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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尹風에 성비위 변수 '회오리'...'2%P 격차' 양승조·김태흠 진땀 승부 [6·1현장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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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후보(오른쪽)와 국민의힘 김태흠 후보가 TV토론을 앞두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김태흠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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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도지사 vs 3선 중진간 맞대결



“4선 국회의원 경력에 재선을 노리는 야당 후보와 尹心(윤석열 대통령의 마음)에 올라탄 여당 후보간 대결.” 충남지사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양승조(63) 후보와 국민의힘 김태흠(59) 후보의 대결을 압축한 말이다. 선거일이 닷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두 후보 모두 ‘생즉사 사즉생’의 각오로 표밭을 누비고 있다. 국회의원 출신인 두 후보 모두 지역구를 후배 정치인에게 물려준 상황이라 돌아갈 곳도 없는 상태다.

양 후보는 고향인 천안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낸 뒤 2018년 지방선거 때 민주당 후보로 충남지사 선거에 나섰다. 당시 그는 대선후보까지 거친 이인제 후보(자유한국당)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김 후보는 고(故)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충남지사를 지낼 때 정무부지사로 보좌한 뒤 2012년 19대 총선을 통해 여의도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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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지사 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후보가 24일 오후 천안시 불당동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 양승조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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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5~7기 민주당→대선 국민의힘 '역전'



현직 도지사와 여당 중진 국회의원 출신의 맞대결에 유권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지난 23일 논산 화지시장에서 만난 상인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는 여당(국힘) 후보가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상인은 “4년은 좀 짧은 것 같다. 한 번 더 기회를 줘야한다”며 양 후보를 지지했다.

충남지사는 지난 7차례의 지방선거에서 보수(1~4회)와 진보(5~7회)로 극명하게 엇갈렸다. 1~3회는 지역 기반 정당(자민련) 출신의 심대평 후보, 4회 때는 국무총리를 지낸 이완구 후보(당시 한나라당)가 각각 당선됐다.

이후 5~6회(안희정 후보)와 제7회 지방선거 때는 민주당이 내리 3차례 승리했다. 민주당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충남 15개 시·군 가운데 이른바 ‘장항선 벨트’인 예산·홍성·보령·서천을 제외한 11개 시장·군수도 장악했다. 당시 김태흠 후보는 재선 국회의원으로 자신의 지역구인 보령·서천을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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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지사 선거에 나선 국민의힘 김태흠 후보가 25일 오전 예산에서 '힘쎈 충남'을 강조하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 김태흠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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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조·김태흠 격차, 6.4%→2.1%포인트



지난 3월 9일 치러진 대선 때는 윤석열 대통령 51.1%,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45.0%를 얻으면서 충남 지역 표심이 뒤집혔다. 이에 지역 정치권에선 “대선 직후 치러지는 선거라 여당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각종 여론조사마다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야 캠프 모두 많게는 3~4%포인트, 적게는 1~2%포인트 내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본다.

여론조사 결과는 선거가 다가올수록 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1~22일 충남 유권자 8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양 후보 45.1%, 김 후보 43.0%로 2.1%포인트 차이가 났다.

1차 여론조사(1~2일) 때는 양 후보가 46.0%로 김 후보(39.6%)보다 6.4%포인트 앞섰고, 2차(15~16일)때는 양 후보(44.7%)와 김 후보(40.3%) 격차가 4.4%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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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지사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국민의힘 김태흠 후보의 지지율(1~3차) 변화 추이. 중앙일보·한국갤럽





충남 최다 유권자 천안…성비위 사건 여파 주목



지역 정치권에선 최근 ‘성비위’ 문제로 제명된 박완주 국회의원(천안을) 사태가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천안의 경우 중앙일보(갤럽) 1차 여론조사 때 22.4%포인트에 달했던 지지율 격차가 2차 때 13.7%포인트, 3차 때 4.3%포인트에 좁혀졌다. 민주당이 박완주 의원의 제명(의결)을 발표한 것은 2차 여론조사를 사흘 앞둔 5월 12일이다.

김 후보 캠프에서는 천안에서의 격차가 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때 충남 지역 전체 유권자 180만3096명 중 천안은 30.4%(54만8022명)를 차지한다. 다만 천안은 현직인 박상돈 시장이 국민의힘 소속이라는 게 변수다. 도지사와 천안시장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는 게 김 후보 측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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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천안에 마련된 국민의힘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 캠프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충청남도 현장 회의에서 이준석 대표와 당직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김태흠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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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한 심정으로 뛴다" vs "무능한 민주당 12년"



양 후보는 코로나19로 인한 일주일간의 격리를 마치고 24일부터 선거운동에 복귀했다. 이날 하루에만 금산과 계룡·논산·부여·청양·공주·천안으로 이어지는 강행군을 이어가며 “절박한 심정으로 뛴다”고 했다. 천안에 도착해서는 불당동 야간유세에서 “누가 충남을 이끌 적임지인지 현명하게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힘쎈 충남, 든든한 도지사’를 강조하며 표밭을 누비고 있다. 25일 중앙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충남 전역을 순회한 그는 “이번 선거는 무능한 민주당 12년 도정을 정상으로 되돌길 기회”라며 “힘쎈 충남을 만들기 위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반드시 도정 교체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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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충남도지사 후보 캠프 개소식에서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왼쪽)이 양승조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 [사진 양승조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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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 무단전용" vs "임기 말 알박기" 비방전



선거전이 막바지로 향하면서 네거티브 공방도 치열해지고 있다. 당초 “깨끗한 선거를 치르자. 정책 선거를 하자”며 악수했던 두 후보는 투표일이 임박해오자 네거티브 선거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양 후보 선대위는 지난 23일 논평을 통해 “김태흠 후보가 2006년 7월 매입한 농지 두 필지를 불법 형질변경 및 무단 전용한 의혹이 있다”며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반면 김 후보 측은 “지난해 8월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때 아무 문제가 없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다급한 양 후보가 네거티브하고 있지만, 교체 여론을 잠재울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김태흠 후보 캠프도 “양 후보가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시기에 알박기, 코드인사를 하고 있다”며 “공공기관과 정부 산하기관 임직원 자리를 전리품처럼 나눠준 문재인 정권의 불공정한 인사 패착의 DNA(유전자)를 양 후보가 그대로 물려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천안에서 발생한 (박완주 의원의) 불미스러운 사건을 언급하지 않는 것은 깨끗한 선거, 정책선거를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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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충남 예산에서 국민의힘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오른쪽 둘째)와 이준석 대표가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 김태흠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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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 싸움…투표할 마음 싹 가신다”



이에 대해 부동층을 중심으로 “저렇게 싸움질만 해대니 투표하고 싶은 마음이 싹 가신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24일 천안시 불당동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30~40대 직장인들은 “민주당은 정권을 내준 뒤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해 지지하기 싫고, 국힘 후보는 마음에 들지 않아 기권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배재대 행정학과 최호택 교수는 “충남지사 선거는 민주당의 성비위 사건에 윤석열 대통령 취임 효과 등 여당에 호재가 많은 상황”이라며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간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투표함을 열어봐야 당락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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