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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낚시꾼 바늘에 걸린 필로폰 투약 주사기…경찰 마약사범 2명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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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A씨 검거 과정에서 해경이 압수한 마약주사기. 남해해경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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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데…. 이건 분명 문어다!”

지난해 11월 9일 오후 부산 중구 부산항만공사 근처 부두. 60대 낚시꾼 A 씨는 바닥까지 내려간 낚싯바늘에 뭔가 걸려들면서 낚싯대가 크게 휘자 월척을 낚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물 밖으로 나온 것은 검은 봉지 하나 뿐이었다. 쓰레기인가 싶어 봉지를 열었더니 주사기 다발과 천으로 꽁꽁 싸인 돌멩이가 나왔다.

A 씨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봉지 속 주사기 62개를 감식했고, 그 결과 모든 주사기에서 필로폰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은 주사기 바늘 등에 묻은 혈흔을 채취한 후 유전자(DNA)를 분석해 조직폭력배 B 씨와 그의 지인 C 씨를 필로폰 투약자로 특정했다.

마약 투약 전과가 있는 이들은 지난해 8월 처음 만난 뒤 주로 B 씨의 집에서 필로폰을 투약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평소 낚시를 즐기던 B 씨는 지난해 11월 초 자신의 집에서 보관하던 주사기를 바다에 던져 증거를 인멸하기로 했다. 주사기가 영원히 가라앉도록 돌멩이도 함께 봉지에 넣어 완전범죄를 꿈꿨지만, 이들의 범행은 결국 낚시꾼 때문에 들통났다.

남해해양경찰청 마약수사대는 B 씨와 C 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에게 필로폰을 제공한 전달책을 뒤쫓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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