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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멀티이닝 자청했던 서진용, 팀 불펜 지탱한 투혼과 책임감 [엑: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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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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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SSG 랜더스는 지난 1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마무리 김택형이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며 비상이 걸렸다. 이틀 전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서 불펜 붕괴 속에 7-8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클로저의 이탈이라는 악재를 맞았다.

하지만 SSG는 무너지지 않았다. 김택형의 공백에도 지난주 6경기 4승 1무 1패로 선전했다. 셋업맨 서진용이 SSG의 뒷문을 확실하게 걸어 잠그면서 2위 LG 트윈스의 맹추격을 뿌리칠 수 있었다. 지난 24일 롯데전 역시 8회초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서진용이 1⅔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선보이면서 3-2 승리의 발판을 놨다.

김원형 SSG 감독은 정규시즌 개막 후 서진용을 철저히 관리했다. 멀티 이닝 등판은 지양하고 팀이 리드하고 있는 게임 후반 1이닝 기용 원칙을 이어갔다. 서진용이 마운드에 올랐던 지난달 13경기에서 멀티 이닝은 4월 16일 삼성전 1⅓이닝이 유일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난 17, 19일 두산전, 24일 롯데전까지 일주일 동안 세 차례나 멀티 이닝을 던졌다. 2년차 조요한이 경기 때마다 큰 기복을 보이고 있어 39세의 베테랑 좌완 고효준과 서진용 외에는 확실하게 게임 후반을 맡길 투수가 없는 상황에서 서진용이 투혼을 발휘했다. 이 기간 동안 5경기 7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피칭을 선보이며 SSG의 최근 상승세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서진용은 "지금 우리 팀 불펜에 (고) 효준이 형을 제외하면 내 위로 선배가 없는 상태에서 (김) 택형이가 빠지고 어린 투수들이 위기 때 올라가기에는 부담이 클 거라고 봤다. 내가 등판한다면 무조건 멀티 이닝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미리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최근 멀티 이닝을 던져도 아무렇지 않았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관리를 잘해주시기 때문에 힘든 건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나도 현재 상황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나 자신과 팀을 위해서 열심히 던지려고 한다"며 "요즘은 사실 중요한 순간 마운드에 올라가서 던질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 나갈 때마다 결과가 좋으니까 불펜에서 대기하거나 몸을 풀 때도 편안해졌다"고 설명했다.

경기 외적으로도 할 일이 많다. 자신의 프로 커리어 초창기 시절을 보는 것 같은 후배 파이어볼러 조요한을 비롯해 어린 투수들을 이끄는 것도 서진용의 몫이다. 어느덧 나이는 서른을 넘겨 불펜 리더의 위치에서 분위기를 주도해야 하는 중책까지 맡게 됐다. 멘탈 관리는 물론 게임 운영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으면서 후배 투수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서진용은 "후배들에게는 결과가 좋지 않을 때도 있겠지만 누구나 겪는 과정이라고 말해 준다. 마운드에 올라갈 때는 너희가 좋은 공을 가지고 있고 잘 던지는 투수이기 때문에 기회를 받는 거라고 이런 얘기를 많이 한다. 모두 다 잘 해주고 있어서 고맙다"고 동생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와 함께 "조요한에게는 아무리 공이 빠르더라도 1군에서는 직구만으로 타자를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직구를 살리기 위해서 보여주는 공 하나가 필요하고 그래야만 네 직구가 더 위력을 갖출 수 있다고 조언해 줬다"며 "나도 어릴 때 강한 공을 던져봤기 때문에 요한이가 조금만 힘을 뺐으면 좋겠다. 구위는 흠잡을 곳이 없는 친구다. 많이 도와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SSG 랜더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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