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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주가 30% 급락한 테슬라, 서학개미는 이달에만 1조원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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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현주(33·가명)씨는 최근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전부 털어 증권사 계좌에 옮겼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엔비디아, 테슬라를 사기 위해서다. 올해 들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주위에서 ‘주식 시장 망했다’는 소리도 들리지만 상관 없다. 시대를 선도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보다는 주가가 더 오를 거라고 믿는다.

사업가 박성모(43·가명)씨는 테슬라, 애플 등 미국 우량 성장주를 계속해서 사들이고 있다. 그는 테슬라, 애플 등의 주가가 연초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적게는 수 천만원, 많게는 수억원의 테슬라, 애플 주식을 사들였다. 이런 주식은 과거에도 조정 기간이 지나면 주가가 반등했고,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렸기 때문이다.

조선비즈

일러스트=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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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들이 테슬라, 엔비디아, 알파벳, 애플 등 이른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주식에 투자금을 집어넣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에는 이번 달에만 1조원 넘는 돈을 투자했다.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자 이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본 것으로 해석된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지난 2일부터 25일까지 테슬라 주식을 9억9639만달러(약 1조2620억원) 순매수했다. 국내 투자자가 이 기간 순매수한 해외 주식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테슬라는 지난 25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658.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개월 전인 4월 25일(998.02달러)보다 33.9%(339.22달러) 내려간 수준이다. 테슬라의 주가가 이렇게 급락한 것은 일론 메스크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가 리스크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그는 트위터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는데 시장에서는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테슬라 주식을 대량 매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로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를 위해 테슬라 주식 85억달러(약 11조원) 가량을 팔아치웠다.

여기에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상하이 등 주요 도시를 봉쇄한 것도 테슬라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봉쇄의 영향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막혔고, 노동력 공급도 어려워졌다. 이로 인해 테슬라도 완성차를 만드는데 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 차량 출하량은 정상 물량 대비 90% 가까이 줄었다. 현재 중국 정부는 테슬라 상하이 공장 근무자에게 최대 72시간의 격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투자자는 테슬라 외에도 올 들어 큰 폭으로 주가가 내린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꾸준히 매수하고 있다. 이달들어 애플을 1억3642만달러(약 1728억원), 엔비디아를 5239만달러(약 663억원)씩 매수했다. 모두 지난달부터 주가가 급락한 기업들이다.

장의성 미래에셋증권 반포WM지점장은 “시대를 선도하는 빅테크 우량주에 대한 고액 자산가들의 관심이 높다”면서 “테슬라 등은 연초 이후 주가가 많이 내려가 저가에 매수 하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장 지점장은 “미국 주식에 장기간 투자한 사람들은 결국엔 주가가 우상향 하는 모습을 보며 주가가 조정됐을 때를 저점 매수 기회로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미국 빅테크주와 테슬라는 고액 자산가들이 지금도 많이 사들이고 있다”면서 “해외 주식은 양도소득세로 분리 과세가 되기 때문에 세금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어서 지금을 저점 매수의 기회로 생각하고 더 투자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테슬라에 대한 주가 전망은 극단적으로 엇갈리고 있다. 국내에서 ‘돈나무 언니’로 알려진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CEO는 2026년 테슬라의 목표가를 4600달러로 제시했다. 지난 23일과 24일(현지 시각) 이틀 동안에는 테슬라 주식을 2660만달러(약 338억원) 매수했다. 금융정보업체 팁랭크스에 따르면 월가의 테슬라 목표가 컨센서스(시장 기대치)는 937.45달러로 25일 종가(658.80달러)보다 42.3%나 높다.

반면, 다이와캐피털은 테슬라 목표가를 기존의 1150달러에서 800달러로 낮췄으며, 알렉산더 포터 파이퍼샌들러 애널리스트는 1260달러에서 103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 자문사 페어리드스트레티지는 테슬라가 540달러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효선 기자(hyos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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