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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없는 '인플레 파이터' 길 걷는 이창용…사상 첫 4연속 금리인상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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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 금통위 데뷔…기준금리 0.25%p 인상 단행

"시장이 예측한 연말 기준금리 2.25~2.50%는 합리적 기대"

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2.5.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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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물가 상승의 심리가 지금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좀 인기는 없더라도 시그널을 줘서 물가가 더 크게 올라가지 않는 데 전념하도록 하겠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우리나라 통화정책 수장으로서 첫발을 내딛기 전인 지난달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밝힌 각오다. 이 총재는 또한 "앞으로 몇 년간은 인플레이션과 싸워야 할 것"이라면서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이 총재가 처음으로 참석한 26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는 기준금리가 종전의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p) '만장일치' 인상됐다. 지난 2007년 7~8월 이후 15년 만의 첫 두 달 연속 인상이다.

주된 원인은 고(高)물가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늘 금통위는 국내 경제가 불확실성 증대에도 회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이 당초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해 0.25%p 인상을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 높은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당분간 물가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오늘 금통위의 결정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있다면 성장보다는 물가의 부정적 파급효과가 더 크게 예상되는 만큼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성장은 물가에 후순위로 밀렸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5% 이상으로 앞으로 수개월간 높아질 상방 위험에 비하면 경제 성장률이 주춤해지는 현재 상황에선 물가의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 총재가 지난 3월 한은의 차기 총재 후보로 지명받은 직후 내놓은 소감과 비교하면 매파적 발언 수위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당시 "성장, 물가 그리고 금융안정을 어떻게 균형 있게 고려하면서 통화정책을 운영해 나갈 것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겠다"라고 했었다.

금융권에선 '성장'을 중시하는 이 총재가 본래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중에서도 '왕(王) 비둘기파'에 가깝지만, 현재 물가 흐름을 볼 때 도무지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변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다는 평가가 흘러나왔다.

키 190㎝ 장신의 이 총재의 이러한 '변신'은 2m에 이르는 거구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도 묘하게 겹친다.

이 총재와 마찬가지로 볼커 전 의장은 1979년 8월 취임 직후 곧장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기준금리 4%p 인상을 시작으로 과감한 초(超)고금리 정책을 단행했다. 1979년 9월 11.5%였던 미국의 기준금리는 반년 만인 1980년 3월 20%까지 급등했다.

경기 침체라는 희생을 치르면서도 볼커 전 의장은 고물가를 잡기 위해 초고금리 정책으로 시장에 충격을 줬으며 결국 인플레이션이 잡히면서 미국 경제는 안정 궤도로 접어들었다.

물론 이 총재가 볼커 전 의장처럼 고통스러울 정도의 통화 긴축 상황으로 내몰린 것은 아니다.

금통위는 이미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해 11월과 올해 1월, 4월에 걸쳐 기준금리를 올렸다. 이어 이날 추가 인상을 결정하면서 기준금리는 연 1.75%로 올랐다.

다만 금융권은 이 총재가 볼커 전 의장과 마찬가지로 누구도 안 가본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한은의 이날 물가 상향 조정 이후 시장에서는 사상 첫 4연속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7월과 8월에도 기준금리가 연속적으로 인상돼 연말 기준금리가 2.25%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높게는 2.50%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재는 "시장이 예측하는 기준금리가 2.25~2.50%로 올라간 것은 합리적인 기대라고 생각한다"라고 동조했다.

평소 쾌활한 성격으로 알려진 이 총재는 이제 대중에게 인기 없는 매파의 길로 직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어쩌면 그가 대한민국 역사상 유례가 없던 기준금리 4연속 인상을 단행한 '최강 매파' 총재로 불릴지도 모른다는 말이 금융권에서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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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2.5.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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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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