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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바이든 귀국길 맞춘 ‘의도적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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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5일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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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5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한 것은 계획된 타이밍에 맞춘 의도적 도발이란 분석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일본 방문을 마치고 돌아가는 시간에 맞춘 무력 시위라는 것이다.

북한이 이날 종류가 다른 탄도미사일 3발을 섞어 쏜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 이어 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뒤 워싱턴DC에 도착하기 2시간 전이다. 한·미, 미·일 정상회담,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협의체) 정상회의에서 나온 대북 대응에 대한 불만을 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이 대표적인 대북 적대시 정책으로 꼽는 한·미연합훈련과 미국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2일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오산 기지 내 항공우주작전본부(KAOC) 작전조정실을 방문했다. KAOC는 한국형 3축 체계(킬체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대량응징보복)를 운용하는 핵심 지휘통제 기구다. 지난 23일 미·일 정상회담과 지난 24일 쿼드 정상회의에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협력이 강조됐다. 미국을 중심으로 동맹국들이 규합해 강경 대북 대응 움직임을 보이자 북한도 무력 시위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은 지금의 현상을 변화시키고 싶을 것이고, 현상 변화를 위해 가만히 있어서는 안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북·미, 남북관계, 대북 제재, 코로나19 상황 등이 이 같은 ‘현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에 대해 “대남, 대일, 대미 등을 사정권에 둔 핵무력의 다종화를 과시하는 한편 한·미·일의 대북강경책에 대한 강 대 강 맞대응 전략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한반도 문제 주도권은 미국이 아니라 북한이 갖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는 의도도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코로나19 발열 환자 사실을 첫 공개한 북한은 지난 20일을 정점으로 지난 나흘 간 신규 환자 수가 10만명대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신규 사망자 수는 이틀째 ‘0명’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공개하면서 코로나19 상황과 별개로 무력 도발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기에 맞춰 7차 핵실험을 비롯한 추가 도발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풍계리 핵실험장과 다른 장소에서 7차 핵실험을 준비하기 위한 핵 기폭 장치 작동 시험을 하고 있는 것이 탐지되고 있다”며 “하루 이틀 내에 핵실험이 일어날 가능성은 작지만, 그 이후 시점에선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의 무력 도발은 한국 정부의 대북 코로나19 지원 추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고위 관계자는 “통일정책이나 남북관계 정책은 국민 여론과 따로 갈 수는 없다”면서 “이런 식으로 계속 도발하면 부정적 상황이 엄중하게 되고 국민 여론이 굉장히 나빠질 텐데 이런 부분을 정책에 반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남북 코로나 방역협력 방안 세미나’ 모두발언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한반도와 동북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국제 평화와 안전을 중대하게 위협하는 도발행위”라며 “북한이 이러한 도발로 인해 직면하게 되는 것은 더 강화된 한·미동맹의 억제와 추가적인 불이익 외에는 없다”고 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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