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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준우승→6위'...날개 없었던 맨유의 추락 [PL 결산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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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인턴기자) 지난 시즌 리그 준우승팀이 추락할 것이라고 어느 누가 예상했을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추락에는 날개가 없었다.

지난 시즌 리그 2위를 차지하며 많은 기대를 모았던 맨유는 이번 시즌 수많은 사건 사고에 연루되며 6위로 시즌을 마쳤다. 시즌 시작 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제이든 산초, 레알 마드리드에서 라파엘 바란, 유벤투스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데려오며 더욱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그런 평가가 무색하게 형편없는 경기들이 이어졌다.

첫 경기는 좋았다.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에서 5-1로 크게 이겨 산뜻하게 출발했다. 4라운드까지 3승 1무로 순항을 이어갔다. 그러나 5라운드부터 9라운드까지 5경기에서 1무 4패로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리버풀전 0-5 완패는 맨유 선수들 사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

10라운드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하며 분위기를 바꾸나 싶었지만 이후 맨체스터 시티, 왓포드에게 연패를 당하며 고꾸라졌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왓포드전 패배(1-4) 후 경질됐다. 이후 랄프 랑닉 감독이 부임하면서 5경기 무패로 전반기를 마쳤지만 불안한 경기력은 여전했다.

특히 3선의 얇은 선수층이 발목을 잡았다. 4-2-3-1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했기에 중앙 미드필더로 나설 선수가 최소 4명은 있어야 했다. 프레드가 고군분투했지만 포그바는 부상으로 11월부터 전력에서 이탈했고, 스콧 맥토미니의 공수 기여도는 수준 이하였으며 네마냐 마티치 또한 기동력 저하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 3선은 전반기 내내 맨유를 괴롭혔다.

3선이 부진하자 2선 핵심 브루노 페르난데스까지 부진에 빠졌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했지만 공을 받기 위해 3선까지 내려와야 했다. 넓은 범위를 커버하려다보니 정작 공격 지역까지 올라오면 지친 상태로 날카로운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많은 기대를 받았던 산초의 기대 이하의 활약, 호날두에 의존하는 공격 방식 또한 전반기 맨유의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 그 호날두 역시 많은 나이로 인해 다소 기복있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팀 공격의 미래를 책임질 것으로 평가받던 메이슨 그린우드가 여자친구 성폭행 및 살해 협박 혐의 등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축구계에서 사실상 퇴출되면서 맨유의 오른쪽 공격수 자리를 누가 맡을 것인지도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물론 전반기 마지막 5경기에서 무패를 기록했기에 후반기를 기대하는 의견도 있었으나 후반기는 더욱 심각했다.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아스널에 모두 크게 패하면서 상위권 팀들과 경쟁할 수 없다는 사실만 증명했다. 선수들 얼굴에서 승리에 대한 열정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축구 외적인 부분에서도 잡음이 나왔다. 제시 린가드가 라커룸 상태를 폭로했고, 호날두는 에버튼 어린 팬을 폭행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시즌 중에는 잉글랜드파, 포르투갈파로 갈라졌다는 루머도 있었다. 랑닉 감독은 시즌 도중 오스트리아 국가대표 감독 부임을 공식 발표하면서 선수들의 지지를 잃고 말았다. 또한 에릭 바이는 시즌 내내 부진했던 해리 매과이어가 계속 출전하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시즌 막바지에 발생한 유소년 팀 선수와 고참 선수의 주먹다짐은 맨유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었다.

완전히 망가진 모습을 본 맨유 전설 로이 킨은 "영광의 시대는 이미 지났다. 부끄럽다. 선수들은 완전히 포기했다"라며 "어떤 경기에서든 선수들이 먼저 포기하는 것은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정말 이해할 수 없다"라며 비판했다.

또다른 전설 게리 네빌 또한 "내 42년 인생 동안 본 맨유 중 최악이다. 지난 시즌까지만해도 굉장히 유망해 보였던 시즌이었다. 하지만 완전히 몰락하고 말았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맨유는 다음 시즌부터 에릭 텐 하그 감독 체제로 대대적인 개편에 들어갈 예정이다. 폴 포그바 등 최소 6명의 선수가 방출 명단에 올랐고, 3선 강화를 위해 프렝키 데 용, 데클란 라이스 등 4명의 선수들이 영입 후보에 올랐다. 아약스에서 성공을 거둔 텐 하그 감독의 맨유 재건 과정은 다음 시즌 최대 관전 포인트로 여겨지고 있다.

사진=PA Wire/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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