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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이자부담 느는데 집값 떨어지고···영끌족 못 버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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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2% 시대 눈앞]

부동산시장 영향은

이자부담·규제에 구매력 하락

매수심리 위축에 당분간 관망세

영끌한 일부주택 경매 가능성도

임대차법 2주년도 집값 불안 요인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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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5년 만에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올린 데 이어 하반기에도 추가 인상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주택 매수 심리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관련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데다 올 7월 대출 규제가 더욱 강화되면서 수요자들의 주택 구매력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8월 임대차법 시행 2년을 맞아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된 전월세 물량까지 가세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요동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매수 심리 위축···‘거래절벽’ 심화되나= 전문가들은 당장 주택 가격이 하락하지는 않겠지만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거래량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금리 인상으로 매수자들의 투자 수요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며 “금융위원회가 7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3단계를 예정대로 도입하기로 한 만큼 매수 자금 마련이 더욱 어려워 관망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함 랩장은 “2월 기준 전체 주택담보대출 금액 중 65.8%인 485조 8000억 원이 수도권에서 이뤄졌다”며 “수도권 대출자가 상대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노출에 민감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3월 대통령 선거 이후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다소 회복됐는데 금리 인상으로 인해 다시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지난해 8월(4064건)부터 올해 2월(814건)까지 7개월 연속 감소했다가 3월(1437건) 증가로 전환된 뒤 4월(1714건)에는 증가 폭이 확대됐다. 하지만 이달 들어 현재까지 704건에 그치면서 ‘거래절벽’ 상황이 다시 이어지는 모양새다.

금리 인상은 지방 집값에도 직격탄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제가 최근 건설주택포럼·건설주택정책연구원과 공동으로 부동산 전문가 1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설문 조사에서 70.5%가 비수도권(지방)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가장 큰 원인으로 ‘금리 인상(45.9%)’을 지목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빚투·영끌’한 일부 주택이 경매시장으로 나올 수 있다고도 예견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난해와 지지난해 일부 매수자들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상한선까지 대출을 받고 나머지 대금은 사금융을 동원해 매입한 거래도 있었다”며 “소득 대비 부채가 클 수밖에 없어 금리 인상 기조가 장기화될 시 급매 혹은 경매 매물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갱신권 만료 물량까지 가세···주택 시장 요동칠 수도=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더욱 불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2%, 주담대 평균 금리가 5%를 넘어설 경우 주택 시장이 하락세로 전환하는 변곡점을 맞이할 수도 있다고 본다. 반면 임대차 2법 시행 2년을 맞아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물량을 중심으로 전월세 가격이 급등하면 “차라리 집을 사겠다”는 수요가 나오면서 집값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금리 인상은 올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면서 “기준금리가 2%대에 진입하면 9억~15억 원대 아파트가 금리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할 것”이라며 “주담대의 평균 금리가 연 5%에 육박하면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도 “집값은 하방경직성이 강하지만 임계점으로 추산되는 기준금리 2%대로 진입하면 실질적인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금리 인상과 함께 올 8월 임대차 2법 시행 2년이 도래한다는 점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하반기부터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물량이 나오면서 전월세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하면 임대차 수요가 매매 수요로 바뀔 수 있다”며 “무주택 실수요자 대출까지 완화되면 수도권 내에서도 교통이 편한 1기 신도시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주변 지역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국토교통부는 생애 최초 주택 구입 시 LTV 상한을 60~70%에서 80%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민구 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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