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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총격참사' 생존 어린이 충격 증언 "숨진 친구 피 바르고 죽은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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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4일(현지시간)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미국 텍사스주 소도시 유밸디의 시민센터 앞에서 한 소녀가 오열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21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텍사스주 초등학교 총격 참사로 미국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참혹했던 당시 상황에 대한 생존자의 증언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간) AP 통신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11살 생존자 미아 서릴로는 총격범 샐버도어 라모스(18)의 대량 살상극에서 살아남기 위해 "숨진 친구의 피를 온몸에 발라 죽은 척했다"고 밝혔다.

서릴로에 따르면 사건 당일인 지난 24일, 반 친구들과 함께 교실에서 영화를 보고 있던 중 갑자기 총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라모스가 교실로 쳐들어와 친구와 교사를 향해 총을 난사했다. 총알은 서릴로의 옆을 스쳐 지나갔고 파편은 그의 머리와 어깨로 튀었다.

라모스는 서릴로의 반 친구들을 살해한 뒤 다른 교실로 이동했다. 옆 반에서도 총성과 비명이 들려왔다. 서릴로는 총격범이 다시 돌아와 총을 쏠 수 있다는 생각에 생존한 다른 친구와 함께 숨진 급우들의 피를 몸에 발랐다. 이어 숨진 교사의 휴대폰으로 911에 전화해 도움을 요청한 뒤 그대로 누워서 숨진 척하고 구조대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

10살 새뮤얼 살리나스 역시 총탄 파편으로 허벅지에 상처를 입은 뒤 범인의 표적이 되는 것을 피하고자 죽은 것처럼 행동했다. 그와 동갑인 제이든 페레스는 총소리를 듣고 가방을 보관하는 곳에 숨었다고 전했다.

아이들 증언에 따르면 총격범 라모스는 범행 당시 잔혹한 행태를 보였다. 그는 교사의 눈을 응시하면서 "굿 나잇"(Good Night)이라고 말한 뒤 총을 쐈다.

총을 난사한 뒤 음악을 틀기도 했다. 서릴로는 "(범인은) 사람들이 죽기를 바라는 것처럼 슬픈 음악을 틀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4일 텍사스주 유밸디에 있는 롭 초등학교 교실에서 발생했다. 라모스가 4학년 교실에 있던 학생들을 향해 소총과 권총을 난사해 학생 19명과 선생님 2명 등 총 21명이 사망했다. 총격범은 사건 직후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현재 생존한 아이들은 "학교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며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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