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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SKT, ‘양자안전망’ 시대 연다…’퀄컴·인텔, 보고 있나’ [IT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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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암호분야 강소기업들, QRNG 칩 적용제품 R&D 및 출시 활발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서버 기반에서 시작해 칩 형태로 구현한 후 반도체간 원칩화에도 나섰다. 내년 하반기가 되면 차세대 양자난수생성(QRNG) 단계로 나아간다. 궁극적으로는 하드웨어 제약을 벗고 소프트웨어(SW) 기반 라이선스 모델(IP)로 퀄컴과 인텔 등에게 대체 가능한 보안 IP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김동우 SK텔레콤 팀장은 지난 24일 서울 을지로 삼화빌딩에서 열린 ‘양자암호 생태계 조성 설명회’에서 그간의 QRNG 발전 과정과 함께 향후 로드맵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중장기적으로 QRNG 기술 고도화와 사업화 관련 중장기적으로 소프트웨어(SW) 기반 IP를 완성해 산업 전반에 양자가 흐를 수 있는 길을 열겠다는 것.

그는 “QRNG는 양자 기술이기에 기술적 발전이 지속돼야 하고, 모든 것들을 컨트롤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재 시장에서 잘하고 있는 강소기업들과의 상생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시장 확대와 제품 단변화가 가능하다면 그간 쌓은 국내 레퍼런스를 가지고 해외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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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김동우 SK텔레콤 팀장, 엄상윤 IDQ 한국지사장, 김한직 케이씨에스 상무, 유미영 옥타코 이사, 김희걸 비트리 부사장 [사진=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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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실 박차고 나온 QRNG…세상 빛 보다

양자난수생성(QRNG) 기술은 빛을 이옹해 예측 불가능한 난수를 생성시키는 기술이다. 2001년 스위스 제네바 대학교에서 스핀오프한 IDQ가 2002년 세계 최초로 양자난수생성기를 출시한 바 있다. 양자물리학에 관심있는 4명의 창업자인 니콜라스 지생, 올리버 구인나드, 그레고리, 리보디, 후고 즈빈덴에 의해 창설된 IDQ는 2018년 SK텔레콤이 지분 투자를 통해 자회사로 성장하고 있다.

다만, 당시 QRNG는 책상을 차지할만큼 컸다. 상용화보다는 실험실 수준이었던 것. 이에 SK텔레콤과 IDQ는 국내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독보적인 업력을 쌓은 비트리와 함께 반도체 설계라는 도전에 나섰다. 좁쌀만한 작은 칩에서 LED와 그에 따른 센서까지 넣어야 하는 작업은 말 그대로 큰 어려움이 따르는 고행길이었다.

칩셋 안에서 LED 광원부가 빛(양자)를 방출하면, 이 빛을 CMOS 이미지센서가 감지해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난수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김희걸 비트리 CTO(부사장)은 “지난 2016년 첫 제안을 받았을 때 황당했다"라며, “우리가 영위하는 CIS 사업은 빛에 의한 포톤의 노이즈를 어떻게 해서라도 줄여야 하는 기술인데, QRNG는 반대로 노이즈를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상식을 뒤집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어떻게든 반도체로 설계하자는게 1차 목표였는데 2년간의 개발을 통해 동작이 가능하다는 것을 실현했다”라며, “다시 모바일 대상으로 설계 해보자는 목표를 세웠으나 스마트폰의 신뢰성 기준이 매우 높기 때문에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으나 또 2년간의 노력을 통해 ‘갤럭시 퀀텀’이라는 제품까지 나아갔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1단계로 지난 2018년 사물인터넷(IOT)과 차량용, 서버를 기반으로 한 QRNG 1세대 반도체를 설계한데 이어 2단계인 모바일 제품까지 섭렵하게 된 셈이다. 삼성전자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갤럭시 퀀텀’은 현재까지 3세대 모델까지 출시된 상태다. 이후 글로벌 확산을 도모하고 있다.

김동우 팀장은 “차기 단말은 갤럭시 퀀텀3가 나온지 얼마되지 않아서 이르기는 하나 우호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라며, “베트남에서도 성공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글로벌 제조업체와도 단말 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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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SKT 혁신사업개발1팀 리더가 24일 언론 설명회에서 SK텔레콤과 국내 암호분야 강소기업들의 협업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S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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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칩화 도전…활용도 높인다

더 나아가 SK텔레콤은 국내 강소기업과 함께 3단계에 진입했다.

암호칩으로 국정원으로부터 전체 2등급 암호모듈검증(KCMVP) 인증을 획득한 케이씨에스와 함께 QRNG와 암호통신기능의 반도체를 하나로 합친 ‘양자암호 원칩’을 개발하고 있다. 케이씨가 개발한 KEV7칩에 QRNG를 접목시키는 형태로 인증과정을 단축하고 원가 비용 등을 낮춰 상품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한직 케이씨에스 ASIC사업부 영업총괄(상무)는 “KEV7칩에는 암호엔진이 내장돼 있으며 QRNG는 암호키 역할을 해서 도둑이 와서 금고를 털어가려고 해도 키 탈취가 어려워 상당히 높은 보안성을 획득할 수 있다”라며, “원칩화를 통해서 보안은 더 강력해 질 수 있기 때문에 국방 사업 등에서도 두루 쓰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사는 양자암호 원칩으로 드론 등 국방 무기체계사업, 한국전력 등 공공기관 사업, 월패드 등 홈네트워크 보안 시장 등의 진출을 추진한다. 내년 1분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QRNG 칩 자체도 고도화를 이룬다. 공정기술을 개선해 크기를 종전보다 15분의 1로 줄이고 LED 밝기를 향상시켜 활용도를 더 높인다. 양자난수생성을 2배로, 속도도 배가시킨다. 적용범위도 확대해 모바일뿐만 아니라 작은 IoT 기기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크기와 비용이 잠소해야 하는데 시장확대를 통해서 가격을 낮추는 작업 역시 병행한다.

김희걸 부사장은 “차세대 QRNG는 2024년을 목표로 요구사항을 받아들여 어떻게 구현할지에 대한 중심잡기 작업이 한창이다”라며, “차세대 칩을 통해서 비용과 크기 감소뿐만 아니라 전력 효율성도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패키징 방식도 바꿔 보다 심플한 공정으로 수율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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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의 QRNG 사업 현황 [사진=S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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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P 사업 꿈 꾼다…글로벌 이미 순항 중

SK텔레콤의 궁극적인 4단계 목표는 칩인칩(원칩)과 같은 하드웨어 제약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기반 IP를 확보해 전 산업에 적용시키는 것이다. 말 그대로 양자 DNA를 글로벌 전 산업에 심겠다는 것.

김 팀장은 “퀄컴 등과도 논의를 계속해고 있지만 하드웨어 상의 제약이 따른다”라며, “중장기적으로 기술개발 확장에 나가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레퍼런스를 마련해 해외 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생체인증 벤처기업인 옥타코는 지문인식 보안키 ‘이지퀀트’에 QRNG를 적용했다. 온라인 인증 서비스 기반 카드형 지문보안키(FIDO)에 QRNG 기술을 접목했다.

옥타코는 QRNG가 결합된 FIDO 기술로 마이크로소프트 MS365나 구글 클라우드 등 글로벌 오피스 플랫폼과의 연동과 글로벌 기업, 미국 연방정부 인증 서비스까지 공략할 예정이다.

유미영 옥타코 이사는 “인도 대국민 인증 서비스인 아다하르 프로젝트를 겨냥한 QRNG 지문 인증장치를 개발해 글로벌 거대 시장 진출도 타진할 계획”이라며, “인도 STQC 인증 테스트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문기 기자(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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