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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민주당 지도부 ‘586 용퇴론’ 놓고 고성…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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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6 용퇴 논의하자”

“지도부 자질 없다”

“그럼 저 왜 앉혔나”

경향신문

동상이몽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거대책위원회 합동회의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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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선대위 합동회의서
“586 퇴장·팬덤정치 끊어야”
당 혁신 필요성 거듭 주장에
586 김민석 “독단적” 반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5일 ‘586(50대·80년대 학번·60년생) 용퇴론’을 포함한 당 쇄신안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586 정치인의 용퇴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은 “선거를 앞두고 내놓을 내용이 아니다”라고 반대했다. 박 위원장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연일 당 쇄신을 촉구하면서 당내 갈등이 본격화하는 조짐이다.

박 위원장은 국회 선거대책위원회 합동회의에서 “586의 사명은 민주주의를 이 땅에 정착시키는 것이었고, 이제 그 역할은 거의 완수했다.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2022년 대한민국 정치는 격차와 차별, 불평등을 극복하는 것이 목표”라며 “586의 남은 역할은 2030 청년들이 이런 이슈를 해결하고 더 젊은 민주당을 만들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같은 지역구 4선 이상 출마도 약속대로 금지해야 한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전날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 이유에 대해 “대선에서 졌는데도 내로남불도 여전하고 성폭력 사건도 반복되고 팬덤정치도 심각하고 달라진 것이 없다. 국민이 민주당을 어떻게 보실지 걱정이 됐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잘못된 팬덤정치를 끊어내야 한다. ‘검찰개혁 강행만이 살 길이다, 최강욱 봐주자’라는 식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팬덤이 무서워 아무 말도 못하는 정치는 죽은 정치”라며 “민주당이 극렬 지지층, 문자폭탄에 절대 굴복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거듭 당부했다.

박 위원장은 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최강욱 의원 징계 절차가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진 데 대해 “비대위의 비상징계 권한을 발동해서라도 징계 절차를 조속하게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의 선거 열세를 만회하려면 읍소 전략밖에 없다”며 “수도권 시·도지사와 선대위원장 공동으로 반성과 성찰, 당 개혁과 쇄신 방안을 담은 대국민 사과문을 채택하고 국민 앞에 발표하자”고 제안했다.

지도부는 공개 회의에서 정면충돌했다. 김민석 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은 “일부 팬덤의 잘못된 행태를 극복해야 하나, 권리당원의 권리 증진이 있었음을 놓치면 안 된다. 이게 민주정당의 발전상”이라며 “지도부 개인의 독단적 지시에 의해 처리되는 수준의 당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비공개 회의선 지도부 설전
윤호중·박홍근 “개인 행동”
박 위원장 “흔들림 없을 것”

비공개 회의에서는 고성이 오갔다.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도부 자질이 없다” “개인으로 있는 자리가 아니지 않나”라고 각각 말하며 회의장을 떠났고, 박 위원장은 “저를 왜 여기다 앉혀 놓으셨냐”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위원장은 586 용퇴론을 묻자 “당 쇄신 내용이기에 논의기구를 만들어 논의할 사안”이라며 “(박 위원장) 개인 행보에 당이 다 협의해줘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에서 “선거 앞두고 불리하니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얼마나 호소력이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신현영 대변인은 비공개 회의 직후 “586 용퇴가 인적 쇄신과 개혁에 성공적 결과를 담보하는지 논의한 후 국민에게 말씀드려야 한다”며 “성비위 징계도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결정하는 데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홍서윤 대변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견을 전제로 “적어도 선배 정치인이라면 함께하지 못함에 대해 부끄러워하셨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박용진 의원은 SNS에서 “박 위원장 옆에 함께 서겠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SNS에 “어떤 난관에도 당 쇄신과 정치개혁을 위해 흔들림 없이 가겠다”고 밝혔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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