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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어제 넣을걸…경유·휘발유 다 2000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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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파는 경유와 휘발유 평균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모두 L당 2000원을 넘어섰다. 국제유가의 매서운 상승세에 정부의 유류세 인하 폭 확대 정책도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2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전날보다 L당 1.74원 오른 2000.33원이라고 밝혔다. 경유 평균 판매가도 같은 시간 L당 2002.98원을 기록하면서 휘발유와 경유 모두 2000원대를 넘겼다.

중앙일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가격이 먼저 치솟은 것은 경유였다.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경유 재고 부족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석유제품 수급난이 발생하면서 국제 가격이 오른 탓이다. 지난 11일엔 국내 평균 경윳값이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 휘발윳값을 추월했다. 24일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국내 경유 일일 평균 판매 가격이 L당 2000원을 넘었다.

지난 3월 L당 2000원을 넘겼던 휘발윳값은 이달부터 유류세 인하 폭이 20%→30%로 확대하면서 지난 6일 L당 1931.69원까지 떨어졌었다. 하지만 미국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자동차 사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국제 유가가 뛰면서 휘발윳값도 다시 2000원대를 회복했다.

기름값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소비량은 급감했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달 경유와 휘발유를 합한 소비량(1735만5000배럴)은 지난해 4월과 비교해 18.3% 줄었다. 지난해 4월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하던 시기다. 코로나19가 한창 확산하던 시기보다 지난달 소비량이 더 적을 정도로 가격 충격이 컸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문제는 기름값을 잡기 위한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달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한 데 이어 다음 달에는 경유 운송업자에게 주는 경유 보조금 지급을 기준가격을 기존 L당 1850원에서 1750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조치도 국제 유가가 잡히지 않는다면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실제 국제 유가가 크게 올렸던 2008년 3월에도 정부는 유류세 인하 정책을 실시했지만, 국내 휘발윳값은 그해 3월 L당 1670.3원에서 7월 1922.6원까지 오히려 치솟았다. 세전 가격인 국제유가가 너무 올라 유류세 인하 효과를 상쇄해서다. 휘발윳값이 안정을 찾은 것은 두바이유가 배럴 당 49.9달러로 급락한 2008년 11월이 된 이후였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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