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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신율의 정치난타] 지방선거와 이재명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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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대 정외과 교수

대선 패배 두달만에 정계 복귀한 李

계양을서 이겨도 전체선거에서 지면

정치력 ·득표력 회의론 커질 가능성

5년 뒤 대권 구도까지 변화 불가피

서울경제


이번 지방선거는 지방 정치에만 영향을 주는 선거가 아니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총선과 대선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뜻이다.

먼저 지방선거와 총선의 관계를 살펴보면 이렇다. 지방선거에서 특정 정당이 압승할 경우 해당 정당은 총선에서 유리한 입지를 가질 수 있다. 기초의회 의원들과 광역 의회 의원들은 ‘바닥 민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존재들이어서 기초와 광역 의회 출마자들을 다수 당선시키는 것은 총선을 위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반 유권자들은 기초의원 후보자나 광역 의원 후보자들에게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기초의회 출마자들이나 광역 의회 출마자들에 대한 관심이 적으니 광역 단체장 후보를 찍고 그 후보와 같은 정당의 기초·광역 의회 출마 후보들을 ‘줄 투표’하는 현상이 그래서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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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기초 의회와 광역 의회 선거에서 많은 당선자를 내기 위해서 모든 정당들은 광역 단체장 선거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결국 지방선거는 총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당의 지역 조직의 확장 정도를 결정하는 선거이고 이런 이유에서 각 정당은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가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렇다. 이번 지방선거 출마자 중에는 각 정당의 대선 후보가 될 확률이 높은 인물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일단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한 더불어민주당의 송영길 전 대표나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김동연 후보가 서울시장 혹은 경기도 지사에 당선된다면 이들은 분명 민주당의 유력 대권 주자 반열에 오를 것이다. 반대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당선된다면 그 역시 유력 대선 후보로 취급받을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이뿐만 아니라 이번 대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이재명 고문이나 중도 하차했던 안철수 전 인수위원장의 정치적 운명 역시 이번 선거 결과에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이 고문의 경우 민주당의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이번 선거 결과와 이 고문의 정치적 미래의 함수 관계를 따져보면 크게 네 가지 ‘경우의 수’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로 들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이 고문이 인천 계양을 보궐 선거에서 압승하고 인천은 물론 지방선거 전체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는 경우다. 이럴 경우 이 고문은 매우 안정적으로 8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 경우의 수는 이 고문이 인천 계양을에서는 압승하지만 인천을 비롯한 지방선거 전체에서는 패하는 경우다. 이 경우 이 고문의 정치적 입지는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선거 패배 책임론이 제기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이 고문의 차기 대권 도전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확률은 매우 높아진다. 세 번째 경우의 수는 이 고문이 인천 계양을에서 간신히 당선되거나 패하고 지방선거 전체에서는 민주당이 승리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이 고문의 정치적 입지는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전체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는 측면에서는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지만 이 고문의 정치력과 득표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 고문 개인의 정치력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상황이 된다면 당권 도전, 그리고 대권 재수는 쉽지 않을 것이다. 네 번째 시나리오는 이 고문이 지역구 선거에서 간신히 승리하거나 패하고 지방선거 전체에서도 민주당이 패하는 경우다. 이 경우 이 고문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것은 물론이고 대선 이후 지나치게 짧았던 정계 복귀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며 이 고문의 정치력과 득표력에 회의론이 대세를 이룰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8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고 이를 기반으로 대권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이 고문의 계획은 요원해질 것이다. 이런 경우의 수들을 종합해보면 이 고문이 어려운 환경에 처할 확률이 그렇지 않을 확률보다 높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한마디로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차기 대권 구도의 변화가 불가피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방선거 이후의 이 고문의 행보를 더욱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론독자부 opinion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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