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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사우스스프링스의 여왕' 지한솔 "뭔가 인연이 있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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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지한솔이 27일 경기 이천시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E1 채리티 오픈 1라운드 15번홀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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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스하고 뭔가 인연이 있나 봐요. 여기만 오면 마음이 너무 편안해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2승의 지한솔(26)은 경기 이천시의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에만 오면 유독 강해진다. 지난해 우승을 차지한 E1 채리티 오픈과 2017년 생애 첫 승을 거뒀던 ADT캡스챔피언십 모두 이곳에서 열렸다.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에서의 ‘천하무적 지한솔’ 모드는 올해 E1 채리티 오픈 첫날에도 여전했다.

지한솔은 27일 대회 1라운드에 버디 7개,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적어냈다. 2위 서어진(21)에 1타 앞선 지한솔은 대회 2연패와 시즌 첫 우승에 파란불을 켰다. 지난해 이 대회 첫날 무결점 플레이로 8타를 줄인 지한솔은 3라운드 통틀어 보기 2개를 범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지한솔은 “이 코스와 인연이 있는 것 같다. 오늘도 마음이 편했다. 올해 플레이한 것 중 제일 잘했다. 그동안 퍼트 라인이 잘 보이지 않아 애를 먹었는데 오늘 여기서는 퍼트 라인이 잘 안 보여도 걱정이 안 됐다. ‘여기서는 잘 되겠지 하는 생각’이 앞섰다”고 말했다.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지한솔은 10, 12, 14번 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뽑아내더니 17, 18번 홀 연속 버디로 기세를 올렸다. 가장 긴 거리 버디 퍼트 시도가 5m일 만큼 샷이 날카로웠다.

4번 홀(파4)에서 2m 버디를 뽑아낸 지한솔은 5번 홀(파3)에서는 10m가 넘는 버디 퍼트를 집어넣었다. 9번 홀(파4)에서 그린을 놓친 뒤 2m짜리 파 퍼트를 넣지 못한게 게 옥에 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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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한솔이 27일 경기 이천시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E1 채리티 오픈 1라운드 13번 홀에서 홀아웃을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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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7차례 대회에서 3차례 톱10에 이름을 올린 지한솔은 절정의 샷 감각을 퍼트가 받쳐주지 못해 그동안 속을 썩였다고 털어놨다. 퍼트 불안이 심해져 쇼트 퍼트 실수까지 잦아졌다.

“퍼트 라인 파악이 잘 안 돼서 퍼트할 때 확신이 없었다”는 지한솔은 "지난 대회인 두산 매치 플레이 챔피언십 때부터 퍼트 감이 살아났다. 평소 핀을 빼고 퍼트했는데 핀을 꽂은 채 퍼트하니 좀 낫다”고 말했다. 그는 “3차례 톱10도 샷이 잘 된 덕분"이라며 퍼트 때문에 적지 않은 고민을 했음을 숨기지 않았다.

퍼트 부진에서 벗어난 것도 힘이 됐지만, 지한솔의 선두 도약에는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과 궁합이 있었다. 지한솔은 “이곳 그린은 핀을 곧장 겨냥해서는 안 된다. 그린 경사를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면서 “내가 그런 경사를 잘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대회에 앞서 “컷 통과가 목표”라던 지한솔은 “1라운드를 선두로 마쳤으니 우승까지하고 싶다. 이 대회에서 두 번 우승한 선수한테는 별도의 부상이 있다고 한다. 뭔지 비공개라는데 꼭 받아서 내용물을 알아야겠다”고 대회 2연패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

지한솔은 "퍼트가 살아나면서 이번 대회가 전환점이 될 것이라 봤다. 우승은 못하더라도 올 시즌 최고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여기에서 잘하면 다음 대회부터도 잘할 자신이 생길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2017년 ADT캡스 챔피언십서 첫 우승과 지난해 이 대회 정상에 오른 후 모두 눈물을 보였던 지한솔은 “올해는 우승해도 울지 않을 것이다. 덤덤하게 가야죠”라고 말했지만 잠시 뜸을 들인 뒤 “그런데 울지도 몰라요. 사연이 많아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천 =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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