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윤미향 무소속 국회의원이 20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정의기억연대 사건' 사기 등 혐의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2.05.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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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최종안 내용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윤 의원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현 정의기억연대) 상임대표로 있던 시기, 외교부와 사전 논의로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오늘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외교부와 제 면담 내용이 공개됐다"며 "일관되게 설명해온 바와 같이 외교부가 면담 과정에서 비공개 합의 내용은 발표 전에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밝혀졌다"고 했다.
앞서 한변은 이날 오후 서초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5년 윤 의원과 외교부 간에 있었던 면담 기록을 공개했다. 문건은 실무자였던 이상덕 전 외교부 동북아국장이 정대협 측 요청으로 윤 의원을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공개된 총 4건의 문건에 따르면 두 사람은 위안부 문제 관련 한일 협의 동향과 위안부 피해자 중 이미 사망한 사람에 대한 보상 문제, 피해자 의견 수렴 등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또 같은 해 3월25일, 10월27일, 12월27일까지 총 4차례에 걸쳐 회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의원은 "오늘 공개된 문건에도 적시돼 있는 바와 같이 합의 발표 전날까지도 당시 외교부는 합의 내용에 대해 △일본 정부 책임 통감 △아베 총리의 사과 표명 △일본 정부의 자금 일괄 거출을 언급한 것이 전부였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합의 발표 이후 확인된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확인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문제 해결 노력 △국제사회에서 상호 비난·비판 자제를 약속한다는 굴욕적인 합의 사항은 전혀 설명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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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의원은 "거짓과 밀실 외교로 이뤄진 굴욕 합의가 바로 2015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의 진실"이라며 "그럼에도 합의 발표에 앞서 윤 의원이 외교부와 면담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마치 제가 합의 내용을 모두 알고 있었고 이를 피해 할머니들에게도 알려주지 않았다는 식의 악의적 언급이 보도되는 데 대해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또 "정권이 교체되고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외교부는 면담기록 공개를 선고한 판결에 상고를 포기하고 갑자기 면담기록을 공개했다"며 "오히려 면담기록 전문 공개를 포함해 부당한 합의의 진실을 밝히는 제대로 된 공개를 요구한다"고도 말했다.
윤 의원은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가 이뤄진 직후인 2015년 12월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전에 정부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매번 진전이 없다는 내용만 들었다"며 "그러더니 갑자기 오늘 회담을 발표했다. 우리 측과 전혀 논의되지 않은 점 등이 너무나 일방적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돌연 2020년 5월 기자회견을 열고 "윤 의원이 소수의 위안부를 회유해 반일에 역이용했다"며 "윤 의원이 10억엔 등 위안부 합의 내용을 외교부로부터 들어서 알고 있었으면서도 피해 당사자인 할머니들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의혹이 불거졌다.
한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들이나 피해자 지원 단체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일본과 합의했다고 비난했다"며 "합의 내용을 진솔하게 피해 할머니들께 얘기하고 공유했다면 피해자들이 그렇게 반발했을지, 박근혜 정부가 합의를 잘못했다고 그렇게 매도됐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변은 윤 의원과 이 할머니 간 진실공방이 이어지자 2020년 6월 외교부를 상대로 윤 의원과의 면담 기록을 공개해달라며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하지만 정보공개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법원에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냈고 1심과 항소심 법원은 민감한 사항을 제외하고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한변은 외교부가 상고를 포기함에 따라 이날 문건을 공개했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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