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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글로벌 What] '中2인자'도 "경제 해친다" 공개 비판··· 소로스 "習 최악의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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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제로 코로나'

상하이 봉쇄 등 극단적 방역에

인민銀 2분기 1%대 성장 전망

리커창 '방역·경제 균형' 강조

에어비앤비·애플 등 짐 싸고

해외서도 "실패한 정책" 혹평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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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엄격한 방역 규제, 이른바 ‘제로 코로나’에 대한 안팎의 우려와 저항이 갈수록 커지면서 이 정책을 고집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책 운영과 관련해 회의적인 시선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를 잡겠다며 ‘경제 수도’ 상하이를 수개월간 봉쇄한 극단적 방역 정책이 중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급기야 중국 경제를 이끄는 수장이자 공산당 ‘2인자’인 리커창 국무원 총리가 ‘제로 코로나가 경제를 해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내놓을 정도로 제로 코로나 정책의 입지가 안팎으로 좁아지는 분위기다. 방역 강화를 3연임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시진핑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기로에 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 총리는 25일 지방정부와 국영기업 대표 수천 명을 불러 모아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코로나19 감염병 통제와 경제 발전이라는 임무를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중국이 현재 직면한 경제적 어려움은 팬데믹 첫해인 2020년과 비교해도 작지 않다”며 “올해 2분기에 실업률을 낮추고 경제가 ‘합리적인 범위’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강력히 추진하는 제로 코로나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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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언에 대해 외신들은 리 총리가 시 주석이 주도하는 방역 대책에 사실상 정면으로 반하는 공개 발언을 할 정도로 중국의 경제 사정이 녹록지 않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특히 “방역을 잘하기 위해서는 재력과 물자가 보장돼야 한다”는 리 총리의 발언은 방역이 경제에 앞설 수 없다는 메시지를 선명하게 드러낸 것으로 분석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 중국 경기 회복이 난관에 봉착했음을 리 총리가 시인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실제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2분기 성장률에는 3월 상하이 봉쇄와 함께 시작된 제로 코로나의 타격이 고스란히 반영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2년 전인 2020년 4월 미 경제 매체 블룸버그가 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2년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측치는 5.6%였지만 이달 실시한 조사에서는 4.5%로 뚝 떨어졌다. 중국 정부가 공식 설정한 GDP 성장률 전망치(5.5%)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성쑹청 전 인민은행 통계국장은 최근 상하이 봉쇄 등 코로나19의 충격으로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최악의 경우 1%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도시가 폐쇄된 상하이의 타격은 보다 크고 직접적이다. 상하이 통계국은 4월 산업생산이 1년 전보다 60% 이상 급감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제로 코로나의 여파로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가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해외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발을 빼는 것도 중국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외신들은 상하이 봉쇄로 올 2분기에 최대 80억 달러 규모의 손실이 예상되는 애플이 제로 코로나를 견디다 못해 중국 내 생산 공장을 인도와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세계 각국에서도 제로 코로나에 대해 ‘실패한 정책’이라는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 연차 총회에서 전설의 ‘헤지펀드 투자자’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는 “(제로 코로나는) 시 주석이 한 최악의 실수”라며 “상하이 봉쇄는 재앙에 가까운 결과로 이어졌다”고 날을 세웠다. 미국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의 공동 창업자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은 “중국의 투자 매력도는 인도보다 못하다”고 평가 절하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중국은 제로 코로나를 내려놓지 않고 있다. 수도 베이징의 신규 감염자 수가 지난 한 달 새 30명에서 최대 90명 사이를 오가자 당국은 실무 책임자를 면직했다. 안팎의 비판에도 제로 코로나 기조를 고수할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로 코로나를 유지하려는 시 주석과 경제와의 균형을 강조한 리 총리 두 지도자의 메시지가 상반된 점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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