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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도 몰라”…무관심에 갇힌 교육감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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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 주기로 ‘묻지마 선거’ 비판 돌아와

“러닝메이트 제도 도입 시 흥행” 의견도

경향신문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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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선거에 대한 저조한 관심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중앙선관위가 2018년 지방선거 이후 발표한 유권자 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교육감선거에 ‘관심 있다’는 응답(43.6%)은 절반에도 못 미쳤다. 광역단체장(72.9%)이나 기초단체장(66.9%)뿐만 아니라 지방의원(46.9%) 선거보다도 관심도가 떨어진다. 6·1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이번 교육감선거도 마찬가지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교육감 후보를 ‘잘 모르겠다’와 ‘지지 후보 없음’을 합친 ‘부동층’의 비율이 1위 후보 지지율보다 높은 지역이 상당수다. 이 때문에 ‘묻지마 선거’라는 비판이 4년 주기로 돌아온다.

‘교육 소통령’으로 불릴 만큼 교육감의 예산과 권한은 막강하다. 전국 17개 시도교육감이 관장하는 지방교육재정이 무려 약 82조원(2020회계연도)에 이른다. 올해 예산을 보면 경기도교육청(19조3940억원)은 경기도(33조6035억원)의 약 58%이고, 서울시교육청(10조5886억원)은 서울시(44조2200억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교육감은 지역 교육자치의 수장으로 교육공무원·교사 및 학교장 인사, 조례 제출, 학생 선발과 배정 방법 등을 책임진다. 학부모와 학생의 피부에 직접 와닿는 정책 결정을 도맡는 자리다.

유권자들의 무관심은 교육감의 이 같은 지위를 무색하게 한다. 이런 중책의 적임자를 과연 유권자들은 제대로 알고 가려내고 있을까. 특이하게도 한국은 교육감을 교육현장의 주체(교사·학부모·학생) 중심이 아니라 주민이 직접 뽑는 구조다. 우리만의 교육감 직선제 모델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서 있는 셈이다. 이번 지방선거 공보물에서 교육감 후보의 이력과 공약을 꼭 들춰봐야 하는 이유다.

■선거 관심 저조한 이유는

다른 선거와 달리 교육감선거는 출마 조건이 까다롭다. 정치적 중립성을 위해 후보자는 후보자 등록 신청 개시일 1년 전부터 당적을 가지면 안 되고, 교육 유관 경력 3년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즉 교육감은 ‘정치의 꽃’ 그 자체인 선거를 치름에도 ‘정치인’으로선 탈색된 존재나 마찬가지다. 편의상 진보·보수 교육감으로 나뉘지만, 정당이 교육감 후보자를 공천할 수 없기에 각 진영 유권자의 열기가 생각보다 뜨겁지 않다. 홍섭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연구위원은 “유관 단체나 정당이 공개적으로 관여할 수 없는 구조 때문에 대대적인 홍보나 지원이 어렵다. (유권자에게) 제한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교육감선거는 일명 ‘재선 불패의 법칙’이 있다. 현직 교육감이 연이어 출마할 경우 유리하다는 뜻이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묻지마 선거’로 치러지다 보니 (유권자가) 몰라서 못 찍는 사례가 많다”라며 “또한 정당 공천이 아니어서 다수 후보가 나온다. 선거비 보존을 받으려면 15% 이상 득표해야 하다 보니 정책 경쟁보다는 진보·보수 단일화 프레임에 빠진다”고 말했다.

교육감선거를 지방선거와 같이 치르는 게 맞느냐는 고민도 뒤따른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교육감 후보를 포함해 투표용지를 7장 받는다. 교육감선거는 2007년 1월 1일 이후 직선제로 전환됐다. 2010년 6월의 제5회 지방선거부터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르기 시작했다. 덕분에 교육감선거를 단독으로 치를 때보다 투표율이 상승하는 효과(제5회 지방선거 투표율 54.5%)는 있었다. 문제는 지방선거의 한계나 부작용까지 고스란히 이어받게 됐다는 점이다. 이 사무총장은 “이번 지방선거는 ‘정권안정론 대 정부견제론’ 프레임이 짜여졌고, 대통령 취임식, 바이든 미 대통령 방한 등 정치적 이벤트가 많아 중앙정치에 완전히 매몰되다 보니 교육감선거는 묻히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교육감선거를 치러본 교육전문가 A씨 또한 “지방선거에 너무 많은 후보가 나와 있고 거기에 교육감이 하나 낀 모양새”라며 “교육 이슈는 정치 이슈와는 달라 주요 의제를 유권자의 힘을 얻어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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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5월 17일 서울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선거공보 및 벽보 정리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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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과 직선제 의의 되살리려면

교육감선거 흥행을 위한 방안으로 그간 러닝메이트 제도를 논의해왔다. 러닝메이트 제도는 교육감 후보자와 시장·도지사 후보자가 한 조로 입후보해 선거를 치르는 방식이다. 서울을 예로 들면 서울시장과 서울교육감이 한 조로 출마한다. 당선될 경우 양측 간 협력적인 관계가 구축돼, 과거 서울시장과 서울교육감이 무상급식을 둘러싸고 맞붙었던 사태 등은 방지할 수 있다. 홍섭근 연구위원은 “지자체와 교육청이 협력해야 하는 예산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양쪽의 성향이 다르면 으르렁거리기만 할 수 있다. 러닝메이트가 된다면 선거도 흥행하고 정책도 탄력을 받는다”고 짚었다. 홍 연구위원은 이어 “(러닝메이트 제도 하에선 교육감도) 정당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당론과 방침에 따라 정책을 더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다”고 했다. 후보 입장에서는 정당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수십억원에 달하는 선거비용 경감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교육감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우려는 넘어야 할 산이다. 러닝메이트라고 하지만 더 많은 예산을 쥔 지자체장이 교육감보다 우위에 서게 마련이어서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어떻게 담보할지 여부도 쟁점이다. A씨는 “정당의 색이 더해지면 교육감선거가 완전히 정치선거가 돼버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예산도 많고 지명도도 높은 지자체장 쪽에서 교육감을 아우처럼 여길 수도 있다. 러닝메이트 제도가 교육감선거의 기존 한계를 단기적으로 극복할 수 있을진 몰라도 근본적으로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직선제, 포기할 수 없다

그간 교육감 직선제 회의론까지 누차 나왔지만, 이미 건너온 길을 되돌아가기는 쉽지 않다. 홍섭근 연구위원은 “6·1 지방선거까지 포함하면 전국적으로 교육감선거를 네 번째 치른다. 교육감선거제도 개선과 더불어 학령인구 감소, 교육행정 비대화 같은 현재 상황을 총체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A씨 또한 “‘똑똑하고 좋은 공무원보다 안 똑똑하고 나쁜 선출직이 그래도 낫다’는 말이 있다. 유권자 마음을 읽고 표로 심판받음으로써 교육감이 학부모·학생과 더 가까워진 건 직선제의 성과”라고 했다.

선거공학적인 측면을 보자면, 이번 교육감선거에선 ‘진보 대 보수’ 구도가 어느 정도로 요동칠지가 관건이다. 2018년 선거에서는 대통령 탄핵 물결을 타고 ‘진보 교육감 14명 대 보수 교육감 3명’이란 압도적 결과를 낳았다. 이번 선거에는 20대 대선의 결과, 코로나19로 인한 학습 공백과 교육 격차 등이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4년, 교육의 최우선 화두는 무엇이 될 것인가. 6월 1일 유권자들의 결정에 달렸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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