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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인터뷰] '헤어질 결심' 탕웨이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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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경쟁부문 '헤어질 결심' 탕웨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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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헤어질 결심'의 배우 탕웨이가 칸 현지에서 국내 매체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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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헤어질 결심' 팀이 칸 현지에서 국내 매체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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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 탕웨이에 처음 글씨를 쓴 분이 바로 박찬욱 감독님 입니다."

배우 탕웨이가 11년 만에 한국 영화에 출연했다. 이번에는 박찬욱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그리고 곧장 제75회 칸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이하 칸영화제)에 입성했다. 올해 경쟁부문 초청작으로 월드 프리미어 공개 직후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헤어질 결심(박찬욱 감독)'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안 감독의 '색, 계'와 김태용 감독의 '만추', 그리고 2014년 베니스영화제 폐막작 '황금시대' 등 작품을 통해 복잡하고 농밀한 감정을 탁월하게 표현해 내며 세계적 배우로 입지를 다진 탕웨이는 '헤어질 결심'에서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 앞에서도 쉽사리 동요하지 않는 사망자의 아내 서래로 분해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 해준이 자신을 의심하는 것을 알면서도 망설임 없이 그를 대하는 모습으로 '인간 물음표'의 모습을 보인다.

특히 상대를 당황케 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태연함을 잃지 않는 서래는 무엇이 진실이고 진심인지, 어떤 모습이 진짜인지 단 한순간도 정답을 내릴 수 없게 만드는 변화무쌍한 매력으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동시에 모두의 마음을 뒤흔든다. 탕웨이 캐스팅을 위해 박찬욱 감독은 서래를 중국 여인으로 설정하고, 시나리오 완성 전부터 탕웨이를 만나 구술로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탕웨이는 그 기대에 버금가는 호연으로 우리가 보고 싶고 만나고 싶었던 탕웨이의 분위기를 마음껏 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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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헤어질 결심'의 배우 탕웨이가 칸 현지에서 국내 매체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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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헤어질 결심'의 배우 탕웨이가 칸 현지에서 국내 매체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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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월드 프리미어로 첫 상영된 후 뜨거운 호평을 받고 있다.

"사실 지금 나는 그런 평가를 거의 보지 못했다. 아직 칸 일정이 더 남아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이 나올 것이라 기대한다."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은 어떤가.

"칸에서 본 것이 세 번째였다. 물론 큰 스크린으로 본 것은 처음이다. 음향 등 효과들이 너무 좋더라. 감독님께서 프리미어 전 날 '이전에 두 번을 봤지만 그건 다 잊어라. 내일 극장에서 보고 작품을 평가해 달라'고 하셨는데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알겠더라. 무엇보다 유럽에서 상영한 것 아닌가. 유럽 사람들이 웃는 포인트는 우리와 다르다는 생각도 했다. 진짜 재미있었던 건, 관객들은 웃지 않는데 감독님과 나, (박)해일 씨는 저 장면이 어떤 장면인지 더 잘 아니까 동시에 참았던 신들이 있다. 내용과 상관 없이 우리들만 웃긴 포인트들이 있으니까. 그런 경험이 인상 깊었다."

-기자회견에서 '감독님의 작품으로 인해 완전해졌다'는 말을 남겼다. 어떤 지점에서 그런 감정이 들었나.

"나 '완전!'이라는 단어는 완벽하게 알아 듣는다. '완전 안전!'(웃음) 음…. 딱히 어떤 때는 아니고 순간적으로 딱 오는 느낌이었다. 이것을 말로 설명하기는 너무 힘들다. 한 10년 뒤에는 설명할 수 있을까? 하하. 나도 배우로서 살아온 생애가 있기 때문에 영화를 보고 나서 그런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 감독님께 너무 감사한 것은, 현장에서 굉장한 인내심이 필요한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특히 언어 문제로. 내 입장에서 '이 분은 지금 화나셨을텐데' 싶을 때도 감독님은 단 한번도 그런 표현을 하지 않고 웃어주시면서 끝까지 참아 주셨다. 진심으로 감격적이었다.

그리고 작품을 선보이면 '영화에 대해, 혹은 인물에 대해 설명해 달라'는 질문을 많이 듣는데, 나는 작품과 인물에 대해 심도 깊게 이야기하는 재주가 없다. 칸에 와서 영화 이야기를 하는 것도 좋지만, 나는 감독님, 해일 씨와 다시 만나 셋이 모여 있는 이 순간 자체가 더 즐겁다. 영화의 대사를 빌어 '우리가 한 마디라도 하려면 살인 사건 정도는 일어나야 하죠'라고 하는데, '이 분들과 가장 즐거운 순간을 느끼려면 깐느 정도는 와야 하는구나' 싶더라.(웃음)"

-강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상영이 끝나고 (정서경) 작가님이 해주신 말이 있다. '칸에 오기 전에는 이 영화로 뭐든지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결과물 자체로 이미 상을 받은 것 같다' 그 말로 나의 대답도 대신 하겠다.(웃음) 그리고 개인적으로 더 좋았던 건, 영화제 측에서 황금카메라상 후보에 오르는 신인 감독 분들에게 보여주는 올해의 경쟁작으로 '헤어질 결심'을 선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것 만으로도 영예롭고, 좋은 작품으로 인정을 받은 것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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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헤어질 결심'의 배우 탕웨이가 칸 현지에서 국내 매체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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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헤어질 결심'의 배우 탕웨이가 칸 현지에서 국내 매체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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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인자한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는 말이 나온다. 스스로는 바다와 산 중 무엇을 더 좋아하나.

"어렸을 때 내가 살았던 지역이 호수와 산이 같이 있는 곳이었다. 산 밑에 있는 호숫가에서 살았다. 그래서 그런 공간이 나에게는 가장 편하다. 산과 맑은 물이 함께 있는 그런 곳을 좋아한다.(웃음)"

-극중 발음하는 한국어는 일반적인 조선족이 쓰는 한국어와도 확연하게 다르다. 의도하고 훈련을 받았나.

"감독님을 따라했다. 감독님이 녹음해준 파일을 들으면서 감독님이 하라는대로 했다.(웃음) 감독님께서 모든 대사에 대한 단어 하나 하나를 녹음해 주셨고, 난 그걸 휴대폰 저장해 두고 항상 들었다. 거기에 감독님의 억양, 이야기를 할 때 호흡, 리듬 등이 다 그대로 있었다. 그래서 지금 내 한국어 실력은 백지인데, 탕웨이라는 백지 위에 누가 처음 글씨를 썼다 한다면 그 분이 감독님이다."

-따로 조언을 구한 사람은 없나.

"없었다.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 그냥 듣고 익혔다. 공부를 했던 말들은 중국어로 번역해 '이 단어는 이런 뜻, 이렇게 붙었을 땐 이런 뜻'이라고 알기는 했지만 거기에서 더 깊은 뜻을 계속 파내는 작업을 했다. 중국어 대본이 있는데 보면 공부하느라 빽빽하고 새까맣다. 원래 대본이 안 보일 정도다.(웃음)"

-박찬욱 감독 말로는 '탕웨이는 단순히 대사만 외우는 것이 아니라 문법부터 익힌다'고 하던데.

"'이 영화에 나오는 단어, 글자 하나라도 지나가듯이 하는 것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어떤 말이든 굉장히 의미 있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하나만 틀려도 다 무너질 것 같았다. 중국에 '천리를 가려면 첫 걸음부터 시작해야 갈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이번엔 한국어였지만, 영어 등 다른 나라 언어로 연기를 할 때도 똑같았다. '힘들어도 차근차근 하나하나 가야 먼 길을 갈 수 있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현장에서 '이 말이 맞나? 어떡하지? 진짜?' 하면서 이해가 안 될 때도 있었다. 화가 나서 혼자 막 '얘는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왜 이러지?' 탁자를 막 치다가도 '아니야. 해야지. 난 연기하는 거잖아' 마음을 다잡고 촬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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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헤어질 결심'의 배우 탕웨이와 박해일이 칸 현지에서 국내 매체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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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한국에 있으면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서.

"중국에 있다. 내가 외동딸이다. 부모님이 중국에 계신데, 부모님의 연세가 많고 자식은 나 하나 밖에 없다. 그건 중국인으로서 굉장히 중요하다. 다른 자식이 없는 여자가 부모를 돌봐야 하는 것은 한국이나 중국이나 똑같다. 친정 부모님 때문에 시간을 내고 있고, 내가 그렇게 할 수 있기 위해서 여기(한국) 가족이 많이 도와주고 있다."

-박찬욱 감독이 박해일과 탕웨이의 첫 촬영이 끝나고 '잘 어울린다'는 말을 했다고. 박해일과 호흡은 어땠나.

"처음에 시작할 때 둘이 이야기 할 땐 번역기를 사용했다. 근데 중간 어느 순간부터는 이해를 못하겠다. 언어의 뜻 때문이 아니라 '왜 이 사람이 이렇게 이야기 하지?' 싶을 때가 있었다. 그러다가 '아, 이 사람은 분명하게 나에게 전달을 해준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굉장히 편안하게 의사소통 했다. 단순히 언어로 통한다는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는 영화를 보면 확인 할 수 있다.(웃음)"





-영화 공개 후 '독특한 사랑', '새로운 사랑'이라는 반응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 사랑을 스스로는 이해했나.

"한 번도, 지금까지도 나는 '이해한다'는 단어를 써 본 적은 없다.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녹아드는 것이지 이해를 하지는 않는다. 다만 최초엔 감독님에게 영화에 대한 이야기 들었지만, 이후 완성된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완벽하다. 이보다 완벽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박찬욱과 정서경이 왜 이런 이야기를 썼는지, 왜 이렇게 풀어냈는지 시나리오를 보면서 다 읽혀졌다.

그리고 '어? 이 역할 나한테 어울리는데? 왜 나랑 너무 잘 어울리지? 내가 하면 잘 하겠다' 생각하기도 했다.(웃음) 감독님이 나와 일하고 싶어서 서래를 중국인으로 설정했다는 걸 난 나중에 알았다. 그걸 알게 된 시점은 첫 날 크랭크인 때였다. 고사를 지낼 때 정서경 작가님이 처음 이야기를 해주셨다. 나는 감독님과 작가님의 선의를 처음부터 느꼈다. 외국인이 다른 현장에 와서 일하는데 혹시 무서워 할까 한 발짝 한 발짝 다가와 주신다는 걸 알았다. 애정 어린 눈빛이 아니었다면 촬영 때마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무서웠을 것이다. '꼭 해야돼~ 같이 하자~' 그런 눈빛이었다. 진짜 고맙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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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헤어질 결심'의 배우 탕웨이가 칸 현지에서 국내 매체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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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프랑스)=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조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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