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美 ‘10년내 中 추격 따돌려야’ 위기감… 강력한 압박 선전포고 [뉴스 투데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베일 벗은 ‘대중국전략’

군사·경제 안보분야 中 포위망 두텁게

흔들림 없는 글로벌 리더십 회복 시사

상호주의 강조… 강력한 수출규제 예고

블링컨 “시진핑체제서 더 억압·공격적

대만문제 불안정도 중국 탓” 작심 비판

中 “일방적 편가르기… 美 지켜보겠다”

세계일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조지워싱턴대에서 열린 아시아소사이어티 주관 행사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전략에 대해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는 중국이 궤도를 바꿀 것이라는 기대에만 의존할 수 없다.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국제 질서 비전 실현을 위해 중국 주변의 전략 환경을 바꿀 것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전략을 발표하면서 중국이 변화할 수밖에 없도록 강력한 압박에 나서겠다는 사실상의 선전포고를 했다.

블링컨 장관은 약 45분간 진행된 ‘중화인민공화국에 대한 행정부의 접근(The Administration’s Approach to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연설을 통해 ‘앞으로 10년이 결정적 시기’라고 강조하면서 글로벌 패권(覇權)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추격을 좌시하지 않고 미국의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충돌이나 신냉전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고, 반대로 이 둘 모두를 피하려고 마음먹었다. 우리는 주요 강대국으로서 중국의 역할을 봉쇄하거나 중단시키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으나 내용은 대중 견제 성격이 농후했다.

대중국 전략의 핵심 키워드로는 투자(invest), 동맹(align), 경쟁(compete)을 제시했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인프라법안으로 대표되는 국내 인프라 투자, 미래 핵심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 등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꼽았다. 블링컨 장관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분야에서 우리는 세계 1위였지만 지금은 9위다. 반면 중국은 8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고 지적했다.

민주주의 체제를 강화해 국가 가치를 끌어올리겠다고도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중국의 정치 체제를 변화시키려 하지 않는다”며 “우리의 임무는 민주주의가 시급한 도전에 대처하고 기회를 창출하며 인간의 존엄성을 향상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동맹 분야에서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으로 미국의 경제 리더십을 확보하고, 쿼드(Quad: 미국·호주·인도·일본의 안보대화체)를 통해서는 동맹국들의 해양주권 보호와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오커스(AUKUS: 호주·영국·미국의 안보동맹)로 인도태평양 평화와 안정을 강화하고,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도 목표로 제시했다. 군사안보와 경제안보를 축으로 대중 포위망을 두텁게 하겠다는 의도다.

경제산업 분야에서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에 대한 상호주의 원칙 적용을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은 조직적인 기술 강제 이전의 대상이 되지만 미국에 진출한 중국 기업은 법치주의의 보호를 받아 왔다”면서 “이런 상호주의 부족은 용납할 수 없고 지속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으로부터의 기술 보호를 위해 강력한 수출 규제와 사이버·데이터 보안 강화를 예고했다.

세계일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하에서 중국공산당은 중국 내에서 더욱 억압적이고, 해외에서 더욱 공격적으로 됐다”고 시 주석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면서 신장(新疆) 위구르자치구, 티베트, 홍콩에서의 인권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또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불법적인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무역규범을 무시하거나 위반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같은 나라와 연대함으로써 주권과 영토 보존을 훼손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례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순방 당시 중국과 러시아 공군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진입한 사실도 거론했다.

블링컨 장관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대만관계법에 따라 ‘하나의 중국’이라는 정책 약속을 지키고 있고,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변한 것은 미국의 정책이 아니라 점점 대만에 강압적인 중국”이라고 비판했다. 블링컨 장관은 연설 중 대중국 정책 문제를 조정하는 ‘차이나 하우스’라는 그룹을 국무부 내에 설치하겠다는 내용도 발표했다.

중국은 ‘강렬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왕원빈(王文斌)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브리핑에서 “미국은 말로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말 따로 행동 따로다”라고 비아냥대면서도 “신냉전을 할 생각이 없다는 발언엔 주목한다. 우리는 이를 간절히 기다릴 것”이라고 대화 여지를 남겼다.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IPEF 출범과 미국의 대중 공동성명 등을 언급하면서 “미국은 그동안 신냉전을 피하자는 말을 여러 번 했으나 실제로는 이념으로 진영을 갈라 일방적으로 다른 나라들에게 (미국) 편을 들게 했다”며 “중국의 옛 속담에 ‘우리는 말하는 것만 듣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것도 지켜본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는 기다리고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베이징=박영준·이귀전 특파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