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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장윤석 티몬 대표 "더 이상 가격경쟁 안 한다…입점 브랜드 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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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장윤석 티몬 대표가 지난 25일 '티몬 커머스센터 오렌지스튜디오 포항' 개관을 맞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티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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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 오늘의집, 에이블리, 무신사 같은 버티컬 커머스가 성장한 건 가격경쟁에 뛰어든 게 아니라 콘텐츠에 맞는 아이템을 내놨기 때문입니다."

이커머스 최초의 개발자 출신 장윤석 티몬 대표의 발언엔 거침이 없었다.

지난 25일 경북 포항시 북구 상원동. 이날 티몬은 지역 소상공인과 상생하기 위한 취지로 '티몬 커머스센터 오렌지스튜디오 포항'을 선보였다. 배송을 위해 물류창고를 짓는 것은 이커머스 업계에서 흔한 일이지만, 소상공인을 위한 라이브방송 스튜디오가 함께 들어선 건 처음이다.

지난해 6월 취임한 장 대표는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로 사옥 이전을 추진하면서 곳곳에 거점오피스를 마련하는 등 '파격'을 보이고 있다. 오는 7월부터는 게임처럼 레벨업을 하면 월급이 오르는 성과급제도를 도입한다고도 예고했다.

그의 행보만큼이나 발언도 신선했다. 장 대표는 경쟁사 이름을 거침없이 대며 티몬에도 이 같은 혁신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가 내세운 티몬의 혁신 방안은 '브랜드 풀필먼트(Brand fulfillment)'다. 브랜드 풀필먼트는 브랜드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모든 과정과 자원을 티몬이 제공해 브랜드가 고유의 '팬덤'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뜻한다. 단순 판매 플랫폼 역할을 넘어 티몬에서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이끌겠다는 취지다.

장 대표는 "티몬에는 연 1회 이상 결제하는 소비자가 1200만명 정도 있고, 티몬을 통해 물건을 파는 파트너사가 5만명 수준"이라며 "새로 입점하는 브랜드와 소상공인에게 이를 공유해 서로 '윈윈(WinWin)' 해보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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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티몬 커머스센터 오렌지스튜디오 포항` 라이브 방송에 장윤석 티몬 대표(왼쪽)가 출연한 모습. [사진 제공 = 티몬]


타임딜 등 특가 판매 전략을 앞세워온 티몬이 새 전략으로 '상생'을 꼽은 건 가격경쟁이 더는 큰 의미가 없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장 대표는 "자본력이 상당한 기업이 아닌 이상 가격경쟁은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며 "브랜드 가치에서 발생하는 수익과 부가가치 시장이 점점 커질 것이라 (경쟁사보다) 반 발짝 먼저 가 있자는 게 티몬의 커머스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콘텐츠와 관련해서는 그간 강조해온 '커머스계의 넷플릭스'를 재차 언급했다.

넷플릭스가 직접 제작하는 오리지널시리즈 같이 독창적인 브랜드를 개발해 해외로 진출시키겠다는 게 장 대표의 목표다. 그는 "이르면 오는 8월께 '디지털 네이티브 브랜드'(DNB) 4개를 론칭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가 언급한 DNB는 디지털 플랫폼 내 자체 채널로 시장 지배력을 갖춘 브랜드를 뜻한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성장한 브랜드가 오프라인에서도 클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그는 "브랜드를 키운다는 건 팔로워를 많이 만들어준다는 것"이라며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소비자 경험과 이벤트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메타버스 등 가상공간에서의 소비자 경험도 마련하겠다고 부연했다.

티몬이 추구하는 플랫폼 형태와 관련, 경쟁사는 인스타그램이다. 인스타그램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이자 이커머스이기도 하다. 장 대표는 "팬덤을 가진 인플루언서 플랫폼이 있고, 플랫폼 안에서 인플루언서를 통해 의미 있는 구매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인스타그램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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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티몬 커머스센터 오렌지스튜디오 포항' 개관을 맞아 장윤석 티몬 대표와 지역 주요 관계자들이 함께 커팅식을 진행했다. [사진 제공 = 티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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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표가 혁신의 출발지로 비수도권 지역을 택한 데도 이유가 있었다.

그는 "지난해 포항, 창원, 전남 등 지방자치단체와 업무협약(MOU)을 많이 맺었다. 지자체는 경제 활성화, 청년 실업, 인구 감소 해결 등의 니즈(요구)가 강하다"며 "티몬은 (지자체만의) 독특한 스토리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상품이 필요하니까 서로 가려운 걸 긁어주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각 지자체에 전진기지 삼아 커머스센터를 구축하고, 라이브방송, 콘텐츠 제작, 온라인 판로지원, 상품기획, 지역 크리에이터 육성에 힘쓸 계획이다. 지역 소상공인 제품이나 특산품 지원도 장 대표가 강조한 브랜드 풀필먼트의 일환인 셈이다.

장 대표는 수익 모델 확보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티몬이 트래픽 확보 외에 잘하는 건 콘텐츠 커머스"라며 "방송과 연계해 매출이 10억원 정도 나온 사례도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기업공개(IPO) 시기와 관련해서는 "회사가 가장 좋을 때 해야 한다"면서 "이른 시일 내 하고 싶지만, 지금은 실적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어 회사를 매력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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