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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1분기 가계대출 1조5000억↓… 통계작성 이후 처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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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주택거래 둔화 등 영향

주담대 8조1000억↑… 증가폭 축소

기타대출 9조6000억 큰 폭 감소

전체 가계빚 1859조… 6000억↓

2021년 말 정점 찍고 9년 만에 줄어

“가계빚 감소 이어질지 지켜봐야”

세계일보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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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영향으로 늘기만 하던 가계대출이 올해 1분기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전체 가계빚(가계신용)도 9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2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59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해 12월 말(1860조1000억원)보다 6000억원 줄어들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에 카드사, 자동차회사 등이 제공하는 신용거래(판매신용)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가계부채를 의미한다. 가계신용이 줄어든 것은 2013년 1분기(-9000억원)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경제 규모 성장과 함께 계속 커졌던 가계신용은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급속히 늘어났지만, 이번에 감소 전환한 것이다.

가계신용이 줄어든 것은 가계빚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가계대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752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보다 1조5000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이 전 분기보다 줄어든 것은 2002년 4분기 해당 통계 편제 이래 최초 기록이다.

상품별로는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전 분기 9000억원 감소에서 올 1분기 9조6000억원 줄어들면서 감소 폭이 커졌다. 부동산 거래가 뜸해지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 폭도 12조7000억원에서 8조1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실제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3분기 26만호, 4분기 19만6000호에서 올 1분기 13만8000호로 꾸준히 줄어들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정부와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대출금리 상승과 주택 매매거래 둔화 등으로 가계대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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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가계빚 감소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송 팀장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4월 들어 금융기관의 대출 규제 완화 노력 등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대출금리가 계속 오르고 주택 매매거래는 활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2000억원으로 3월 말보다 1조2000억원 불었다. 지난해 12월(-2000억원), 올해 1월(-5000억원), 2월(-2000억원), 3월(-1조원) 사상 최초로 4개월 연속 줄어든 뒤 다시 늘어난 것이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 비은행예금취급기관(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4분기보다 각각 4조5000억원, 2조5000억원 줄어들었지만, 보험사·증권사 등 기타금융기관은 5조5000억원 늘어났다.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이 한 분기 사이 감소 전환된 것과 달리 기타금융기관은 증가세로 돌아선 셈이다.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증가 전환은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기금 정책 모기지를 중심으로 주담대 증가 폭이 확대됐고 증권회사를 중심으로 기타대출이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판매신용 잔액은 106조7000억원으로,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전 분기 말보다 8000억원 늘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판매신용이 5조2000억원 늘어났던 것에 비하면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 송 팀장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 영향이 있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판매신용이 늘어났다”면서 “올해 2분기에 민간소비나 카드 사용액이 증가하면 판매신용도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있지만 민간소비가 얼마나 활성화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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