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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사전투표 열풍에 투표율 60% 갈수도… 여야 “유불리 판단 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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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D-4, 사전투표 첫날 10.18%

대선 직후 선거, 유권자들 관심 커

지방선거 최고치… 4년전엔 8.77%

여야 모두 “투표 나서달라” 총력전

동아일보

사전투표소 앞 긴 줄 27일 6·1지방선거 사전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들이 서울 중구 소공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 앞에 길게 줄을 서 있다. 사전투표 첫날인 이날 투표율은 10.18%를 기록했다. 2013년 사전투표가 도입된 이래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 투표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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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지방선거 사전투표 첫째 날인 27일 투표율이 10.18%로 집계됐다. 2013년 사전투표가 도입된 이후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 두 자릿수 투표율은 처음이다. 3·9대선 당시 17.57%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4년 전 지방선거(8.77%)보다도 1.41%포인트 높은 수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부터 시작된 사전투표는 이날 내내 2018년 지방선거 첫날 사전투표율을 넘어섰다. 전체 유권자 4430만3449명 가운데 450만8869명이 이날 투표를 마쳤다. 이 추세대로라면 역대 지방선거 중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2018년 20.14%뿐만 아니라 2020년 21대 총선 사전투표율(26.69%)에 근접할 가능성도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통상 지방선거는 대선, 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대선 직후 치러지다 보니 유권자들의 높은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17.26%로 가장 높았고 이어 강원, 전북의 순이었다. 여야 모두 이번 선거의 승부처로 꼽고 있는 수도권에선 서울이 10.09%, 인천 9.64%, 경기 9.0%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국 7곳에서 열리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은 10.62%로 집계됐다. 인천 계양을은 11.98%, 경기 성남 분당갑은 10.16%로 나타났다.

높은 사전투표율은 여야의 대대적인 투표 독려가 영향을 미쳤다.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과 당 지도부는 이날 대부분 사전투표를 마쳤고, 윤석열 대통령 내외도 이날 낮 12시경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 용산구의회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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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27일 서울 용산구 용산구의회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마스크를 내리고 본인 확인 절차를 밟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김건희 여사와 함께 대통령실 인근 투표소를 찾아 취임 후 처음으로 투표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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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사전투표로 정권교체를 완성하겠다”며 당 지도부 및 소속 국회의원 전원이 사전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박대출 중앙선대위 메시지본부장은 “투표해야 이긴다”며 “윤석열 정부가 원 없이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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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오른쪽)이 27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주민자치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마스크를 내리고 본인 확인 절차를 밟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김정숙 여사와 함께 퇴임 후 처음으로 투표에 참여했다. 양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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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높은 사전투표율로 0.73%포인트 차의 박빙 승부가 펼쳐졌던 점을 언급하며 지지층을 상대로 투표 독려 총력전에 나섰다. 오기형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검찰 공화국의 시대로 질주할 것이냐, 민주주의의 균형을 지킬 것이냐가 이번 선거로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사전투표 열풍에 투표율 60% 갈수도… 여야 “유불리 판단 일러”

사전투표 첫날 전남 17.26% 최고
강원-전북順… 서울 10% 경기 9%
여야 “투표하는 쪽 이긴다” 총력전


“이대로라면 전체 투표율이 60% 수준까지 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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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7일 투표율이 10.18%로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정치권에선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이 4년 전 지방선거 투표율(60.2%)에 육박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당초 여야는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이 50%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한목소리로 사전투표를 독려하며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28일까지 이틀간 실시되는 사전투표율이 20%대에 근접할 것으로 보이면서 전체 투표율도 60%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지방선거는 2013년 재·보궐선거 때 사전투표가 도입된 이후 전국 단위 선거 기준으론 사전투표가 진행된 7번째 선거다. 높은 사전투표율은 본투표 당일에 투표하는 데 익숙했던 유권자들이 금, 토요일을 이용한 사전투표에 익숙해지면서 유권자가 분산되는 효과가 정착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해진 투표소에서만 투표가 가능한 본투표와 달리 사전투표는 신분증만 있으면 전국 모든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3·9대선 투표율은 77.1%로 5년 전 대선 투표율 77.2%보다 소폭 낮았지만 반대로 사전투표율은 26.1%에서 36.9%로 올랐다”며 “이번 지방선거 역시 이와 유사한 추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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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지방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이 27일 사전투표에 나서면서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도 독려했다. 왼쪽 사진부터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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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모두 사전투표를 강조한 것도 예상보다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사전투표 전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선거는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쪽이 아니라 투표하는 쪽이 이긴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도 이날 사전투표를 마친 뒤 “투표를 포기하려는 이웃이 투표장에 가게 하는 일에 (힘을) 쏟아달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이 위원장의 출마로 여야가 총력전을 펼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경우 11.98%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다.

다만 높은 사전투표율이 어느 쪽에 유리할지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지층이 후보 1명에게 결집하는 대선과 달리 전국에서 4132명의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선출하는 선거는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경기의 사전투표율은 9.0%에 머물렀다. 또 전통적으로 여야 텃밭으로 꼽히는 대구(7.02%), 광주(8.6%)의 사전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여야 모두 “유불리를 따지기엔 이르다”는 반응이 나왔다.

28일까지 진행되는 사전투표는 일반 유권자는 오후 6시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28일 오후 6시 30분부터 8시까지 전국 3551곳의 사전투표소 어디서든 투표할 수 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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