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투자노트] 강달러와 국내 주식시장의 상관관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달러화 강세 국면이 진정되며 신흥국 등 비(非)달러 표시 자산 선호도가 높아지자 국내 주식시장으로 외국인투자자가 다시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그러나 국내외 증권가에서는 당장은 대내외 요인으로 원·달러 환율이 소폭 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하반기까지 추세적으로 강달러 흐름이 꺾이기 어렵다는 데 무게를 뒀다.

조선비즈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명동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는 모습.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4원 오른 달러당 1267.0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0.9원 오른 1265.5원에 출발한 뒤, 장중 한때 1263.8원까지 떨어졌지만 오후부터 반등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글로벌 경기 우려와 중국 위안화 약세 등으로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환율은 반대로 상승한 것으로 풀이됐다.

앞서 보름 전까지만 해도 1300원대를 웃돌았던 환율은 최근 1260원대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달러화 약세 영향이 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24일(현지 시각) 0.33% 내린 101.785를 기록했다. 지난 13일에는 105선까지 치솟으며 약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5일에는 소폭 반등한 102.139를 나타냈다.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하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이 긴축적인 스탠스를 내비치면서, 유로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것이 달러화 흐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24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오는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의 경기 부양 기대감도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환율이 안정을 찾으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를 떠났던 외국인이 돌아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통상 환율 흐름과 외국인의 수급은 서로 동조되는 경향이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유가증권 시장에서만 11조원에 가까운 주식을 팔아치웠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국내외 증권가에서는 달러화가 약세 보이더라도 외국인 수급 개선을 위해서는 글로벌 경기 흐름 같은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함께 해소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당장은 시장 전반적으로 주식이라는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판단이다. 올해 하반기까지는 강달러 흐름이 꺾일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기도 했다.

실제로 외국인은 환율이 비교적 진정되기 시작한 이달 들어서도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1조836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기관은 8871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1조7056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그나마 순매수에 나섰는데, 그 규모는 343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까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중국 제로 코로나 충격 등의 불확실성이 잔존해 강달러 압력이 계속될 것”이라며 “6,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중국발 수요 회복이 기대되는 4분기로 넘어가며 강달러도 진정되겠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가치가 가파른 상승에 따른 부담감으로 주춤해질 수는 있지만, 당분간 추세적인 가치 하락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유로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유로화 가치 반등을 이끌 계기나 변수가 부재하고, 중국 내 경제 상황도 위안화 약세 흐름을 반전시키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외환보유액은 4493억달러로 한 달 전과 비교해 85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4월(4523억달러) 이후 1년 만에 최저치다. 같은 기간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도 60억달러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권유정 기자(yoo@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