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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朴 떠날때 스타킹 구멍, 마음 아파…盧 가장 인간적" 눈물의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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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근무 뒷이야기 전한 요리사 천상현 씨

"정치적인 건 몰라, 제가 음식 해준 '주군'일 뿐"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청와대에서 20년간 근무하며 5명의 대통령을 모신 요리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가장 기억에 남는 대통령으로 꼽으며 “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으로 청와대를 떠났던 순간에 대해서는 “마음이 아팠다”고 전했다.

26일 요리사 천상현 씨는 뉴스1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인터뷰 영상에서 “인간적으로 기억에 남는 분은 노 전 대통령”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 취임과 함께 청와대 중식 요리사로 발탁돼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등 다섯 대통령 내외의 식사를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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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 (사진=뉴스1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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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리한테도 그랬고 청와대를 걸어 다닐 때도 그랬고 대통령은 스스로 많이 (권력을 내려놓고 대했다)”며 “대통령이 주방까지 들어오시긴 쉽지 않은데 노 전 대통령은 주방에도 막 들어오셨다”고 했다. 이어 “그런 대통령은 없으셨다”고 덧붙였다.

천씨는 “노 전 대통령은 일주일에 한 번은 ‘너희 늦게 나와라. 우리가 알아서 해 먹을 테니’라고 하셨다”며 “그럴 때면 라면을 직접 끓여 드시곤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셨을 때 거짓말인 줄 알았다”며 “한편으론 ‘왜 돌아가셨을까’ 생각했고 참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천씨는 가장 입맛을 맞추기 편했던 대통령으로도 노 전 대통령을 꼽았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워낙 서민적으로 사셔서 가리는 음식 없이 드리면 드리는 대로 너무 잘 드셨다”며 “진짜 편했다”고 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도 의외로 잘 드셨다. 골고루 조금씩 잘 드셨다”면서 “문 전 대통령은 서민적이고 소탈한 스타일이었다”고 회고했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은 바비큐를 좋아하셨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권양숙 여사와 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윤옥 여사는 청와대를 떠난 뒤에도 천씨를 찾았다고 한다.

천씨는 “권 여사는 3년 전 노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때 청와대 사람들이 보고 싶다고 하시며 청소, 조경, 주방 일을 하던 사람들을 따로 사저에 초대해 손수 밥을 해주셨다”고 했다. 김 여사에 대해선 “양재동에 있는 저희 가게에 한 번 오셨다. 오시니까 또 새롭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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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현 셰프. (사진=뉴스1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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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씨는 박 전 대통령이 탄핵 후 청와대를 떠나던 날을 떠올리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그날 주방 사람을 불러 4년 동안 저한테 음식을 해줘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고 하셨다”며 “저희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는데 대통령님 스타킹에 구멍이 나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걸 보고 너무 마음이 안 좋아서 아직도 뇌리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천씨는 “요리사들은 정치적인 건 모른다. 한 분 한 분 모두 국민이 뽑아주신 대통령님이셨고 한 분 한 분 저한테는 소중했던 주군”이라며 “모셨던 대통령 중 두 분은 돌아가셨는데 모두 행복하시고 건강하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천씨는 현재 짬뽕집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2월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서른한 살에 최연소로 청와대에 들어가 20년 4개월을 근무했다”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중식을 좋아해 청와대 최초로 중식 요리사를 뽑았을 때 추천받아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청와대에) 청춘을 바쳤다”며 “참 잘 선택한 직업이다. 다음에도 하라고 하면 하지 않았을까.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건 다섯 대통령을 모신 명예와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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