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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크래커] 민정수석 업무까지…법무부 권한 강화 일로 ‘무소불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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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한동훈 신임 법무부 장관이 17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한 뒤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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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인사정보관리단 설치를 발표하면서 법무부 권한 강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어떤 우려가 나오는지 짚어봤습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사정보관리단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쓰던 청와대 인근 감사원 별관을 사용할 예정입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활동이 마무리되는 6월 9일 전후 설치될 것으로 보입니다.

설치가 사실상 확정됐지만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나옵니다. 법무부가 검찰을 통한 수사에 더해 공직자 인사까지 손에 쥐면서 무소불위의 권력 기관이 될 것이라는 비판이 가장 큽니다. 애초부터 검사 출신인 한 장관이 검찰과 한 몸이 돼 일사불란하게 수사권을 휘두를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한 장관이 사실상 인사권을 행사하게 될 거라는 시각입니다.

특히 법무부가 인사검증 과정에서 확보한 정보를 토대로 검찰을 이용해 수사로 이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앙정보부의 재림”이라며 “수사, 정보, 인사까지 틀어쥔 중앙정보법무부가 탄생했다”고 강력 비판했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법무부와 검·경이 한 덩어리가 돼 정보부터 시작해 기소까지 모두 담당하는 초법적 기관이 탄생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며 “법무부가 정보, 수사, 기소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 자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법무부는 “인사 권한은 추천 및 검증결과의 최종 판단에 있는 것”이라며 “검증업무는 권한이라기보다는 책임에 가깝고 법무부는 인사 추천이나 최종 검증이 아닌 1차 검증 실무만 담당하는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 “법무부 내에 분명한 차이니스월을 쳐서 인사검증 정보가 외부에 유출되는 일이 결코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법무부 장관 역시 인사검증 정보에 접근하지 못한다는 설명입니다.

또 하나는 법무부에 인사검증을 맡기는 것이 적법한 지입니다. 야당은 정부조직법상 법무부가 인사검증을 수행할 법적 근거가 없어 위법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부조직법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은 ‘검찰·행형·인권옹호·출입국관리 그 밖에 법무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고 돼 있습니다. 인사검증 기능은 여기서 정한 범위를 넘어선다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인사혁신처의 인사검증권한 중 일부를 법무부에 위탁하는 것이므로 별도 법률 제개정은 필요치 않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이 같은 업무 위탁이 위법한 것이라면 과거 정부에서 행해진 인사검증도 모두 위법이라는 결론이 되므로 무리한 주장”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법무부가 근거로 든 ‘공직후보자 등에 관한 정보의 수집 및 관리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은 ‘인사혁신처장이 인정하는 범위에서 정보 수집·관리 권한을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위탁한다’고 규정합니다.

그러나 야당은 대통령령 개정 추진도 문제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권한쟁의 심판 청구도 검토해볼 생각”이라며 “입법부의 권한을 훼손 또는 박탈, 침해한 사안이기 때문에 충분히 검토할만하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탄희 의원은 “‘괴물 법무부 방지법’을 발의하겠다”며 “법률상 권한이 있는 행정기관만 인사검증 및 정보수집 업무 위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에 착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법무부의 인사정보관리단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특히 야당은 설치가 철회되지 않을 경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해임을 건의하는 방안도 검토해 양측의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정보관리단 설치에 대한 현안질의가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여야 합의가 되지 않아 취소됐습니다.

[이투데이/정수천 기자 (int100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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