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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고속도로에 포격”…우크라이나 ‘최후 거점’ 함락 위험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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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한스크주 최후 거점 봉쇄될 위험

군 보급로 한때 러시아군이 장악해

러시아군, 주변 점령지 계속 넓혀가

미, 사정 500㎞ 미사일 지원 고려도


한겨레

러시아계 분리독립 세력 소속 군인들이 26일(현지시각) 최대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의 포파스나 시내에서 이동하고 있다. 포파스나/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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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보급로를 한때 점령하는 등 이 지역 내 우크라이나군 최후 거점의 함락 위험이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동부 지역에서 심각한 어려움에 처했다며 서방에 추가 무기 지원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군 당국은 루한스크주의 핵심 거점인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며 두 도시 인근의 또 다른 거점인 바흐무트에서 10㎞ 떨어진 마을까지 러시아군이 장악했다고 밝혔다. 바흐무트는 세베로도네츠크 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의 보급로가 지나는 주요 지점이라고 미국 <시엔엔>(CNN) 방송이 지적했다.

러시아군은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를 외부와 연결하는 고속도로를 한때 점령하는 등 우크라이나군의 보급로 차단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세르히 가이다이 루한스크주 주지사는 러시아 군인 50명이 고속도로에 검문소까지 설치했다가 반격을 당해 후퇴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은 러시아군이 고속도로를 장악한 상태가 아니지만 고속도로에 포격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가이다이 주지사는 우크라이나군이 마을 한 두 곳에서 물러나는 등 서서히 일시 후퇴하는 게 분명해보인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군은 세베로도네츠크 남쪽 지역의 포파스나와 스비틀로다르스크를 장악하고 세베로도네츠크에 대한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다.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는 시베르스키도네츠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도시로, 루한스크주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고 있는 최후 거점이다. 두 도시가 러시아군에 점령되면 루한스크주 전체가 러시아의 손에 넘어가게 된다.

우크라이나 제2 도시인 하르키우에서 한동안 후퇴하던 러시아군은 후퇴를 중단하고 다시 공격으로 전환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러시아군의 이런 움직임은 동부 전선으로 향하는 러시아군 보급로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올레흐 시녜후보우 하르키우주 주지사는 러시아군이 하르키우주 북부 지역에 주둔한 채 하크키우 시내에 포격을 가해 생후 5개월된 아이 등 9명의 민간인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동부 상황이 어려워지자 우크라이나는 서방에 추가 무기 지원을 요청했고, 미국은 사정거리가 최대 500㎞에 이르는 미사일 시스템 지원도 고려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미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이 사정거리가 최대 40㎞인 ‘M777 곡사포’를 포함해 공격 거리가 긴 무기들을 지원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사정거리가 최대 500㎞인 다연장 이동형 로켓 시스템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다연장 로켓 시스템이 없으며 러시아군을 격퇴시킬 수 없을 것”이라며 추가 무기 지원을 촉구했다.

다만, 공격 거리가 긴 무기를 지원할 경우 전쟁이 더욱 격화될 위험이 제기되고 있으며 미국과 우크라이나 관계자들이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한 미국 관리는 <로이터>에 “(장거리 무기를 지원하면) 전쟁이 더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지원 무기의 사용 지역을 제한할 생각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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