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능글능글 한도 초과' 황동재, 21살이 이런 멘탈이라니...호투 이유가 있었다 [SS 인터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삼성 황동재가 25일 KIA전을 앞두고 인터뷰에 응했다. 대구 | 김동영기자 raining99@sportsseoul.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기자] 삼성 황동재(21)의 2022시즌 호투가 돋보이고 있다. 끝이 아니다. 빼어난 입담도 갖췄다. 능글능글하다. 21살의 넉살이 아니다. 이런 멘탈이 있기에 마운드에서도 호투가 가능하다.

지난 2020년 삼성의 1차 지명자인 황동재는 올 시즌 사실상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20년 1경기 등판이 있지만, 이후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긴 시간 자리를 비웠다. 올해 선발 한 자리를 꿰찼고, 당당히 공을 던지고 있다. 7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2.91의 좋은 기록을 남기고 있다.

최근 2경기 연속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8일 대전 한화전에서 6.2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9탈삼진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QS) 피칭을 일궈냈다. 24일 대구 KIA전에서는 5.2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2실점을 만들었다.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으나 선발 황동재의 가치를 확인하기는 충분했다.

허삼영 감독은 황동재를 두고 “여전히 잘 던지고 있다. KIA전은 초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2회까지 투구수가 40개가 넘었다. 그래도 3회부터 수정하면서 길게 가줬다. 자기 역할을 해줬다. 6회가 과제라면 과제인데 그래도 매일 발전하고 있다”며 호평을 남겼다.

25일 황동재를 만났다. 전날 피칭에 대해 “나는 언제나 맞춰 잡으려 한다. 4회부터 투구수를 줄이면 6회까지 가능할 것 같았다. 투구수도 투구수지만, 매 이닝 최소 실점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어제는 볼넷도 2개를 내줬다. 많다. 안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뷰캐넌과 일화도 소개했다. 대전 한화전 당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하주석에게 3점포를 맞으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전날 경기에서도 3-1로 앞선 상황에서 황대인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다.

황동재는 “지난 한화전에서 3점 홈런을 맞았는데 그 전에 볼넷을 내준 후 더그아웃을 쳐다봤다. 뷰캐넌이 그 모습을 봤다. 자신감이 없어 보였다고 했다. 홈런은 맞을 수 있지만, 자신감을 잃으면 안 된다고 했다. 어제는 대전 경기 때보다 더 자신감이 있어 보인다고 하더라. 멘탈이 더 강력해 보인다고 했다. 조언을 많이 해준다”고 설명했다.
스포츠서울

삼성 황동재가 2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KIA전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대구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구속 이야기도 나왔다. 평균 시속 139㎞ 수준의 속구를 뿌린다. 빠르지 않다. 그런데 안 맞는다. 슬라이더와 포크볼 조합을 통해 상대 타자들을 요리한다. 구속이 더 빨라서 나쁠 것은 없지만, 일단 지금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황동재는 “내 구속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더라. 고교 시절에는 시속 150㎞까지 던지기도 했다. 지금 구속도 문제는 없다고 본다. 지금 구속으로도 타자들을 잡을 수 있다. 욕심은 당연히 있다. 그러나 당장은 생각할 일이 아니다. 곧바로 시속 145~146㎞을 던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시즌 후 생각할 일이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느린 공을 왜 타자들이 못 친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러자 “나도 잘 모르겠다.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내 자신감에 눌려서 그런 건 아닐까. 요즘 내 기사가 많이 나오던데 나름대로 내가 열심히 하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6회가 넘어가면 흔들리는 부분에 대해서도 명쾌한 답을 내놨다. “악력 문제가 아니다. 내 집중력이 떨어진 탓이다. 한화전도 그랬고, 어제 경기도 그랬고, 홈런 맞은 것이 너무 아쉬웠다. 어제 경기는 3-1에서 내려왔으면 불펜이 덜 힘들지 않았겠나. 좌승현에게 미안하다”고 짚었다.

이어 “내 승리는 중요하지 않다. 팀이 이겨야 한다. 내 실투로 홈런을 맞으면 너무 아쉽고, 팀에 미안하다. 힘이 빠져서 그런 것이 아니다. 2아웃 상황에서 내가 너무 마음을 놨던 것 같다. 왜 그랬나 모르겠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지 않나”며 멋쩍은 미소를 보였다.

3년차지만, 신인왕 요건은 된다. 2020년 1경기 등판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호투한다면 신인왕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황동재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의식하면 잡생각이 많아진다. (이)재현이에게 ‘신인왕 너 해라’고 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이어 “뭐 내게 표를 주신다면 감사히 받겠다. 밥 한 번 사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취재진도 ‘빵’ 터졌다.
raining99@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