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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심장' 속 민주당 여성 후보…"국민의 눈높이에 시선 맞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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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험지 중 험지, 기울어진 운동장. 더불어민주당에는 대구·경북 지역이 딱 그렇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선거판에, 이번 6.1 지방선거는 새 정부 출범 불과 한 달도 안 돼 치러지는 선거라는 더 큰 악조건이 붙었다. 여기까지만 해도 충분히 고전이 예상되는데, 심지어 보수적인 경북 지역에 남성이 아닌 여성 후보로 출마했다면?

임미애 민주당 경북도지사 후보는 이런 겹겹의 난관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기 선거를 치르고 있다. 선거 상황이 어려울수록 중앙당의 도움이 절실하지만, 중앙당은 임 후보를 전략공천한 후 그것으로 자신의 임무를 끝마쳤다는 듯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배우자인 김현권 전 의원(20대 국회, 더불어민주당)과, "나와 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도민이 그에게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다.

임 후보는 지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문재인 대표 체제 하에서 혁신위원회 위원 겸 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1987년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86세대'이면서도 혁신위 활동 당시 "86세대는 아직도 1987년의 지나간 잔칫상 앞에 서성이고 있는 듯하다"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2022년 판 '혁신 논쟁'이 몰아치고 있는 지금의 민주당을 향해 또다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잘못이 있다면 사과해야 한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시선을 맞추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먼저 자신의 살을 도려내는 정치개혁에 진정성을 보이고 선거제도부터 고쳤다면 검찰개혁, 언론개혁이 지금처럼 외면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임 후보는 대학 졸업 후 남편인 김 전 의원을 따라 경북 의성에 정착했다. 이곳에서 농사 짓고 소 키운 지 30년, 그간 임 후보는 두 차례의 군의원, 도의원을 두루 거치며 명실상부한 경북 지역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민주당 정치인 중에 저처럼 경북 문제를 가장 잘 아는 정치인은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한다. 당이 경북도지사 후보로 그를 선택한 것은 여의도 정치인의 시선으로 보면 '깜짝 공천'이지만, 알고 보면 '그럴 만한' 공천이었던 것이다.

임 후보는 "이철우 국민의힘 후보는 정치하러 경북에 왔지만, 나는 경북에서 30년 간 농사 짓고 소 키우고 자식 키웠다"며 경북 지역에 대한 애착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김부겸 전 총리, 홍의락 전 의원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지금,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차기 민주당 정치인은 자신이 될 것이라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다음은 지난 27일 임 후보와 서면으로 진행한 인터뷰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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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임미애 경북도지사 후보. ⓒ임미애 선거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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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선거제도부터 고쳤으면 검찰‧언론개혁 외면 안 당했을 것"

프레시안 : 귀농 후 줄곧 경북에서 민주당 정치인으로서 활동해왔는데,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는가?

임미애 : 중앙당이 지역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프레시안 : 중앙당, 중앙 정치에 바라는 점이 무엇인가.

임미애 : 국회에서 민주당 '국민통합, 정치교체 추진위원회'가 발족했다. (그런데도) 경북도의원 선거 55곳 중에 17곳(31%)이 무투표 선거구다. 예견된 일이고 과거에도 있었던 일인데 방치했다. 책임은 고스란히 정치가 져야 한다. 입법권을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이 반성할 일이다.

프레시안 : 최근 당 지지율 하락의 근본 요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임미애 : 유권자들은 정치가 온전히 국민을 바라보길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만일 21대 국회에서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먼저 자신의 살을 도려내는 정치개혁에 진정성을 보이고 선거제도부터 고쳤다면 검찰개혁, 언론개혁이 지금처럼 외면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국민의 눈높이에 시선을 맞추어야 한다.

프레시안 : 과거 혁신위 활동을 하신 경험을 토대로, 박지현 비대위원장이 당 쇄신안 발표를 예고했는데 쇄신안에 어떤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보나.

임미애 : 잘못이 있다면 사과해야 한다. 80년대 민주당에는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었다. 김대중 당시 민주당 총재는 당사에 찾아와 농성하는 이들과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당이 역할을 할 방안을 찾았다. 그러나 지금은 국회의원 중심으로 당이 돌아가고 있다. 일상적인 당 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당을 운영해야 한다.

프레시안 : 정치에서의 혁신, 개혁, 쇄신은 어떤 것이라 생각하는가. 또 십수 년 간 민주당 개혁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임미애 : 민주당은 개혁에 때론 실패했고, 때론 성공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믿기 때문에 당이 쇄신에 성공하리라 믿는다.

"이철우는 정치하러 왔지만 나는 경북서 30년간 농사 짓고 소 키워"

프레시안 : 경북도지사 후보로 전략 공천된 배경이 무엇이라고 자평하는가. 공천 당시 당 지도부로부터 어떤 주문이 있었는지도 궁금하다.

임미애 : 아마 민주당 정치인 중에 저처럼 경북 문제를 가장 잘 아는 정치인은 없을 것이다. 이철우 후보의 지난 4년 도정이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것이 뭔지, 가장 잘 아는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프레시안 : 중앙당으로부터 현재 선거 지원을 많이 받고 있는지.

임미애 : 출마 결정이 늦어지면서 중앙당 지원도 조금 늦었다. 중앙당 당직자 중에서도 경북에서 민주당의 성장을 바라는 이들이 최선을 다해 지원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 : 도지사 선거 준비는 다른 광역의원 선거 때와는 확연히 다를 텐데,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가.

임미애 : 도정 고민은 늘 하고 있었다. 이철우 후보가 4년 전 도지사로 취임했다면 저는 4년 전 도의원 임기를 시작했다. 경상북도가 처한 현재가 어떤지, 무엇이 부족한지, 미래를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늘 고민하고 있었다.

프레시안 : 상대 후보인 이철우 현 도지사의 도정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임미애 : 두 가지 사례만 들어도 그간 4년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알 수가 있다. 통합 신공항 이전 문제와 대구·경북 행정통합 문제다. 이 두 사례를 비춰서 보면 갈등을 조정하는 능력은 '빵점'이고, 협상 능력은 정말 '제로'에 가깝다고 할 만큼 무능한 모습을 보였다.

또 대구·경북 행정통합 문제를 둘러싸고 허송세월하는 동안에 부울경에서는 '부울경 특별자치연합'을 구상하고 있다. 행정통합 문제로 허비하는 동안에 미래 이슈를 뺏기기도 하고, 이런 걸로 봐서 저는 안목의 부재라고 평가할 수 있다. 선거 결과는 투표 전까지 알 수 없지만, 도민들이 이철우 도정 4년에 대한 평가를 해주시리라 믿는다.

프레시안 : 지금까지 치른 세 번의 선거(군의원·도의원) 모두 승리했다. 승리 요인을 무엇이라고 보는지.

임미애 : 의성군이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 아니었다. 민주당을 잘 몰라도 임미애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잘 알아주신 것 같다. 이웃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생활 정치 덕분이었다. 늘 의성군민들께 감사한 마음이다.

프레시안 : 상대 후보에 비해 강점이 있다면?

임미애 : 이철우 후보가 정치하러 경북에 왔다면 저는 경북에서 30년 동안 농사 짓고, 소 키우고, 아이들 키우며 살았다. 도민들이 불편한 게 무엇인지, 도민 삶의 질을 높이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몸으로 겪으면서 알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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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애 선거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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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부, 정당 번갈아 당선되는 지역에 더 투자한다"

프레시안 : 야당 후보이기 때문에 당선이 되어도 중앙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는데, 이러한 문제는 어떻게 풀어갈 계획인가.

임미애 :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경북에 지원이 획기적으로 늘어났나. 아니다. 압도적으로 지지를 해주는 지역일수록 다른 지역에 양보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철우 후보가 문재인 정부 시절 야당 도지사임에도 예산 10조 원 시대를 열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맞다. 민주당 소속 경북도지사가 최초로 당선된다면 중앙정부는 경북에 더 신경 쓸 것이다. 부산, 울산, 경남, 충청 지역을 보시라. 중앙정부는 지방정부 수장의 소속 정당이 번갈아 당선되는 지역에 더 신경을 쏟고 투자를 해왔다. 경북도 마찬가지다.

프레시안 : 유세 현장 분위기가 궁금하다. 유권자들의 반응이 어떠한가.

임미애 : "나와 줘서 고맙다"고들 하신다. 오만하고 무능한 지역 정치지도자의 실정을 혼내고 싶었다고 하신다. 이제 임미애가 나왔으니 임미애한테 투표해 정신 번쩍 들도록 강력한 경고를 주겠다고 반가워한다. 선거 사무실로 편지를 보내오신 분, 후원금을 보내면서 고맙다는 분들을 많이 만난다.

민주당 후보가 출마도 못 했고, 지지율도 낮은 군위군에 가서 지지한다는 분들을 만나서 너무 감사했다. 군수 선거가 국민의힘 후보 대 무소속으로 치러지는데, 그 갈등의 원인을 제공한 게 이철우 후보였다. 군위에서 민주당 임미애를 찍겠다는 분들을 만나는 경험이 놀라웠다.

프레시안 : 경북도지사 후보 가운데 최초의 여성이다. 여성 도지사, 여성 정치인에 대한 경북 지역의 정서도 궁금하다.

임미애 : 반기는 분들이 많다. 민주당뿐만 아니라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여성 후보들이 고맙다고 했다. 경북 여성이 정치에 참여하기 주저하는 분위기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그 분위기를 바꿀 수 있게 된 것이다.

프레시안 : 이번 선거에서 목표한 득표율이 있는가? 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이루고 싶은 특별한 목표가 있는지.

임미애 : 도민 소득 전국 꼴찌, 끝없는 경북의 추락, 누구의 책임일까. 기업과 청년은 수도권으로 떠나고, 빈집은 늘어만 간다. 광역자치단체 중 소멸 고위험군으로 경북에만 8곳이 있다. 지방소멸은 암울한 미래상이 아니라 지금 닥친 경북의 현실이다. 추락과 쇠퇴의 27년 동안 경북도정은 한 정당이 독점해왔다. 정치독점에 대한 심판이다. 도민 삶의 질을 높이고, 산업 전환에 대비하는 비전 제시가 목표다.

프레시안 : 정부가 탈원전 백지화를 선언하면서 사실상 신한울 1호기가 재가동 수순에 들어갔다. 이에 대한 대처 방안이 있을지.

임미애 : 한수원이 신한울 1호기 원자로를 가동하고 발전과 상업 운전 일정까지 예고했다. 그런데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요구한 성능과 안전성에 대한 최종 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았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도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판단해야 한다. 경북도지사에 당선된다면 도민 안전을 위한 정보 공개가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다.

프레시안 : 그 외 상대 후보와 가장 차별화된 공약을 소개해달라.

임미애 : 할랄푸드 인증기관 유치, 농어촌 기본소득, 북부권에 경북의료원 설립이 있다. 농업은 철강이나 자동차, 반도체, 조선을 다 합친 것보다 크다. 이런 중요성에 비해 우리는 농업을 내버려 두고 있다. 경북에 '할랄 푸드 인증기관'을 유치해 세계 할랄 푸드 시장을 선점, 경북 농산물 수출 기반을 다지겠다.

특히 할랄 문화권에는 K-뷰티가 각광받고 있다. 경산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 뷰티 산업을 더욱 육성해 식품 산업과 함께 세계 시장을 개척하겠다. 도민들의 삶에 집중하지 않으면 지방 소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경북은 치료 가능 사망률도 굉장히 높다. 경북 의료원을 설립해 공공의료 체계를 구축, 치료 가능 사망률을 낮추는 데 관심이 있다. 난임 부부 지원 사업도 확대하겠다. 경북 출생아 수의 10%가 난임 부부 지원 사업을 통해 태어난 아이들이다. 이는 단순히 인구 증가 문제가 아닌 한 가정의 삶의 만족도와 직결된다.

프레시안 : 당선된다면 어떤 도지사로 기억되고 싶은가.

임미애 : 도지사는 23개 시군에 명령하는 사람이 아니다. 갈등을 키우고 명령하는 도지사에서 소통하는 도지사로 기억되고 싶다. 도내 산불이 날 때 만찬을 하고 있다가 비판을 받아도, 행정통합을 3년 동안 밀어붙이다가 실패했는데도 사과 한 마디 안 하는 도지사가 아니라, 잘못하면 사과드리고 이야기를 듣는 도지사가 되고 싶다.

프레시안 : 만약 낙선한다면 다음 계획은 무엇인가.

임미애 : 낙선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도민들을 믿는다.

프레시안 : 마지막으로, '정치인 임미애'의 목표는 무엇인가? 임 후보의 궁극적 지향점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임미애 : 정치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갈등이 있다면 중재하는 게 그 목표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성이 중요하다. 더불어민주당이 경북에서 더 단단히 뿌리를 내려야 경북 발전에 도움이 된다. 김부겸 전 총리, 홍의락 전 의원도 정치에서 물러났다.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정치인도 세대교체가 이뤄지기 시작한 것이다. 민주당 정치인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싶다.

[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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