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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쉽지 않다” 발언 일주일 만에…리커창 “2020년보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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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원 주재 경제 화상회의서 발언

“발전이 문제 해결의 열쇠”라지만

시진핑 주석은 “제로 코로나 유지”

국제기관들, 중 올해 성장률 더 낮춰


한겨레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25일 열린 전국 경제 안정을 위한 화상통화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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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국내 경제 사정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기가 급격히 위축됐던 “2020년보다 더 어렵다”고 말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주요 대도시에 대규모 봉쇄가 이어지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40여년 만에 미국에 뒤쳐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보도를 보면, 중국 국무원은 25일 오후 한정 부총리 주재로 전국 경제 안정을 위한 화상통화 회의를 열었다. 리 총리는 이 자리에서 “4월 이후 취업, 공업생산, 전력사용, 화물운송 등 지표가 확실히 안 좋다”며 “어느 부분의 경우 2020년 코로나19 충격이 컸을 때보다 더 곤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발전은 우리나라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기초이자 열쇠”라며 “전염병을 막기 위해서는 재력과 물력이 보장되어야 하고, 취업과 민생 보장을 위해서는 발전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이달 말까지 안정적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명보>는 무려 10만명 이상이 이 회의를 시청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나라 살림을 총책임지는 리 총리가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한 것은 이번뿐이 아니다. 지난 18일 리 총리는 윈난성에서 열린 경제업무 좌담회에서 “경제 안정을 위해 많은 일을 했지만,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며 “새로운 감염병과 국제정세 변화 등 예상치 못한 요소의 여파로 4월 경제 지표가 현저히 약해졌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안팎의 사태로 중국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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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월별 소비 증감률 추이. 중국 국가통계국, 코트라 베이징 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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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 3월부터 중국 도시 곳곳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타격이 심각하다. 중국 ‘경제 수도’로 불리는 상하이는 3월 말부터 시작된 전체 봉쇄 상태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고, 광둥성과 지린성의 주요 도시들도 상당 기간 봉쇄를 겪었다. 중국 수도 베이징은 이달 초부터 식당이 문을 닫았고, 병원 등 필수시설을 제외한 상점 등이 영업을 중단하는 등 준 봉쇄 상태에 들어갔다.

실제 이달 중순 중국 국가통계국과 해관총서가 내놓은 4월 경제지표를 보면, 중국의 소매 판매는 마이너스 11.1%로 전월 마이너스 3.5%보다 크게 하락했다. 2020년 3월 마이너스 15.8% 이후 가장 낮다. 산업생산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 감소해, 전월 5% 증가에서 감소로 돌아섰다. 시장 전망치 0.4%보다 훨씬 낮았다. 4월 수출액도 2736억 달러로 3.9% 증가해,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2.7%보다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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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월별 산업생산 증감률 추이. 중국 국가통계국, 코트라 베이징 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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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은 경제 상황을 개선하려 총력을 기울이지만 쉽지 않다. 코로나19 확진자를 영(0)으로 유지하려는 ‘제로 코로나’ 전략이 발목을 잡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5일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흔들림 없이 제로 코로나를 유지하고, 우리 방역 정책을 왜곡하고 의심하고 부정하는 모든 언행과 단호히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제로 코로나’와 ‘경제 회복’이라는 상반된 목표 가운데 제로 코로나를 우선에 두고 있다.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미국에 역전당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24일 <블룸버그>의 시장조사 업체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2%에 그쳐, 2.8%로 예상되는 미국보다 더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1976년 이후로 중국이 미국에 뒤진 적은 없다. 다른 서구권 금융 기관들도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수정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유비에스(UBS)는 기존 4.2%에서 3.0%로, 제이피(JP)모건은 4.3%에서 3.7%로 낮췄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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