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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동생 한지민 뛰어넘었다…다운증후근 배우 정은혜, '우블스'에서 터진 존재감 [TEN스타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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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유나의 듣보드뽀》
한국 드라마 최초 다운증후군 배우 정은혜
한지민 쌍둥이 언니로 등장
캐리커처 작가로 활동 '반전 이력'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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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혜 작가./사진제공=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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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짧은 등장이었지만, 존재감은 그 누구보다 강렬했다. 베일에 싸여 있던 한지민의 비밀이 그의 쌍둥이 언니라는 존재였고, 그 존재가 다운증후군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 무엇보다 국내 드라마에서는 처음으로 실제 다운증후군 배우가 연기에 도전해 뜨거운 응원을 받고 있다.

다운증후군 배우 정은혜는 지난 22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1년 차 해녀 이영옥(한지민 분)의 쌍둥이 언니 영희로 처음 등장했다. 앞서 이영옥은 누군가에게 '보고 싶다', '언제 보러 올 거냐', '사랑해' 등 메시지를 받고 이름 없는 발신자로부터 전화가 와 과거 비밀이 무엇일지 궁금하게 했다. 그동안 밝혀진 과거는 화가였던 부모님이 12살 때 돌아가셨다는 것과 함께 이영옥이 말한 '재앙', '하나뿐인'이라는 의미심장한 단어들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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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우리들의 블루스'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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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4회서 드디어 '재앙'의 존재가 밝혀졌다. 영희는 영옥의 숨겨진 가족으로, 쌍둥이 언니이지만 다운증후군이 있어 동생과 떨어져 지내는 인물이었던 것. 영희를 맡겨놨던 시설이 리모델링하면서 일주일간 그를 맡게 된 영옥은 버거워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공항서 만난 언니 영희에게 뽀뽀하며 하나밖에 없는 피붙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2005년 영화 '사랑해 말순씨'에서는 다운증후군 배우 강민휘가 출연했고, 2018년 뮤지컬 '위대한 쇼맨'에서 왜소증 배역을 왜소증 배우 김유남이 연기했지만, 드라마에서는 아직 장애인 역할을 비장애인이 연기로 표현해왔다. 외국에는 장애 연기를 장애인이 직접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은 왜 없을까 고민했다는 노희경 작가. 그의 첫 시도는 그야말로 성공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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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우리들의 블루스'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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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블루스'를 통해 첫 드라마 연기에 도전한 정은혜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그림 그리고 뜨개질하는 실제 모습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안정감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영옥과 연애하는 정준(김우빈 분)에게는 "마음에 안 든다"고 투정을 부려 웃음을 자아내기도.

생각지도 못한 정은혜의 등장은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으로 이어졌고, 그가 실제로 8년간 그림을 그려온 캐리커처 작가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더욱 관심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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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정은혜 작가가 그린 '우리들의 블루스' 노희경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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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문화재단 잠실 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로 활동 중인 정은혜는 2016년부터 경기도 양평 문호리 리버 마켓에서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 '우리들의 블루스'를 집필한 노희경 작가를 비롯해 무려 4000명의 얼굴을 그려낸 '니얼굴' 작가로 유명하다. 유튜브 채널 '니얼굴 은혜씨'를 통해서도 일상을 공유 중이다. 그의 어머니 역시 만화 '또리네집' 작가 장차현실로, 다운증후군 딸을 키우는 일상을 담기도 했다.

극 중 이영희 역시 그림을 그리고 작가를 꿈꾸는 인물. 이에 실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듯 극 안으로 들어온 정은혜의 모습은 그 누구보다 깊은 울림과 감동을 자아냈다. 시청자들 역시 그의 유튜브 채널 댓글을 통해 뜨거운 응원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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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블루스' 단체 포스터./사진제공=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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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블루스' 제작진 역시 방송 후 '검은 공백'이었던 사진 자리를 15번째 주인공 정은혜가 채운 '안녕 단체 포스터'를 새롭게 공개했다. 사진 속 정은혜는 양 갈래 머리를 하고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고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와 함께 제작진은 "장애가 있는 가족을 둔 영옥의 아픔, 영옥은 몰랐던 영희의 마음, 바다 같은 정준의 사랑까지. 세 사람이 서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감정을 공유하고 관계를 만들어가는지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그동안 다양한 인물들의 옴니버스 서사를 통해 "살아있는 우리 모두 행복 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던 노희경 작가. 그러나 다소 공감을 얻지 못하는 캐릭터들의 서사로 호불호가 갈렸던 상황. "말을 안 해서 그렇지. 한 집 건너 한 집 다 그래. 그거 별거 아냐"라는 해녀 혜자(박지아 분)의 말처럼 조은혜의 서사는 응원받아야 할 삶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울림을 제대로 전달했다. 이병헌, 한지민, 김우빈, 신민아 등 내로라하는 톱스타들이 대거 참여했지만,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만큼은 조은혜의 존재감이 그 누구보다 크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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