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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 퇴임 박병석의 쓴소리 “0.7%p 석패도 패배는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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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의 정치는 편 가르기와 증오, 적대적 비난에 너무 익숙하다. 자기 편의 박수에만 귀를 기울이지 않는지 냉철하게 돌아보자. 침묵하는 다수, 합리적인 다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2년 임기를 마치는 박병석 국회의장은 26일 “이념과 지역, 세대, 성별로 갈라진 ‘국민 분열’의 적대적 정치를 과감하게 청산하자”며 개헌을 통한 권력 분산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박 의장은 자신의 임기 종료(29일)를 사흘 앞두고 이날 오전 개최한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제왕적 대통령 권력을 분산시켜야 한다. 다당제를 전제로 한 선거제도로 개혁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검찰개혁법 합의 부정 아쉬워…검수완박 용어 동의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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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국회의장이 26일 오전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 의장은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해법을 묻는 말에 "여야 간의 깨진 신뢰를 어떻게 다시 회복하느냐 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답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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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장은 지난 2년간의 임기에 대해 “무엇보다 대화와 타협의 의회주의를 꽃피우고자 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도 아쉬웠던 사안으로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불린 검찰청법·형사소송법 합의문 파기를 꼽았다. 그는 당시 여야 원내대표와 함께 체결했던 합의문에 대해 “정치권 모두가 동의하고, 신·구 정부가 다 찬성한 법이었다”며 “그것이 한순간에 부정됐다는 것이 가장 아쉽다”고 밝혔다.

다만 박 의장은 자신의 중재안으로 강행 처리된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을 ‘검찰개혁법’이라 표현하며 “검수완박이라는 용어에는 제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민주당을 탈당해 비교섭단체 몫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에 참석한 민형배 의원의 ‘위장 탈당’에 대해선 “위법은 아니되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박 의장은 이어 “그러나 분명한 건 여야가 합의해서 국민에게 발표한 것은 4월 27~28일에 관련 법을 합의 통과시키겠다는 약속이었다”며 “합의문과 합의 정신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옳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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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9일 퇴임 이후 박병석 국회의장은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간다. 박 의장은 "민주당 전당대회 출마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국회의장 출신의 행보는 대단히 신중해야 된다"며 "전당대회 출마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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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장은 또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신을 막아선 것에 대해 “의장이 회의 진행을 하러 가기 위한 통로를 막는 것은 명백한 국회선진화법 위반”이라며 “제가 (국민의힘) 의원들과 (신체적으로) 접촉한 것이 없다. 국민의힘도 나중에 다 화면을 보고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을 겨냥해“이런 명명백백한 것을 국회 본회의장에서 (거짓으로) 한다는 것은 자질의 문제다. 개인적 사과를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다”며 “바로 실수를 인정하고 잘못을 인정하고 공개적으로 처신하라”고 지적했다.



“0.7%p 차도 패배는 패배…진지한 자기성찰 소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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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만료 이후 다시 더불어민주당으로 복귀하는 박 의장은 민주당에 쓴소리도 했다. 그는 “(민주당이) 대선에서 0.7%포인트의 석패지만, 패배는 패배”라며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40%가 넘은 상태에서 왜 패배했는지에 대한 진지한 자기성찰이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6·1 지방선거가 끝나면 치열한 논쟁 끝에 합리적인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정당이 민주당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쏘아 올린‘586 용퇴론’에 대해 박 의장은 “정치권을 포함한 모든 사회는 노장청(老壯靑)의 결합이 적절하게 이루어질 때 발전할 수 있다”며 “어떤 (특정 세대의) 퇴진 문제는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장은 민주당의 향후 운영에 대해 “우선 한마음으로 지방선거를 잘 치러야 한다”면서 “그 이후에는 성역없는 치열한 논쟁을 통해서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 진로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임기 동안 이룬 성과로 67개국 국회의장, 23개국 대통령·국왕·총리와의 의회 외교를 꼽았다. 또 여야 협치의 산물로는 코로나19 민생 법안, 추가경정예산안, 세종시 국회의사당 설치 법안 등을 들었다. 특히 세종의사당과 관련해서는 “국회의사당이 세종시로 옮겨가면서 대통령 집무실도 옮겨가리라 생각한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며칠 전 윤석열 대통령과 의장단 만찬 과정에서도 말씀을 나눴다”고 전했다.

오현석기자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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