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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주요 그룹 1000조원 투자 키워드… 친환경·반도체·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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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SK(034730), 현대차(005380), LG(003550) 등 국내 주요 그룹이 최근 총 1040조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민간 주도 성장을 약속한 윤석열 정부 출범에 발맞춰 국내 투자와 고용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주요 그룹의 투자 키워드는 반도체와 친환경, 디지털, 바이오 등으로 이 부문에 대규모로 투자할 예정이다.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산업을 조기에 육성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하는 한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전날까지 삼성전자(005930)·SK·현대차·LG·롯데·포스코(POSCO홀딩스)·한화(000880)·GS(078930)·현대중공업(329180)·두산(000150) 등 10개 기업이 각각 조 단위 투자 계획을 내놨다. 이들이 적게는 3년, 길게는 5년간 투자하겠다고 밝힌 규모는 총 1040조6000억원이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가 450조원으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고, SK(247조원), LG(106조원), 현대차(63조원) 등의 순으로 많았다. 10개 기업이 채용하겠다고 밝힌 규모는 33만7000명에 달했다.

조선비즈

그래픽=이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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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를 제외한 각 기업이 밝힌 투자 계획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친환경 차량과 배터리, 소형모듈원전(SMR),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부문이 165조5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먼저 SK는 전기차 배터리와 분리막 생산 설비를 증설하고, 수소·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설비를 갖추는 데 67조4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포스코 역시 기존 철강 사업을 친환경 생산체제로 전환하는 데 20조원, 이차전지와 수소 등 친환경 소재 사업에 5조3000억원 등 총 30조3000억원을 친환경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외 GS는 SMR·암모니아·신재생 사업 등에 18조원, 현대차는 친환경차· 수소연료전지 등에 16조2000억원, LG는 배터리와 배터리소재, 친환경 소재에 11조8000억원을 투입한다. 한화그룹은 태양광과 풍력 등 에너지(4조2000억원)와 친환경 소재(2조1000억원), 탄소중립 기술(9000억원) 확보에 7조2000억원을, 현대중공업은 친환경 선박기자재와 탄소감축 기술에 7조원을 쏟아붓는다.

친환경 다음으로 가장 많은 재원이 투입되는 분야는 반도체다. SK그룹만 142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SK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비롯해 반도체 팹(Fab·생산공장) 증설, 특수가스와 웨이퍼 등 소재·부품·장비 관련 설비 증설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450조원 투자 계획 중 반도체 분야 투자금이 포함된다면 친환경 분야보다 많아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을 주도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며 메모리 초격차 확대, 팹리스(반도체 설계) 시스템 생태계 조성, 차세대 파운드리 생산 기술 개발 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분야에는 SK, LG, 현대중공업 3개사가 29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이 중 대부분은 24조9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SK 몫이다. SK는 5세대(G) 등 네트워크 콘텐츠 개발과 디지털 전환(DT)을 가속화한다. LG는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확보하고 대규모의 도전적 연구·개발(R&D)을 추진하기 위해 3조6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자율운항 선박, 빅데이터 플랫폼 등 디지털 분야에 1조원을 투자한다. 건설기계, 로봇 분야의 무인화와 AI 접목을 통한 차세대 제품 개발 투자에 집중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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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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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와 바이오 역시 주요 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먼저 바이오 분야의 경우 16조2000억원으로 친환경, 반도체 등 다른 분야 규모는 다소 작지만 SK, LG, 롯데, 현대중공업 등 총 4개 기업이 적게는 1조원, 많게는 12조7000억원씩 투입하기로 했다. 이들은 신약 개발과 위탁생산(CMO) 시설 등에 적극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역시 바이오 분야에서 ‘제2 반도체 신화’를 구현하겠다며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에 대한 투자를 예고했다.

모빌리티 분야의 경우 현대차와 롯데가 각각 8조9000억원, 8조원씩 총 16조9000억원을 투입한다. 현대차는 로보틱스와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자율주행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및 신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롯데 역시 올해 실증 비행을 목표로 하는 도심항공교통(UAM)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 중심의 투자를 집행하기로 했다.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는 한편 기존 사업의 경쟁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롯데는 백화점 리뉴얼, 특화매장 확대, 고부가 화학소재 사업 강화 등에 총 20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한화와 GS 역시 각각 석유화학 사업과 편의점 등 유통 사업에 4조원, 3조원씩을 투입한다.

이번 국내 주요 그룹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은 것은 민간 주도 성장을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에 발을 맞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재계 일각에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최근 방한을 계기로 현대차 등이 대미(對美) 투자에 적극 나서는 반면, 국내 투자는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도 있다.

이윤정 기자(fac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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