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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박지현 고개 숙이고 김동연 호소했지만…힘 못 받는 민주 ‘쇄신’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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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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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방선거에서 기회를 주신다면 제가 책임지고 민주당을 바꿔나가겠다”고 반성과 쇄신을 약속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도 “민주당을 심판하더라도 씨앗은 남겨달라”고 했다. 6·1 지방선거가 임박하고 민주당의 열세가 이어지자 ‘미워도 힘을 실어달라’며 읍소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당내 호응은 적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요즘 전국을 돌며 유세 현장을 다니고 있다”고 운을 뗀 뒤 “시민들의 격려도 많았지만 ‘민주당이 왜 처절하게 반성하지 않느냐’는 질책도 많았다. ‘왜 반성해야 하는 사람들이 다 나오냐’는 아픈 소리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100번이고 1000번이고 사과드리겠다. 정말 많이 잘못했다”며 한참 동안 고개를 숙였다. 박 위원장은 이와 함께 △청년 정치인 육성·평가 시스템 구축 △우리 편의 잘못에 더 엄격하게 대처 △평등법 입법 약속 △팬덤정당이 아닌 대중정당화 등을 약속했다.

김동연 후보도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저 김동연이 낮은 곳으로 들어가 민주당의 변화를 만들어낼 씨앗이 되겠다”며 “민주당을 심판하시더라도 씨앗은 남겨달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와 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다.

그는 “민주당에 실망하신 국민 여러분께 회초리를 들고 꾸짖을지언정 외면하거나 포기하지 말아주실 것을 호소드린다”며 “국민은 ‘국민의 삶과 무관한 문제로 끝없이 싸우는 게 집권 여당이 할 일이었냐'라고 질책하신다. 저희가 잘못했다. 민주당 스스로 대선 결과에 대한 반성도 부족했고, 오만했다”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의 쇄신 약속에 대해서는 “여기에 뜻을 모아야 한다”고 힘을 실었다.

그러나 민주당 안에서 박 위원장의 호소는 힘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박 위원장은 호소문을 읽은 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586세대 용퇴와 관련해서도 그렇고 젊은 민주당으로 나아가는 과정에 있어서 기득권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그런 논의가 이뤄져야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반발에 부딪혔다.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은 박 위원장의 용퇴론에 대해 “(지도부와) 논의된 적 없다. 개인 차원의 입장 발표로 알고 있다”며 일축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도 “(586 용퇴론이) 탄력을 받으려면 당내 충분한 토론 뒤 말해야 실효성이 있다. (선거) 직전에 하는 거 자체가 오히려 국민들에게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걱정과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에도 송영길 당대표가 지도부와 상의 없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주목받았지만 후속 불출마 선언은 없었고 정작 자신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며 용퇴론은 빛이 바랬다.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역시 박 위원장의 호소에 거리를 뒀다.

그는 “민주당의 반성과 쇄신이 필요하다는 말씀으로 이해한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 밖의 확대해석은 경계한다”며 박 위원장과 자신이 사전에 교감한 내용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수진 의원(서울 동작을)은 페이스북에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비대위 노력을 존중하지만,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당원들의 질책도 적지 않다”고 적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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