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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美 기업 자사주 매입 사상 최대…증시 구원자 될 것"[오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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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가 있었거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소개합니다.

머니투데이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미국 증시의 구원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월가를 대표하는 낙관론자 중의 한 명인 JP모간의 글로벌 마켓 전략가인 마르코 콜라노빅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증시가 최소한 당분간이라도 바닥은 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우존스지수는 26일까지 5거래일 연속 올랐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2일째 반등세를 이어갔다.

콜라노빅은 제로(0) 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증시 내 모든 업종이 함께 오르는 시대도 끝났다고 지적했다.

지금은 이전에 시장에서 가장 무시됐던 에너지주 같은 가치주가 성장주보다 수익률이 좋은 시대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유망 주식을 선별해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지수가 어느 정도 수준까지 내려갔을 때 매수를 시작해야 하는지 묻는 것은 "틀린 질문"이라고 밝혔다. 투자자가 지금 해야 할 질문은 "어떤 업종에 투자해야 할까"라는 것이다.

그는 "현재 에너지와 소형주, 경기 순환에 민감한 고 베타주, 이머징마켓 등 시장의 일부 영역은 커다란 기회를 맞았다"며 "이런 주식들은 역사적으로 밸류에이션이 할인돼 있는 반면 일부 업종은 여전히 비싸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콜라노빅은 그러나 많은 투자자들이 시장의 바닥을 알고 싶어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광범위한 증시 반등의 계기는 "기업의 개입(put)", 즉 자사주 매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이 금리를 인하하고 유동성을 확대하는 등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드는 것을 '연준의 개입'이라고 하는데 이번에는 '기업의 투입'이 증시의 구원자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올해 들어 기업이 증시에서 자금을 흡수하는 기업공개(IPO)는 급감한 반면 S&P500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증시에 투입한 자금은 4290억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 같은 자사주 매입 속도는 2019년과 2021년보다 강력하다는 설명이다.

또 기업들은 현금흐름이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이익률이 견조할 때 자사주를 매입한다며 경제 여건이 심각하게 악화되지 않는다면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 1분기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은 전년 동기 대비 45%, 전 분기 대비 3% 늘었다. 업종별로는 기술업종에서 620억달러, 금융업종에서 490억달러, 헬스케어에서 390억달러의 자사주 매입이 이뤄졌다.

에너지업종은 자사주 매입이 95억달러 규모로 다른 업종에 비해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전년 동기 5억달러에 비해서는 대폭 늘어났다.

S&P 다우존스 지수의 수석 인덱스 애널리스트인 하워드 실버블라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지난 12개월간 자사주 매입이 953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가운데 86%가 올 1분기에 이뤄졌다.

실버블라트는 주가가 많이 떨어진 만큼 기업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려고 책정해둔 금액으로 더 받은 양의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게 됐고 이는 유통 주식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을 상당폭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JH 투자자문의 래리 하버티는 지난 25일 CNBC에 출연해 1973~74년 증시 붕괴를 언급하며 "지금이 1974년과 다른 점은 기업들이 자사주를 사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주를 많이 매입하는 기업들은 최근 주가 흐름도 양호했다.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인 기업들로 구성된 ETF(상장지수펀드)인 인베스코 자사주 매입 성취(Invesco BuyBack Achieners) ETF는 이번주 5% 이상 오르며 전체 증시 대비 초과 수익을 냈다..

이와 관련, CNBC는 자사주 매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유통 주식수가 많이 줄어들고 자사주 매입 역량을 보여주는 시가총액 대비 현금 보유 비율인 잉여 현금흐름 수익률이 높은 주식을 선별했다.

여기에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달 지분을 대량 매입한 PC 제조업체인 HP와 전자상거래 업체인 이베이, 마라톤 페트롤리엄 코퍼레이션, 베스트바이, 캐피탈원 파이낸셜 코프, 누코르, 배스 & 바디 웍스 등이 포함됐다.

한편, 약세장 속에 주식을 사는 것이 기업만은 아니다. JP모간의 또 다른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뮤추얼펀드와 연기금, 외국 국부펀드를의 리밸런싱(자산 편입 비중 조정)이 증시에 단기 반등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봤다.

JP모간의 또 다른 팀인 자산배분 전략팀은 채권 수익률이 최근 고점을 치고 떨어진 것이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JP모간의 글로벌 계량분석 및 파생 전략가인 토마스 샐로펙이 이끄는 자산배분 전략팀은 주식 밸류에이션이 무위험 자산(통상 10년물 국채)의 수익률에 영향을 받는 만큼 국채 수익률 안정은 증시 안정을 유발한다고 밝혔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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