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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속살 드러낸 청와대, “외국 궁전 부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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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핫플, 청와대 곳곳 돌아보니
- 한국적인 미 고스란히 녹아있어
- 울창한 숲 속서 땀 식히고 실개천에 손도 담그고
- 산책로 따라 미남불서 도심 조망 일품
- 다양한 볼거리에 관람객들 연신 감탄
- 춘추관 앞 잔디광장서 가족, 연인과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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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새 명소, ‘청와대’가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 지 2주가 지나고 있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74년간 대통령 집무실 겸 관저로 사용된 ‘구중궁궐’ 청와대가 지난 10일 개방 후 다녀간 관람객 수가 40만을 넘어섰다. 문화재청은 영빈관과 춘추관에 이어 청와대의 속살인 본관과 관저 내부도 26일부터 공개에 들어갔다. 쿠키뉴스는 드론을 사용해 청와대 전경부터 반세기 넘게 일반인에게 민낯을 허락지 않았던 숲 속 실개천까지 구석구석을 카메라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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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과 함께 청와대 구석구석 돌아보다
25일 오전, 문화재청에서 제공한 비표를 목에 걸고 관람객이 길게 줄지어 서있는 영빈관 내부를 돌아보았다. 반짝이는 금장식과 천정의 화려한 샹들리에 외에는 식탁과 의자들은 모두 치워져 일부 관람객은 허전해하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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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빈관 입구/ 영빈관은 손님을 맞이하는 곳이라는 뜻으로 대규모 회의나 공식 행사가 진행되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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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아침 일찍 강원도 원주에 딸과 4살 손녀를 데리고 온 김기정(가명· 67)씨 부부는 “TV에서 익숙하게 봤던 영빈관이 생각보다 소박하다”면서, “국가의 중요한 손님들을 위해 잔치를 베풀던 곳에서 기념사진도 찍고 즐거운 소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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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빈관과 본관 아래 대정원을 이어주는 통로 주변에는 잘 다듬어진 정원수들이 각각의 자태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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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원 뒤로 보이는 본관 전경/ 본관은 대통령 집무와 외빈 접견 등에 사용된 청와대의 중심 공간으로 1991년 9월 4일 준공됐다. 원래 일제강점기인 1939년 건립된 조선총독관저가 본관 구실을 했으나, 역사를 바로잡는 의미로 1991년 현재 본관이 지어졌다. 전통 목조 구조와 궁궐 건축양식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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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기와가 유독 눈길을 사로잡는 본관을 정면에서 바라보면 현관 지붕과 본관 건물의 지붕이 계단처럼 연결된 듯 보여 마치 푸른 물결이 힘차게 넘실거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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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빈관에서 조경이 잘된 통로를 지나니 본관 앞 대정원이 나왔다. 관람객들은 블루하우스를 배경으로 사진 담기에 분주하다. 일부 시민들이 애완견과 함께 여유롭게 본관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며 격세지감을 느꼈다. 지방에서 올라온 한 촌로는 어차피 내일부터 개방이라는데 본관에 잠깐이라도 들어가게 해달라며 경호 경찰과 실랑이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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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관 2층 접견실 전경/ 이번 본관 및 관저 내부공개로 청와대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더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지난 23일 하루에만 영빈관은 7561명, 춘추관은 6871명이 방문했다. 24일 0시 기준 청와대 관람 누적신청자가 543만명, 실제 다녀간 관람객은 40만이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사이 본관 후문을 통해 하루먼저 기자들에게 내부를 공개하기로 해 미안한 마음으로 살짝 들어섰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사진기자로 청와대 출입을 했었다. 실로 오랜만에 본관 2층으로 올라가는 벽면에 걸려있는 ‘금수강산도’ 아래 빨간 카펫이 깔린 계단 앞에 서니 감개무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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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품으로’ 공개 속도 내는 청와대/ 이번에 공개된 본관 구역은 1층의 무궁화실과 인왕실, 동쪽 별채인 충무실과 2층 대통령 집무실과 외빈 접견실이다. 중앙계단 앞면의 대형 그림은 김식의 ‘금수강산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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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국무회의가 열렸던 본관 1층 세종실 앞에 전직 대통령의 초상화가 나란히 걸려 있다.
2층 대통령 집무실부터 회의실, 접견실까지 둘러보고 구 본관(경무대)이 있던 수궁터로 향했다. 수궁터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한 돌로 만든 불로문(不老門)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온 자녀들이 부모님의 건강과 장수를 소원하며 불로문을 손잡고 2~3회 반복해 드나드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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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 돌기둥으로 만든 불로문(不老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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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저로 넘어가는 길목에 쉼터와 수궁(守宮)터가 있다. 경복궁을 지키던 병사들이 머물던 곳으로 이 일대를 경무대라고 불렀는데, 일제강점기 시 조선총독부가 전각을 허물고 총독관사를 지었다. 광복 후에는 대통령 집무실로 사용하다가 지금의 청와대 본관을 지으면서 총독관사는 철거했다. 수궁터에는 수령이 700년이 넘는 주목이 오랜 세월 동안 자리를 지키고 서 있다.
불로문을 지나 구 본관 앞 넓은 공터에는 쉼터와 화장실이 있다. 이곳에서 잠시 물을 마시며 쉬어가도 좋다. 수궁터에 자리한 짐짓 몇 백 년은 되어 보이는 주목을 지나 낮은 언덕을 오르면 대통령 관저 출입문인 인수문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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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저는 본관과 마찬가지로 팔작지붕에 청기와를 얹은 전통 한옥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생활공간인 본채와 접견 행사 공간인 별채가 ‘ㄱ’자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곳 역시 푸른 기와가 눈에 띈다. 우리 고유의 전통 양식의 뜰과 사랑채로 구성되어 있다. 사랑채인 청안당(청와대에서 편안한 곳)에서 역대 대통령들은 쉬기도 했겠지만 나라를 어떻게 잘 이끌어갈까 많은 고민도 했으리라~ 오늘부터는 관저 내부도 유리창을 통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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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저 뒤로 이어진 데크를 따라 언덕으로 올라가면 청와대 내의 역사문화유산인 오운정과 미남불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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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운정/ 오색으로 이루어진 구름의 풍경이 신선의 세계 같다라는 뜻의 정자로 붓글씨에 능한 이승만 전대통령이 썼다. 원래 경복궁 후원에 있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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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운정을 지나면 보물로 지정된 미남불(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을 만나게 된다.통일신라 전성기의 불교 양식을 보여주는 대표 유물로 자비로운 미소와 함께 생김새가 멋스러워 ‘미남불’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도심전경 또한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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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남불에서 바라본 도심 전경
관저를 나와 왼쪽 조그마한 연못을 건너면 산으로 오르는 산책로가 나온다. 대략 5~6분 정도 약간 숨이 찰 정도로오르면 오색그림이 드리운 풍광의 ‘오운정’과 9세기에 조성된 통일신라 석불좌상 ‘미남불’이 기다리고 있다. 미남불 앞에서 푸른 기와 너머로 도심 빌딩숲이 한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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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관저로 내려와 언덕 밑으로 향하니 관저 출입구에 붙어있는 황금색 봉황 문장을 배경으로 관람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입구에서 몇 미터 내려가면 바로 세 갈래 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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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류각 전경/ 1900년대 초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침류각은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등록돼 있으며 1989년 관저를 신축하면서 지금의 자리로 왔다고 한다.
왼쪽이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인 침류각이 위치하고 바로 내려가면 대통령 기자회견 및 출입기자들의 기사송고실인 춘추관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향하면 국내외 귀빈을 맞아 의전행사를 했던 상춘재와 녹지원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삼거리에서 상춘재로 내려가 녹지원을 거쳐 춘추관으로 향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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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춘재 아래 소연못과 정자가 푸른 숲 속에 숨어 있다. 관람 중간 쉴만한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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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춘재 아래 실개천에서 잠시 더위를 식힐 겸 맑은 계곡물에 손을 닦던 이한진(76·포천)씨는 “대통령의 정원에서 잠시지만 계곡물에 손을 담그고 아내와 물장난 치는 호사를 누린다”면서 “비록 국민들에게 이런 공간을 넘겨주고 용산으로 집무실을 옮겼지만 꼭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서 물러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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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관내에는 잘 가꾸어진 조경수와 침엽수, 활엽수, 관목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상춘재 가는 길 아래에는 아담한 연못과 실개천이 흐르고 쉴만한 정자도 있다. 정자 위편에 관저가 위치한다. 짙푸른 숲 아래 정자에서 카메라도 잠시 정비하고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물에 잠시 손도 담가보고 상춘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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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춘재/ 상춘재는 외국 귀빈들을 맞이하는 의전 행사나 비공식 회의 장소로 사용된 한옥이다. 1983년에 200년 이상 된 춘양목을 사용해 개축한 전통 가옥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인 지난달 28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회동을 한 곳이기도 하다. 상춘재 아래 청와대 경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인 녹지원이 자리한다. 녹지원 맞은편에는 집무동인 위민관과 여민관 등은 셔터문이 내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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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원 전경/ 120여종의 나무가 심겨 있어 4계절 아름다운 녹지원은 어린이날 행사나 각종 야외행사 시 TV에도 자주 등장하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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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원 앞 도로가에 심어놓은 보리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다.
녹지원에서 내려와 좌측으로 향하면 온실과 춘추관이 보이고 넓은 잔디밭이 펼쳐진다. 녹색의 잔디 위에는 야외용 대형쿠션인 빈백과 삼각형의 차광막이 가지런히 놓여 이색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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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의 프레스센터 '춘추관'/ 대통령의 기자 회견 장소이자 출입 기자들이 상주하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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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관 내부 관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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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관 전경
기자들의 체취가 아직까지 남아있는 춘추관까지 둘러본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어른들은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은 비눗방울을 날리기도 하며 마음껏 잔디밭을 뒹군다. 아마 새 정부가 가장 바라던 풍경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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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관 앞 잔디밭(헬기장)에는 관람객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다. 간이 텐트와 빈백이 놓여있는 이곳에 누우면 병풍처럼 이어진 북악산과 인왕산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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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하남에서 온 박찬경 씨는 "운좋게 당첨이 돼서 아내와 딸, 손자와 나랏님 집 구경을 잘 했다. 이렇게 좋은 날씨처럼 나라 정치도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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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청와대 헬기장에 마련된 쉼터에서 가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던 권마음(58· 수원)씨는 “오늘처럼 화창한 날 잘 가꾸어진 청와대는 어떤 관광지 보다 매력적인 것 같다”면서 “사위 덕분에 멋진 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가는 곳 마다 사진 찍기 바빴는데 잔디밭에 마련된 텐트촌에 앉아 쉬는 것도 멋진 그림이다. 활력 넘치는 특별한 가족사진 많이 남겼다”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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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유의 전통과 현대적 시설이 조화를 이룬 청와대는 외국 유명 궁전이나 공원이 부럽지 않을 정도이다. 청와대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면서 역대 대통령들의 집무실 및 관저로 이용되다가 1991년 지금의 본관 건물을 새로 지어 집무실을 옮기게 됐다.

해질 무렵에는 드론을 띄워 청와대 전경과 고궁을 걸고 도심 풍경을 한 컷에 담았다. 물론 관계 당국의 사전 비행허가와 촬영승인을 받았지만 청와대 전경을 드론으로 촬영이 가능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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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청와대국민개방추진단 관계자는 “청와대가 비워진 지 얼마 안 돼서 준비가 되는 대로 순차 공개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실내는 개방된 적이 거의 없어 대통령이 어떻게 생활했는지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도 준비를 마치는 대로 추가 공개가 이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개방 관리 업무를 맏고 있는 문화재청은 일별 관람 시간과 관람 인원은 청와대 개방에 대해 여전히 높은 국민 관심도와 관람객의 쾌적한 관람 환경, 불편 초래 최소화 등을 위해 기존과 같이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2시간 단위로 입장을 구분하고, 각 시간단위별 6500명씩 추첨을 통해 하루 총 3만9000명씩 입장하도록 하고 있다.
글·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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