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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초등교 총격범 막을 경찰, 제자리에 없었다… 총 난사 4분 뒤에야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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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현장 앞에서 울고 있는 소녀.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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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초등학교에서 무차별 총격으로 어린이 19명 등 21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의 초기 대응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현지시각) CNN, AP통신 등에 따르면 텍사스주 공공안전부는 이날 총격범 샐버도어 라모스(18)의 범행 당시 경찰 대응 관련 조사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텍사스 공공안전부 지역 책임자인 빅터 에스칼론은 “라모스는 처음에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았다”며 “그가 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그를 제지한 사람은 없었다”고 밝혔다. 대부분 학교에는 무장한 경찰이 있지만 당시 현장에는 라모스의 침입에 대응할 수 있는 경찰이 없었다는 것이다.

에스칼론에 따르면 라모스는 지난 24일 자신의 할머니를 쏜 뒤 롭 초등학교 인근 도랑에 트럭을 버리고 학교로 이동했다. 이후 학교 건물에 총을 난사한 뒤 자물쇠가 채워지지 않은 문을 통해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4분 뒤 경찰관들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라모스가 4학년 교실에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몸을 숨기면서 대치 상황이 이어졌다. 결국 미국 국경순찰대 소속 전술팀이 교실로 들어가 라모스를 사살하기까지 1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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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범인 샐버도어 라모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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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당초 학교 밖에서 학교 경찰과 라모스가 총격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텍사스주 사법 당국이 작성한 사건 타임라인에 따르면 라모스가 초등학교로 진입했을 때 학교 경찰은 제자리에 없었다. 당시 초등학교에 있어야 할 학교 경찰관은 차에 있었고, 첫 신고 전화를 받고서야 뒤늦게 학교로 달려갔다고 한다. 그러는 동안 라모스는 이미 총을 쏘며 열린 문을 통해 학교 내부로 들어갔고, 교실에서 학생들을 향해 AR-15 소총을 난사했다.

희생자 대부분은 라모스가 학교에 도착한 지 몇 분 만에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참사에서 생존한 한 4학년 학생은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총격범이 교실로 들어와 아이들을 향해 “이제 죽을 시간이 됐다”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AP통신은 “당시 학부모 등 학교 밖에서 소식을 기다리는 주민들은 경찰에게 ‘빨리 학교로 들어가라’고 울부짖으며 촉구했다”고 전했다. 해당 사건으로 4학년 딸을 잃은 하비어 카자레스는 “총격 소식을 듣고 학교로 달려갔을 때 학교 밖에 경찰들이 모여있었다”며 “경찰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경찰에게 항의하며 실랑이가 벌어졌다. 경찰들은 ‘항의 때문에 방해를 받아 일을 할 수 없다’는 식으로 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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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 앞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이 놓여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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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텍사스 당국은 모호한 해명을 내놓았다. 현지 경찰서장 다니엘 로드리게스는 “경찰관들이 몇 분 안에 응답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티브 매크로 공안국장은 “요점은 법 집행 요원들이 거기에 있었고 그들이 관여해 라모스를 제압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라모스를 사살한 국경순찰대 라울 오르티스 대장은 “학교에 도착한 전술팀은 주저하지 않고 건물로 진입했다”며 “대원들은 신속하게 행동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경찰은 1999년 13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콜로라도주 컬럼바인 고교 총기 참사 이후 학교 총격범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공격으로 대응하라는 지침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학교 보안 전문가 케네스 트럼프는 CNN을 통해 “현장에서 최초 대응하는 무장 경찰은 1초가 중요하기 때문에 총격범을 바로 사살하거나 체포해야 한다”며 “텍사스 경찰의 학교 진입이 지연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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