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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제주삼다수, 지구 살리는 착한 물…1500억 투입 친환경 공장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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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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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탄소 순배출 0)을 위해 산업계가 대전환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 생수 시장 1위 브랜드인 제주삼다수를 생산·판매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2025년 준공을 목표로 '제주삼다수 친환경 팩토리(L6)' 건립에 나선다. 무라벨 제품이나 재생페트(PR-PET·MR-PET), 바이오페트(BIO-HDPE) 등 친환경 제품 생산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25일 제주도개발공사는 총 1500억원을 투자해 재생페트와 바이오페트, 질소 충전 등 친환경 원료를 사용할 수 있는 제주삼다수의 신규 생산라인 L6를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6 공장은 올해 하반기 입찰공고를 거쳐 내년 상반기 착공에 돌입해 2025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주삼다수는 바이오페트 등 친환경 원료와 혼합 생산이 가능한 설비와 장치를 도입하고 유연생산 시스템, 전자식 자동화 생산 체계를 구축해 친환경 제품 생산 기반이 마련되는 즉시 생산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제주삼다수 관계자는 "신규 생산라인이 완공되면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친환경 제품을 생산해낼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고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는 내용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을 시행했다. 세계에서 14번째로 탄소중립 이행체계를 법제화한 것으로, 이에 따라 국내 제조업체는 페트를 생산할 때 재생원료 사용 비율을 2030년까지 30% 이상으로 높이는 등 탄소 감축에 동참해야 할 의무가 생겼다.

이미 제주삼다수는 친환경 제품 생산과 자원순환 활성화 측면에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무라벨 제품인 '제주삼다수 그린'으로 비닐 폐기물 30t(2021년 기준)을 줄였고, 투명 페트병을 수거해 재생 섬유로 재활용하면서 70여 t의 이산화탄소 발생을 억제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화학적·물리적 재활용 페트를 비롯해 바이오 페트 등 친환경 포장재 개발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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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삼다수 재생페트 시제품 생산 모습. [사진 제공 =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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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는 친환경 제품 생산을 위한 기반 확충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예컨대 친환경 원료 전용 저장 창고(SILO)를 설치하고 일반 페트 원료와 구분해 관리함으로써 원료 혼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품질 불균형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병뚜껑(캡)도 친환경 바이오페트를 단독 또는 혼합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할 방침이다. 또 페트병 무게를 10% 줄여 연간 페트 사용량을 1693t 감축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런 가운데 L6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생산량이 8억병까지 늘어나 친환경 제품 비중을 높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제주삼다수가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친환경 포장재 사용이 확대되면 전체 시장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L6 공장에서는 모든 전력을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전환한다. 공장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존 대비 50% 감축하는 게 목표다.

공장을 건립하는 단계에서도 환경 영향을 줄일 계획이다.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진을 줄이고 건설 폐기물 감축에도 효과적인 '모듈러 공법'을 적용하는 것은 물론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해 공사기간을 대폭 줄인다는 방침이다. 친환경 팩토리 L6는 제주삼다수 '2030 JPDC 환경 가치 경영전략'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하기 위해 지난해 말 발표한 '한국형(K)-순환경제 이행계획'에 따르면 2023년부터 종이, 유리, 철은 물론 플라스틱 제조업체에는 재생원료 사용 의무가 부과된다. 특히 페트의 경우 2030년 이후에는 재생원료를 30% 이상 사용해야 한다. 제주삼다수 관계자는 "식음료 산업은 올해 재활용 원료 도입에 진지한 고민과 적극적 참여가 이뤄지는 원년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브랜드를 비롯해 많은 식음료 업계에서 주목하는 자원순환 방식은 식품용기에 쓰인 페트병을 세척·파쇄해 다시 페트병으로 재활용하는 일명 '보틀(Bottle·병) 투 보틀' 방식이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에서는 별도 기준이 없어 이 같은 방식의 재활용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자원순환 촉진과 국제적인 흐름에 따라 환경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5월 플라스틱 재활용 확대를 위해 식품용으로 사용된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해 식품 용기로 만들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고 올해 초 본격 시행에 들어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제주삼다수 관계자는 "향후에는 재활용 페트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정학 제주개발공사 사장은 "결국 자원순환 사회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 지원과 함께 화학기업들을 중심으로 하는 연구개발과 투자 그리고 식품 제조기업들의 연구개발을 비롯해 소비자들의 적극적 소비 참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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