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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은 왜 일본에만 선물을 줬나... 윤석열 정부의 오산 [임상훈의 글로벌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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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훈의 글로벌리포트] 한미정상회담이 남긴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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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후 오산 미 공군기지의 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방문,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2022.5.22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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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면서 아태지역 외교안보 정책의 시동을 본격화했다. 중국 견제 및 이를 위한 동맹국들과 연대 강화를 아시아 외교의 기본 틀로 삼은 그의 첫 해당지역 순방이다. 앞서 한일 정상과의 만남은 워싱턴에서 있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해당 지역 방문을 통해 중국과 전 세계에 자신의 외교정책 메시지를 명시적으로 보낸 셈이다.

한국과 일본 입장에서는 각각 새 대통령과 총리가 들어선 후 대미 외교의 첫 발을 내디딘 의미도 있다. 대미관계가 외교정책의 핵심인 두 나라 모두 새 외교 노선과 전략을 선보임으로써 미국의 지지와 협력을 구하는 자리가 됐다. 하지만 두 나라의 성적표는 달랐다. 일본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숙원에 대한 미국의 긍정적 메시지를 얻었지만 한국은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선물 챙긴 일본, 한국은...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 방문 첫 일정은 삼성전자 평택공장 방문이었다. 앞서 삼성전자는 미국에 17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방문 현장에서 "텍사스에 3000개의 새 일자리 창출 효과"라며 감사를 표했다. 현대차 또한 미국에 총 1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방한 기간 자국 국민에게 보여줄 성공한 비즈니스 외교라는 성적표를 챙겼다.

반면 한국은 바라던 첨단 신흥 기술 분야에서 구체적 성과 없이 '인적교류 확대', '연구개발을 통한 파트너십 증진' 등 추상적 합의만 얻어냈다. 바이든 대통령도 미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에 대해 '양질의 노동력과 인프라 제공'이라는 당연한 약속을 주었을 뿐이다. 미국의 구체적 투자 약속이라곤 넷플릭스 자회사의 6년간 1억 달러 규모 투자, 바이오 의약품 부품회사의 투자 양해각서 등이 고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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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일본 총리와 의장대 사열하는 바이든 미 대통령 ▲ (도쿄 AP=연합뉴스) 지난 23일 일본을 방문한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도쿄 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 연합뉴스/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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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의식하듯 일부 언론은 한미 동맹의 안보협력을 강조한다. 하지만 그들도 인정하듯 앞으로의 안보협력은 군사동맹을 넘어 경제동맹을 통한 공급망 안정성 확보 등 포괄적 안보협력으로 진화 중이다. 한국에 아쉬운 대목은 이 부분이다. 단순히 산술적 대차대조표뿐 아니라 한미 경제동맹에서 한국이 차후 수확할 열매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방문에서 주목할 경제안보 분야 의제는 인도-태평양 경제체제(아이피이에프, IPEF) 출범이다. IPEF는 지난해 10월 16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 화상회의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첫 구상을 밝힌 체제다. 그리고 7개월만인 지난 23일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 방문 이틀째 '번영을 위한 IPEF' 행사를 주재해 공식 출범을 알렸다.

16차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IPEF 필요성과 관련해 무역 촉진, 디지털 경제와 기술 표준 정립, 공급망 회복력 달성, 탈탄소화와 청정에너지, 노동 분야 표준화 등을 강조했다.

당시 회의에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중국의 리커창 총리가 참석한 것에서 보듯 명목상으로 새 기구 참여의 제한 요건은 없었다.

IPEF와 중국

하지만 IPEF 참여 자격은 사실상 미국이 결정하며 목적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대만은 체제 참여를 원하지만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거센 반발이 불 보듯 뻔해 미국이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 중국도 참여할 수 있지만 IPEF 참여를 위한 자격은 일괄적이지 않으며 13개 참여국의 조건이 저마다 다르다.

이는 이해관계가 다른 참가국들에 대한 자격 조건을 유연하게 해주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중국의 참여를 사실상 어렵게 하려는 의도도 있다. 이와 관련해 박진 외교부장관은 "중국이 새로 형성되는 인도태평양 질서와 규범을 존중해가면서 책임 있는 국가로서의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해 사실상 중국이 백기를 들지 않는 한 참가가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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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 외교부 장관이 16일 취임 후 처음으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화상 통화를 하고 한반도 문제를 포함한 한중 관계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 두 장관은 이날 상견례를 겸한 화상 통화에서 한중 관계, 한반도 문제, 지역·글로벌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2022.5.16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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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일본 방문 일정 속에서 IPEF 출범을 주재했고 동시에 일본, 인도, 호주 정상들과 함께 4자안보회의(쿼드)를 개최하기도 했다. 쿼드가 미국이 주도하는 아태지역 군사안보협력체제라면 IPEF는 같은 지역의 경제안보협력체제로 이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대한 중국의 거센 반발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기구 출범 논의 과정부터 중국은 자의 타의로 배제됐고 공식 출범 후 13개 참가국에도 명단을 올리지 않았다. 대신 이와 관련해 노골적 불만을 드러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2일 기자회견에서 IPEF 출범에 대해 "큰 물음을 제기한다"면서 "특정 국가를 의도적으로 배제한다면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또한 쿼드 정상회의와 관련 "분열을 조장하는 전략이고 대립을 선동하는 전략이며 평화를 파괴하는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을 갖는지에 대해 '큰 물음이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보다 중국의 노골적 지역패권 의식과 팽창주의, 자국 내 인권문제, 주변국에 대한 위협적 접근에 대한 우려가 오히려 설득력을 가질 수도 있다. 미국이 중국을 배제한 지역동맹체제를 구축할 좋은 명분을 준 것은 아닌지 중국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한국에 남은 숙제

하지만 명분과 도의를 논하기에 앞서 중국이 한국에 대해 감정적 대응을 하려는 징후가 보이는 것이 국제무대의 현실이다. 한국은 이에 대한 예상과 대비가 있는지 되물어야 한다. 진영을 떠나 국내 다수의 여론은 한국이 미중 갈등 속에서 균형 있는 자세로 중추국(pivot state)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한국은 이제 그럴 경제적, 군사적, 문화적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한이 남긴 것들 중에는 선물보다 숙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 한 것은 소득이 아닌 확인이다. 과거에 비해 달라진 것이 없다는 의미다. 새 정부의 안보전략이 아쉬운 부분이 이 지점이다. '굳건한 한미동맹'은 수십 년 이어져온 과거의 프레임이다. 이미 경제적 선진국, 군사적 강국으로 발돋움한 지금의 한국이 만족할 수 있는 안보 우산이 아니다.

이러한 낡은 우산을 붙들고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한국에서 대규모 투자라는 큰 선물을 챙긴 미국이 정작 일본에서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지라는 선물을 풀었다. 물론 미국이 일본의 상임이사국 지지 발언을 처음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와의 갈등 속에 중국에 대한 견제라는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있는 미국 입장에서 일본에 대한 기대는 과거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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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회원들이 21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는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부근 전쟁기념관앞에서 ‘중국과의 대결 위한 쿼드 참여 반대’ ‘신냉전 부르는 한일/한미일 동맹구축 반대’ ‘한반도 전쟁위기 격화시킬 전략자산 전개 반대’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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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보다 동맹국 일본이 영향력 있는 국가로 나서 주기를 바라는 미국의 의도를 섣불리 봐서는 안 된다. 일본은 미국의 지지 하에 어느 때보다 군사 재무장에 박차를 가할 소지가 높다. 많은 전문가의 지적처럼 잠깐의 방심은 한국이 중추국이 아닌 파쇄국(shatter zone state)로 전락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런 위험이 큰 게 지금의 국제정세다. 새 정부는 이러한 국제 정세 속에서 어떤 준비가 돼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

임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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