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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한미 겨냥한 ‘북 미사일’…윤석열 정부 ‘안보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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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회담 뒤 귀국길에

북한, ICBM 등 3발 발사

윤 대통령 첫 NSC 주재

“중대 도발…실질조처 이행”


한겨레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지하의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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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5일 오전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등 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지 나흘 만이자, 윤석열 정부 출범 뒤 두번째 무력 도발이다.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통해 강력한 동맹 방어와 확장억제 등 대북 강경 기조를 밝힌 뒤 북한이 무력 과시로 긴장을 높이고 나선 것으로, 윤 대통령은 한반도 위기관리라는 과제에 본격적으로 마주하게 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6시, 6시37분, 6시42분께 북한이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총 3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오전 7시35분께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뒤 처음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한반도와 동북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국제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로 규정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정상 간 합의된 확장억제 실행력과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 등 실질적 조치를 이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정부는 이후 별도의 성명을 내어 “북한의 지속된 도발은 더욱 강력하고 신속한 한-미 연합 억제력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으며 북한의 국제적 고립을 자초할 뿐”이라고 북한을 압박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이날 오전 한국군은 현무-2 지대지미사일을, 미군은 육군전술단거리지대지미사일(ATACMS)을 1발씩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대통령실은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과 미-일 정상회담(23일) 직후에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을 “한-미 동맹에 대한 동시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1발과 단거리 미사일 2발을 차례로 섞어서 발사한 것을 미국 본토와 한국, 주일미군기지까지 모두 사정거리에 둔 도발로 본 것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기자 브리핑에서 “순방을 마친 바이든 대통령이 자국 영공에 진입하는 시점과 비슷하게 도발을 시작한 것은 한·미에 함께 던지는 전략적 메시지”라고 했다.

안보 분야 참모들은 연달아 미국·일본 관계자들과 접촉하며 정상회담에서 천명한 ‘강력한 안보동맹’을 부각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통화하며 △신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의 채택을 위한 공조 △추가 도발에 대비한 미 전략자산 전개 △한-미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조기 개최 등을 논의했다. 박진 장관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대신과도 통화하고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했다.

문제는 북한이 앞으로 7차 핵실험을 포함해 무력 행동 수위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김 1차장은 북한이 풍계리 등에서 7차 핵실험을 위한 핵 기폭 장치 시험을 하는 것이 포착되고 있다면서 “마지막 준비 단계가 임박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23일 미국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이번 정부의 대처는 이전 정부와 다를 것”이라며 북한 도발에 대한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음에도, 이날 대응 수위는 지난 정부의 대응 범위를 벗어나지는 않았다. 한반도 긴장 수위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리지 않으면서도 북한을 억제할 수 있는 실질적 수단이 많지 않은 탓으로 보인다. 김 1차장은 “오늘 비교적 절제되고 상호 긴장을 상승시키지 않는 국면에서 할 수 있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하면, 앞으로는 도발 양태에 따라 추가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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