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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저평가 기술주 많다…그래도 하락 2단계 남았다"[오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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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가 있었거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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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지수가 24일(현지시간)에도 2.3% 떨어지며 올들어 하락률이 28%로 확대됐다.

이는 S&P500지수의 올들어 하락률 17.3%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기술주 중심의 이 같은 급락세에 대해 2000년 닷컴버블 붕괴와 같은 깊고 오랜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CNBC가 다보스포럼에서 만난 투자회사 CEO(최고경영자)들은 그 같은 비관론에 대해 선을 그었다.

최근의 기술주 하락은 닷컴버블 붕괴와 다르며 질서정연한 조정에 가깝다는 의견들이다.

UBS의 CEO인 랠프 해머스는 "기술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디지털 모델은 소비자 서비스든 금융 서비스든 실체가 있기 때문에 여전히 정당한 것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20년 전 닷컴버블 때는 실체가 없는 종이에 적힌 사업 모델 뿐이었다"고 지적한 뒤 "지난 20년간 우리는 (기술로) 소매업과 금융사업에서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봤으며 이런 추세가 지금 일어나는 일(주가 급락) 때문에 중단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크레딧 스위스의 회장인 악셀 레만은 기술주의 일시적인 "조정"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장기적인 관점을 가져야 한다며 기술업종에는 여전히 "탄탄하고 견고한" 기업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밸류에이션 수준은 기본적으로 주식시장 전체적으로 떨어졌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이익을 내고 있다"며 "따라서 우리는 약간의 조정이 일어나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2000년 닷컴버블 붕괴와 비슷한 점도 있지만 근간의 기조가 지금은 훨씬 견조하다며 "사라지는 기업도 있겠지만 기술과 디지털화는 앞으로도 중요한 기본적인 추세로 남을 것이고 이는 새로운 사업 모델에서도 기업 리더들이 매우 중시하는 핵심 주제"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만 해도 저평가"


프라이빗 에쿼티 회사인 칼라일 그룹의 공동 창업자인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은 2000년 닷컴버블 때는 상당수 기업들이 매출도, 이익도 못 냈다고 지적한 뒤 "넷플릭스를 예로 들면 2억5000만명의 가입자를 가진 기업"이라고 비교했다.

이어 "넷플릭스가 몇 개월 전만큼 가치 있는 회사는 아닐지라도 내 생각에는 지금 주식시장에서 평가받는 것보다는 확실히 더 가치 있는 회사"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에 "과잉 반응하고 있다"며 지금 시장에 기회가 있으니 "바닥에서 사라"고 조언했다.

씨티그룹의 CEO인 제인 프레이저는 기술주 급락이 "놀랄 만큼 질서정연했다"며 "붕괴가 일어났던 글로벌 금융위기 때나 2020년처럼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빠져나가려고 출입문으로 달려 나가지 않았고 상당히 체계적인 하락이 이뤄지며 자산 배분에 변화가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증거로 회사채와 국채 발행이 "상당히 건설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각종 시장 지표들이 최근 증시 하락이 "전면적인 붕괴"가 아니라 "필요한 조정"에 더 가깝다는 사실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실적 전망 하향 시작될 것"

하지만 최근의 증시 하락이 닷컴버블 붕괴 만큼 심각하지는 않더라도 기술주가 좀더 조정을 거쳐야 할 것이란 의견도 여전하다.

세계 최대의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의 설립자이자 공동 투자책임자(CIO)인 레이 달리오는 고평가됐던 주식이 하락하며 버블이 꺼질 때 적정 수준에서 멈추는 법은 없으며 항상 저평가 영역까지 과도하게 내려간다고 지적했다.

기술주가 많이 하락하긴 했으나 더 떨어져야 바닥을 찾을 것이란 전망이다.

리서치 회사인 로젠버그 리서치의 사장이자 창업자인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최근 마켓워치에 기고한 글에서 경기 침체로 인한 약세장은 PER(주가수익비율)이 낮아지는 1단계와 기업들의 이익이 하향 조정되며 주가가 하락하는 2단계를 거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를 유발할 것이라며 기업들의 이익이 줄며 주가가 하락하는 약세장 2단계가 남아 있다고 봤다.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는 지난 16일 기술기업들이 최근 채용 규모를 줄이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며 기술기업들의 이익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올 1분기 실적을 보면 기업을 대상으로 한 클라우드 사업이 고성장을 계속하며 실적을 떠받쳤는데 기업들이 비용에 예민해지며 지출을 줄이기 시작하면 기술기업들의 실적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벤처캐피탈인 a16z의 데이비드 조지는 지난 14일 트위터에 스타트업 기업들은 재정 현황을 재평가하고 지출 계획을 재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술주 낙관론자 중 한 명인 웨드부시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지난 13일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 벌써 기술기업의 이익 전망치가 상당폭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기술기업 주가가 실적 경착륙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라보드 증권의 대표인 닐 캠플링은 CNBC와 인터뷰에서 "기술기업들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떤 비용을 들여서라도 매출액을 늘리려 했는데 이제는 다시 비용을 관리해 이익률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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