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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2500원 빵 가격 대신 받은 그림, 3억4천만원에 팔렸다…누구 작품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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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출처 = 연합뉴스]


캐나다의 한 식당 주인이 50여년 전 가난한 화가로부터 샌드위치값 대신 받은 다른 무명화가의 그림이 최근 경매에서 3억4000만원에 팔려 화제다. 당시 샌드위치 가격은 2500원 정도 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현지시간) 아이린 데마스(69)와 남편 토니 데마스(90)가 최근 경매에 출품한 캐나다 화가 모드 루이스(1903~1970)의 그림 '검정 트럭'(The Black Truck)이 추정가의 10배가 넘는 27만2548달러(약 3억4000만원)에 낙찰됐다고 보도했다.

부부는 지난 1970년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12년간 지중해식 식당 '더 빌라'를 운영한 바 있다.

WP에 따르면 부부는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 단골이었던 무명화가 존 키니어 부부에게 종종 음식값을 그림으로 받았다. 존 키니어는 거의 매일 오후 데마스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을 찾아 원형 창문 옆 테이블에 앉았고 항상 빵에 버터를 듬뿍 바르고 숙성 체더치즈를 넣어 구운 1.95달러짜리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존 키니어는 주로 자신이 그린 그림을 들고 왔는데 어느날은 당시 다른 무명화가인 모드 루이스의 그림 몇점을 가지고 와 샌드위치 가격 대신 마음에 드는 작품을 고르라고 했다.'

이에 데마스 부부는 '검정 트럭'이 그려진 그림을 골랐다. 하지만 이들은 이 작품이 50년 후 수억원이 될 줄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10대 시절부터 심각한 관절염을 앓고 있던 모드 루이스는 캐나다 동부의 가난한 화가로 존 키니어는 그의 사연을 신문으로 접하고 붓과 물감 등의 재료를 보내는 호의를 보였다.

이에 루이스는 거리에서 10달러에 팔던 자신의 그림을 보답으로 줬다. 데마스 부부가 소유하게 된 '검정트럭'도 이중 하나인 것이다.

훗날 루이스는 20세기 캐나다의 대표적인 민속 화가가 됐다.

아이린 데마스는 "우리는 식당에 걸 그림이, 그들은 매일 먹을 것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1970년대만 해도 그렇게 물물교환하는 것이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고 했다.

추억이 담긴 이 그림은 부부가 50년간 소중히 간직해오다 두 자녀에게 넘겨줬다. 자녀들은 그림을 팔아 부부가 노년을 즐기는 데 보태기를 원해 결국 경매에 내놓았고 생각지도 못한 금액에 낙찰됐다.

그림과 함께 출품된 루이스의 편지는 5만4500달러(약 6800만원) 넘는 금액에 낙찰됐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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