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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범의 대부가 아이들 위해 '이것' 만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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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EBS <다큐프라임>- 어린人권5·6부

"최선이었을까?"

박지혜 선생님은 이렇게 되묻곤 한다. 2020년 봄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데 보름 가까이 한 학생이 출석하지 않았다. 이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자 아버지는 '내가 우리 아이를 죽이면 되겠느냐'라며 폭언을 뱉었다. 지인을 통해 알아보니 아이는 오랫동안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었다고 했다.

"저 여기서 나갈 수 있게 해주세요."

아이의 간절한 부탁, 아이는 분리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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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우리가 알고 있는 '학대 아동'에 대한 매뉴얼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집에서 맨몸으로 나오다시피한 학생은 이후 원활한 학교 생활을 위한 지원금조차 법정대리인인 부모의 동의 없이는 받을 수 없었다. 아동 학대 신고 이후, 분리 조치 외에 정작 학대 아동에 대한 사회적 조치는 전무했던 것이다.

게다가 피해 아이를 품어주어야 할 시설은 또 다른 스트레스를 주었다. 결국 집으로 돌아가고자 했던 아이, 그런데 가정은 이제 아이를 거부했다. 자신이 버려졌다며 좌절한 아이는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사회는 학대당하는 아이들의 보호막 역할을 해줘야 하지만 현실은 여의치 않다. 6부작으로 방영된 EBS <다큐프라임>- 어린 人권 5·6부는 지금까지 논의되지 않았던 '아동 학대'에 대한 새로운 주장을 펼친다. 학대 아동을 위해 우리 사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안성희 검사는 말한다. 자신들의 판결로 세상의 박수를 받는 건 쉽다고. '엄벌에 처하겠습니다'라고 말만 하면 된다고. 하지만 그걸로 끝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안 맞고 사는 것만이 아니라, 부모의 학대가 없는 가정에서 아이가 평범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안 검사는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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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 이후

전안나 판사는 학대당하는 아이를 가정에서 분리하는 대신 가해자인 부모를 보호 시설에 위탁하는 '감호 위탁' 판결을 내렸다. 잘못은 부모가 했는데 아이가 기존의 집, 기존의 학교로부터 분리되는 현행 제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다른 보호자의 보호가 가능하다면 아이에게 가정의 울타리를 지켜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가해 부모의 감호 위탁은 가정 내 관계 회복을 목적으로 한다. 한국 사회는 정상 가족, 혈연 가족 프레임이 강하다. 가급적이면 그 '가정' 내에서 아동이 평탄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애써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활용되는 제도가 '위탁부모 제도'이다. 배은희씨는 2015년 3월 한 살도 채 되지 않는 은지의 위탁 부모가 되었다. 물론 고비도 있었다. 아기가 오면 놀아주겠다던 작은 아이가 엄마·아빠가 아기에게만 신경 쓴다며 다시 보내면 안 되겠냐고 했다. 이제 8년 차, 종종 자신들이 위탁 부모라는 사실을 잊고 지낸다고 한다. 가정 위탁 제도는 시설의 부작용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가급적 가정과 같은 조건에서 아이를 보호하자는 취지로 지난 2003년부터 실시됐다.

'한정된 입양'이라고 말하는 은희씨. '돈은 얼마나 받는 거야'라는 세상의 따가운 시선보다 언젠가는 아이와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이 더 힘들다고 말한다. '얼마를 받아야 할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하는 은희씨. 가정 환경조사, 부모 교육 등 엄격한 과정을 거치지만 정작 법적인 보호자 역할은 친부모 몫이라 제도적 어려움을 겪곤 했다고 한다.

사회가 '부모' 역할을

물론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을 보호해주는 시설이 있다. 하지만 그 시설조차 시한이 있다. 최근 24살까지 연장됐지만 집을 구하는 일도, 직장에 들어가는 것도 모두 홀로 감당해야 한다. 생소한 사회 속에서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범죄 사건에 휘말리기도 한다. 겨우 일자리를 구해도 오래 일하기가 쉽지 않다. 보육원 출신이라는 피해의식, 자격지심이 아이들 스스로를 세상으로부터 격리하게 만든다.

"국가가 언제까지 책'임져줘야 하나?" 이런 의문에 김성민씨는 반문한다. "부모가 언제가지 필요하세요?" 김성민씨는 안동초등학교 앞에서 발견되어 3살 때부터 보육원에서 자랐다. 18살 때까지 머문 곳, 그러나 가족·안전·행복 그 어느 것도 보장해 주지 않던 시설은 '집'은 아니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김성민씨는 시설에서 자란 아이들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자리를 만들었다. 아이들 스스로 식물을 돌보며 일도 하고, 상처받은 마음을 회복하는 사회적 기업 '브라더스'이다.

법정에서 호통치기로 유명한 소년범의 대부 천종호 판사는 '가정 형태'의 사법형 그룹홈 시스템을 만들었다. 천 판사는 말한다. 부모들이 있는 아이들은 재판에 오기 전 '구제'가 된다고. 통계적으로 재판까지 오는 아이들 중 70%가 결손가정, 저소득층 가정, 부모가 보호해 줄 수 없는 아이들이라는 것이다.

때로는 한 아이를 1년 동안 법정에서 7번이나 보기도 했다. 보호받지 못해서 범죄를 저지르는 아이들, 그 악순환을 막기 위해 천 판사는 이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아이들에게 '집'을 경험하게 해주고자 했다. 경남에서 시작되어 전국 13곳에서 100명의 아이들이 '집같은 공간'에서 보호를 받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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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 사후 조치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학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적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다큐가 주목한 건 미 콜로라도 대학의 데이비드 올즈 교수가 시작한 가정방문 프로그램(Nurse-Family Partnership)이다.

출산전부터 아이가 24개월이 될 때까지 미혼모나 취약 계층의 엄마가 아이를 잘 돌볼 수 있도록 간호사가 방문하는 프로그램이다. 임신은 인생의 큰 전환점이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는 임신과 출산은 엄마는 물론, 아이에게 큰 부담이 된다. 가정 폭력의 출발이 되기도 한다.

놀랍게도 장기 추적 결과,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은 아이들은 보살핌을 잘 받았다는 만족감으로 높은 이해와 공감 능력을 보였다. 이는 학습 능력 향상으로까지 이어졌다. 무엇보다 아동 학대와 방임이 48%나 감소했고, 범죄와의 연루도 줄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2년부터 이 제도가 시행됐다. 단지 간호사가 방문하여 이야기만 나누는데 정말 효과가 있었을까? 벽돌로 뒤통수를 내리친 엄마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엄마 지영씨는 아이를 낳고서도 여전히 부모 때문에 불안하다.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간호사가 찾아와 다독이며 보살펴 주었다. "덕분에 살았다"라고 말하는 지영씨.

학대의 사후약방문보다 중요한 건 예방이다.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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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이정희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5252-jh.tistory.com/에도 중복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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