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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에 업무방해죄 적용 '합헌' 결정에 노동계 "시대착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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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한국노총 "헌재 결정은 법원 판결추세 외면한 것"
민주노총 "헌재판관 다수가 위헌 판단…국제 규범에도 맞지 않아"
노동계 일각선 "새 정부들어 분위기 유리해진 경영계에 의해 악용 소지 많아" 우려
반면 최근 판례 경향, 사회적 분위기 고려했을 때 결국 '위헌'될 것이란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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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의 쟁의행위인 파업을 업무방해죄로 처벌하도록 한 현행 형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오랜 고민 끝에 합헌 판단을 내리면서 노동계가 술렁였다.

헌법소원 제기한 지 10년이 지난 데다, 대법원이 2011년 전원합의체를 통해 업무방해죄 해석을 엄격하게 하도록 하면서 이번에야 말로 위헌 결정이 내려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헌재는 형법 314조 1항 중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로 규정한 내용이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침해하느냐에 대해 26일 재판관 4 대 5의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일부 위헌 의견이 5명으로 더 많았지만, 위헌 결정 정족수가 6인인 탓에 합헌으로 결정된 것이다.

양대 노총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이같은 헌재의 결정에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한국노총은 입장문을 통해 "최근 법원 판결이 업무방해죄 적용을 엄격히 예외적으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이번 헌재 판결은 이런 추세를 외면한 것"이라며 "(위헌) 5 대 (합헌) 4로 첨예한 이견이 생긴 것만 봐도 그렇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은 "국제노동기구(ILO) 등 국제기구도 파업에 대한 업무방해죄 적용 남용을 지적하고 있는 만큼 헌재에도 향후 변화를 만영한 판결의 변화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도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늘 판단을 한 헌법재판관들 다수가 위헌이라고 판단했고, 소수가 합헌이라고 본 것"이라며 "정족수가 모자라서 합헌이 된 것인데, 다수의 의견으로 보면 위헌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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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남석 헌법재판소장(가운데)이 26일 오후 헌법소원·위헌법률 심판이 열린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입장해 착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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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남석 헌법재판소장(가운데)이 26일 오후 헌법소원·위헌법률 심판이 열린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입장해 착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대변인은 "일본에서는 이미 일제시대부터 위헌 판결이 났다"며 "노동자의 쟁의원이라고 하는 부분, 헌법적인 기본권에 제동이 걸릴 수 있는 것은 국제 규범에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노동계는 이번 헌재 결정이 윤석열 정부의 기업중심 성장 기조와 맞물려 노동권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한 대변인은 "새 정부 들어서서 경영계가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데는 규제 완화 등 재계나 사용자에게 뭔가 유리한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는 판단이 근거로 작용한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이번 결정도 결국 사용자에 의해 남용되고 악용될 소지가 많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상당히 아쉽다"고 우려했다.

다만 최근 법원의 판결 추세와 사회적 분위기, 헌재가 10년이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던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이번 결정이 과도기적 결과였을 뿐 결국에는 위헌으로 가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유정엽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통화에서 "이번 결정은 최근 판례 경향을 봤을 때 굉장히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법원도 업무방해죄를 굉장히 예외적으로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결정으로 인한 변화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기 때문에 합헌으로 결론이 내려지기는 했지만, 또 다시 문제 제기가 되면 그때는 위헌이 될 소지가 높다"고 말했다.

김기덕 법무법인 새날 변호사도 통화에서 "일을 하지 않을 뿐인데 왜 국가가 형사로 처벌을 하는지, 이는 강제 노동 금지 원칙 자체에 반한다고 볼 수 있다"며 "결국은 헌재 결정이 바뀔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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