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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586 용퇴' 쇄신안 요구 박지현…지방선거 득실 놓고 파장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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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톱 윤호중과 회의서 정면 충돌…당 지도부 내홍 확산 조짐

"팬덤 정치 끊고 가야" vs "몇몇 사람이 논할 얘기아냐"

뉴스1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거대책위원회 합동회의에서 어두운 표정을 보이고 있다. (공동취재) 2022.5.2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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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대국민 사과와 주중 공개하기로 한 당 쇄신안을 두고 당내 후폭풍이 일고 있다. 6·1 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내에서 이어지고 있는 내홍이 선거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다른 지도부와 충분한 협의 없이 대국민 사과를 진행하고 쇄신안 발표를 약속한 박 비대위원장을 놓고 당내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다음 날인 25일 민주당 내부에서는 적지 않은 파열음이 불거졌다.

박 위원장이 이날 '586 정치인' 용퇴론과 성비위 논란에 휩싸인 최강욱 의원에 대한 징계를 거듭 강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는 박 위원장의 평소 소신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586 정치인의 용퇴를 논의해야 한다"며 "586의 사명은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이 땅에 정착시키는 것으로 이제 그 역할은 거의 완수했다.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방선거를 위해서라도 처절한 반성과 사과가 필요하다며 수도권 선대위원장의 사과문 작성을 다시 꺼내 들었다. 지방선거에서 조금이라도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이 방법 말고는 없다는 게 박 위원장의 생각이다. 특히 내로남불 언행과 팬덤 정치를 끝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박 위원장의 발언에 선대위 회의에서는 즉각 불쾌감이 터져 나왔다. 대표적인 586 정치인들과 궤를 같이해 온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입장에서는 듣기 거북할 수 있는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이날 선대위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 회의장 밖으로 책상을 내리치는 소리와 고성이 터져 나왔다. 관계자 등에 따르면 박 위원장을 제외한 지도부는 협의 없는 공개 발언과 발언이 가져올 무게 등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박 위원장도 비대위원장으로 할 수 있는 말이었다고 받아쳤다.

당 지도부는 박 위원장이 지방선거가 코앞인 상황에서 굳이 당내 분란을 만들어야 하겠냐는 입장이다. 더욱이 이 같은 분란은 지지층 결집에 전혀 득이 될 것이 없고 계파와 세대 간 갈등만 증폭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위원장도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윤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위원장의 의견에 대해 "선거를 앞두고 몇 명이 논의해서 내놓을 내용은 아닌 것 같다"며 "앞으로 당의 쇄신과 혁신에 관한 내용이기 때문에 당의 논의 기구가 만들어지고 거기서 논의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강욱 의원의 비상징계 권한 발동과 관련해서도 "관련 논의는 더 이상 없었다"며 "그 사안이 윤리심판원으로 넘어가 있고 그렇게 징계 절차를 넘긴 것도 비대위 의결 사항"이라고 말해 사실상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양쪽 모두 지방선거에 득이 되려는 뜻은 같지만 방법론에선 견해를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당내 의견도 갈리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박 비대위원장의 옆에 함께 서겠다"며 "박 위원장의 솔직하고 직선적인 사과가 국민들께는 울림이 있었으리라 본다"고 적었다.

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장인 노웅래 의원도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국민들에게 다가가려는 몸부림"이라며 "우리가 불리해 보이고 승기를 잡을 만한 모멘텀이나 전환점을 못 찾고 있으니 국민들에게 진심을 전달하고 싶다는 뜻이 있었던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반면 박홍근 원내대표는 "선거를 앞두고 불리하니까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국민에게 얼마나 소구력이 있을지 돌아봐야 한다"며 "우리의 부족을 진정성 있게 반성하고 개선해야 하는데 우리 스스로 프레임을 가둘 수 있는 지점들을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sanghw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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