙찰됐다. 데마스 부부는 샌드위치와 맞바꾼 그림이 훗날 큰 재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데마스 부부는 1970년대 캐나다의 온타리오주에서 12년간 지중해식 식당인 '더 빌라'를 운영했다. 부부는 단골이었던 무명 화가 존 키니어 부부로부터 음식값 대신 그림을 받곤 했다.

아이린 데마스는 "우리는 식당에 걸 그림이, 그들은 먹을 것이 필요했다"며 "남편은 종종 키니어 부부와 예술품과 음식을 맞교환했다"고 전했다.

키니어 부부는 데마스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 근처 코너 부근에 거주했다. 덕분에 두 부부는 자주 왕래하며 가까운 사이가 됐다고 한다.

존 키니어가 즐겨 먹던 메뉴는 1.96달러짜리 샌드위치였다. 이탈리아 현지 베이커리에서 온 빵에 버터를 바른 후 숙성 체더치즈를 넣어 바삭하게 구운 것이었다.

주로 식당으로 자신의 그림을 들고오던 존 키니어가 하루는 '모드 루이스'라는 무명 화가의 그림 몇 점과 함께 식당을 방문했다. 그림을 선보인 키니어는 데마스 부부에게 마음에 드는 작품을 고를 것을 권했다.

모드 루이스는 청소년기부터 류머티즘성 관절염을 앓던 캐나다 동부의 가난한 화가였다. 신문을 통해 루이스의 사연을 알게 된 존 키니어는 붓과 물감 등을 보내며 호의를 표했다. 이에 루이스는 10달러에 판매하던 자신의 그림들을 보답으로 키니어에게 건넸다.

그렇게 작품 '검정 트럭'이 데마스 부부의 손에 들어오게 됐다.

이후 루이스는 20세기 캐나다를 대표하는 민속 화가로 거듭났다. 그의 작품은 독특하고 경쾌한 분위기를 지녀 아직까지도 캐나다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데마스 부부는 해당 그림을 50여년간 소중히 간직하다가 두 자녀에게 넘겨줬으나, 자녀들은 그림을 판매한 값으로 데마스 부부가 노년을 보내는 데에 보태길 원했다. 아이린 데마스는 "그림은 우리 역사의 일부였기에 (판매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했다.

경매에서 모드의 '검정 트럭' 그림을 낙찰 받은 사람은 익명의 캐나다인이었다. 낙찰자는 WP와의 인터뷰에서 "그림엔 무언가 날 크게 감동시킨 것이 있었다"며 "나는 결코 미술품 수집가는 아니다"라고 했다.

경매 전날 저녁, 낙찰자 부부는 모드 루이스의 삶을 그린 영화 '모디'(2016)를 시청했다고 한다. 낙찰자는 6살과 8살짜리 두 손자들이 자신의 집에 방문해 머물 침실에 이 작품을 걸어둘 것이라 전했다. 이어 "이 그림을 보고 잠이 드는 것은 손자들에게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림과 함께 출품된 루이스의 편지는 5만4000달러(한화 약 6800만원)에 낙찰됐다. 이 역시 루이스가 키니어 부부에게 보낸 것으로, 키니어 부부가 사망한 이후 데마스 부부가 보관해왔다.

김세은 인턴기자 callmese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