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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뮤지컬 ‘아이다’에는 베르디 ‘개선행진곡’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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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7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서 공연

작곡 맡은 엘턴 존, 베르디 음악 극복하고자

아프리카 전통 악기 활용한 새 노래 만들어


한겨레

24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뮤지컬 <아이다> 출연 배우가 참석한 가운데 프레스콜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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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시즌에선 한 나라의 공주로 강인한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번엔 사랑과 조국을 놓고 갈등하는 감정을 좀 더 섬세하게 표현했다.”

배우 윤공주는 24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열린 뮤지컬 <아이다> 프레스콜에서 이번 시즌에서 달라진 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뮤지컬 <아이다>는 이집트에 포로로 끌려온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 이집트 파라오의 딸 암네리스, 이 세 사람의 엇갈린 사랑과 우정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라다메스는 아이다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아이다는 암네리스와 약혼한 라다메스를 피하지만 끌림을 거부하기 힘들다.

아이다를 맡은 윤공주는 “신기하게도 관객이 (전작과 다른 차이를) 느껴주시더라. 저희의 엇갈린 사랑이 더 잘 표현되고 전달된 것 같다”고 했다.

라다메스 역의 최재림도 이번 시즌에서 달라진 점에 대해 “전체적으로 대사 톤이나 움직임에 힘을 뺐다. 좀 더 자연스럽고 현실스럽게 접근하려고 작업했다. ‘강인한 공주 아이다, 남자~ 남자~ 라다메스’라는 인물보다 서로가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과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했다.

같은 라다메스를 맡은 김우형 역시 “우리 작품의 대사가 조금 어렵다. 일상적인 언어가 아니라 감정을 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우끼리 눈을 바라보면서 대화해보자고 했다. 그런 섬세한 감성이 객석에 잘 전달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번 작품은 감히 역대 가장 좋은 질감인 것 같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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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아이다> 공연 장면. 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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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아이다>는 같은 이름의 오페라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2000년 브로드웨이에서 처음 공연됐다.

우리나라에선 2005년 초연된 뒤 5차례 시즌 동안 856회 공연, 누적 관객 92만명을 모으며 사랑받은 작품이다. 2020년 3월 마지막 시즌을 준비했던 뮤지컬은 팬데믹으로 온전하게 ‘안녕’을 고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 다시 돌아오게 된 것이다.

아이다를 맡은 전나영은 마무리 짓지 못한 지난 시즌 공연을 떠올리며 “막공(마지막 공연)을 하지 못해 ‘<아이다>가 끝이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 공연해드릴 수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라다메스의 아버지이자 야심가인 조세르 역을 맡은 박시원은 “2년 반 만에 무대 3층까지 꽉 찬 모습을 보고 눈물 날 뻔했다. 처음에 좀 긴장했는데 (공연을 찾아주신 관객) 1700명을 이겨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무대에 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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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아이다> 공연 장면. 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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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프레스콜에서 선배 배우들은 입을 모아 후배 기 살리기에 나섰다. 윤공주는 “후배들이 너무 잘하고 실전에 강한 체질인 것 같다”며 “기본이 탄탄하고 관객과 교감하는 부분에서도 정말 잘한다”고 했다.

김우형도 “후배가 선배보다 연기를 잘하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드는데, 김수하와 민경아의 무대가 바로 그렇다. 후배 연기를 계속 보는 게 행복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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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아이다> 공연 장면. 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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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국정원장직에서 물러난 뒤 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늘 밤 뮤지컬 <아이다> 관람으로 다시 일상을 시작한다”는 글을 올리자, 몇몇 매체에선 박 전 원장이 <아이다>의 ‘개선행진곡’을 들으며 공직생활을 정리한다는 기사를 올렸다. 하지만 뮤지컬 <아이다>에는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의 유명한 ‘개선행진곡’이 나오지 않는다.

뮤지컬 <아이다>는 팝의 거장 엘턴 존이 작곡을, 뮤지컬 음악의 전설로 불리는 팀 라이스가 작사를 맡았다. 엘턴 존은 <아이다>를 작업하면서 베르디 음악을 극복하기 위해 일부러 오페라 <아이다>의 멜로디나 클래식한 선율을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아프리카 전통 악기를 활용한 음악에 알앤비(R&B)·가스펠·록·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를 섞어 만든 21개 넘버(노래)를 만들었다.

<아이다>는 8월7일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관객과 만난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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