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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보단 안정적 고용이 삶을 더 행복하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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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리처드 이스털린 작가의

한국, OECD 10위 국가지만 자살률·우울증 1위

복지정책과 사회 안전망 갖춰질수록 더 행복해져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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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부자가 돼야 행복할까?”

“얼마가 있어야 노후가 두렵지 않을까?”

지금 이 시대를 사는 평범한 사람이라면 일상을 살다 문득 한 번쯤 하는 생각이 아닐까 싶다. 이런 생각이 들 때는 행복경제학분야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리처드 이스털린 교수가 쓴 <지적행복론>을 펼쳐 들자. 그럼 그가 “부만 추구하면 삶이 더 팍팍해질 수 있다”는 조언을 해줄 것이다.

우리가 이스털린 교수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그가 우리보다 적어도 30년은 더 산(3년 후면 그는 100세가 된다) 인생 선배이자, 50년 동안 소득과 행복에 대해 연구한 경제학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언제나 개인과 행복, 부와 행복, 사회와 행복, 국가와 행복의 관계를 경제학의 언어로 설명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 ‘소득과 행복’의 관계를 말할 때 자주 인용되는 “소득이 일정 수준에 이른 다음에는 소득이 늘어도 더 이상 행복이 커지지 않는다”는 유명한 말 역시 이스털린 교수가 한 말이다. 우리는 이 문장을 ‘이스털린의 역설’이라 부른다.

이 역설의 실제 사례는 가까운 미국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은 누구나 인정하는 가장 부유한 나라지만, 가장 행복한 나라는 아니다. 심지어 가장 행복한 국가에 가깝지도 않다. 지난 2019년 기준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20위권에 겨우 드는 18위다. GDP(국내총생산) 10위인 우리나라는 61위에 올라있다. 반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 우울증과 자살률은 단연 1위를 기록 중이다. 자 이쯤이면 부유하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데 공감이 가능할 것이다.

그럼 부유하면서 행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이스털린 교수는 그 답을 복지 정책과 사회안전망에서 찾는다. 그는 통념에 대한 여러 반례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안정적인 고용 상태를 유지하고, 다양한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면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경제체제는 큰 변수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러한 이스털린 교수의 연구 결과는 지금 사회적인 중장년 재취업에 대한 관심이 중장년들의 노후 행복을 위해 맞는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도 행복해지는 길이다. 건강이 대표적인 예다. 모두가 자신의 소득을 높이려고 한다면 준거 기준도 함께 높아져 누구도 예전보다 더 행복해지지 않지만, 모두가 운동해 건강을 증진한다면 준거 기준이 변하지 않으니 모두가 예전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다.

이스털린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은 다양하다고 말한다. 그게 반드시 ‘돈’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 삶에서 행복하려면 ‘돈’이 아닌 ‘하고 싶은 일’ 혹은 ‘잘하는 일’을 해야 하는 이유다.

정혜선 기자 doer01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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