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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영상M] "돈다발 세는 모습에 피해자인줄‥" 잡고보니 '보이스피싱 수거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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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M 기계 앞으로 다가오는 검은색 겉옷을 입은 중년 남성.

안경까지 고쳐쓰고 한참동안 ATM 기계를 들여다보더니 가방에서 현금 뭉치를 꺼냅니다.

때마침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들이 ATM 기계를 누르는 이 남성을 둘러쌉니다.

경찰에 이 남성을 신고한 사람은 건물 관리인 박 모 씨.

CCTV를 들여다보며 건물 곳곳을 살피던 박 씨는 지하에서 허름한 옷차림의 중년 남성을 발견했습니다.

이 남성은 5만원권 돈다발을 세고 있었습니다.

<"이상하다? 요즘 저렇게 현금을 많이 갖고 다니는 사람이 없는데‥">

대부분 신용카드를 들고 다니는 요즘, 현금 돈다발을 꺼내 송금하는 모습이 낯설었던 겁니다.

'젊은 사람들도 보이스피싱을 당한다'는 뉴스가 떠오른 박 씨.

이 남성이 혹시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아닐까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ATM 기계 앞에 서있는 남성을 보며, 이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결국 박 씨는 112에 "어떤 남성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하는 것 같다"며 신고했고 5분만에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알고보니, 이 60대 남성은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아니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현금 수거 담당이었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자신들을 '서울중앙지검 소속 검사'라고 속이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피해자의 통장이 범죄에 연루됐다면서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현금을 건네라"는 수법입니다.

이들에게 속은 피해자로부터 7백만 원을 건네받은 이 60대 남성은 100만 원을 송금하고 나머지 돈을 보내려다, 피해를 막으려는 건물 관리인에게 덜미를 잡힌 겁니다.

경찰 조사에서 남성은 단기 아르바이트 공고를 보고 일자리를 구했다고 했습니다.

"보이스피싱 범행인 줄 몰랐다"는 겁니다.

그러나 조사 과정에서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내역 등을 확인한 결과, 남성은 보이스피싱 범죄 사실을 이미 알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이 남성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영상제공: 경기남부경찰청)

김정우 기자(citize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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