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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美 천연가스 가격, 여름철 앞두고 14년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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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3배 수준으로 급등…2008년 이후 최고치

유럽 천연가스 수요 증가에 생산량 못 따라가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에서 냉방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을 앞두고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으며 1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데일리

미 텍사스주에 위치한 천연가스 시추 시설. (사진=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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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6월물 미국 천연가스 가격은 이날 장중 한때 100만BTU(열량단위)당 9.401달러까지 치솟았다가 8.9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7월물 천연가스 가격은 100만BTU당 8.895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천연가스 가격이 100만BTU당 9달러를 돌파한 것은 저렴한 셰일가스가 시장에 풀리기 전인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천연가스 가격은 이달 들어 20% 넘게 올랐으며, 최근 1년 동안에는 3배(196% 상승)로 뛰었다.

천연가스 가격 급등은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가격 상승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천연가스 가격은 냉난방비 인상 외에도 전기·비료·플라스틱·시멘트·철강 및 유리 생산 비용에 영향을 미친다.

WSJ는 “업계 관계자들은 겨울철 난방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천연가스 재고 확보가 이뤄지기 전에 여름철 냉방 수요가 급증하면 천연가스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천연가스 재고는 5년 평균치를 15% 이상 밑돌았다.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유럽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비해 미국 내 천연가스 증산량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천연가스 생산량은 코로나19 대유행 때보다는 늘었지만, △굴착 장비와 인력 부족 △일부 지역의 파이프라인 용량 제한 △증산보다는 수익성을 높이려는 경영진 보상책 등의 영향으로 늘어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반면 애팔래치아 석탄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미 서부의 극심한 가뭄으로 수력 발전량이 감소하면서 발전용 천연가스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올여름에는 라니냐 현상으로 인한 폭염이 예상되는 만큼,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천연가스 가격 하락에 베팅했던 공매도 세력 역시 추후 천연가스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천연가스 가격이 7달러를 넘자 헤지펀드와 투기 세력이 가격하락을 예상한 공매도를 늘렸다.

에너지 거래업체인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는 공매도 세력까지 가세할 경우 7월물 천연가스 가격이 100만BTU당 9~1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공매도 세력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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