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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물가와 GDP

전쟁이 식품물가 쥐고 흔들어…공급망 위기 수년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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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보스포럼 MK인사이트 ◆

매일경제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포럼 `세계경제전망` 세션에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 총재(왼쪽 둘째부터),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회장이 토론을 하고 있다. [AF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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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 국가 중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이 100%를 넘는 곳은 이탈리아뿐이다. 이 비율이 129%인 미국은 금리가 오르면 미래에 재정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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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회장 겸 공동창업자가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서 한 말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10년물 금리가 3%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미국의 GDP 대비 국가부채가 100%를 넘지 않더라도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2년4개월 만에 대면 행사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공짜 점심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리고 부채위기를 경고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무제한적인 양적 완화에 나선 것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을 가중시키고 있는 공급망 혼란 현상이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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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해 공급망 혼란이 발생했을 때 이렇게까지 심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지만 인플레이션 충격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경제 효율성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며 "예측 가능성이나 안정적 공급은 이제 기대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수년간 (공급망 혼란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댄 슐먼 페이팔 최고경영자(CEO)는 "공급망 혼란의 불확실성 강도가 심화됐다"며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팻 투미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의원은 "40년래 최고 인플레이션을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극복의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부 낙관적인 시각도 있었다.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가 그랬다. 프레이저 CEO는 "올해 남은 기간에 불확실성이 있지만 공급망 문제가 해결되면 원자재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기 시작하는 것을 보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쉽게 진정되지 않겠지만 질적으로는 변화가 올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특히 에너지발 인플레이션보다 식품발 인플레이션 여파가 커질 것이라고 IMF는 전망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성장이 둔화될 때 휘발유 사용을 줄일 수는 있지만 먹는 것을 중단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식품가격 인플레이션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곡물가격 인상과 함께 이를 원료로 쓰는 각종 식료품 가격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루벤스타인 회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곧 끝날 것 같지 않다"며 "내일 전쟁이 끝난다면 경제가 바로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장기전에 따른 영향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글로벌 경제 전망' 세션에 앞서 현장 청중을 대상으로 즉석 설문조사가 진행됐다. '경기가 침체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손을 든 사람은 참석자의 약 절반이었다. '경제가 연착륙할 것으로 보는가'라고 묻자 약 20%만이 동의했다.

가상화폐 투자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최근 루나·테라 스테이블 코인 폭락 사태를 계기로 투자심리가 꺼진 가운데 비관적인 전망이 주를 이뤘다. 스콧 마이너드 구겐하임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다보스에서 CNBC와 인터뷰하며 비트코인이 3만달러대를 장기간 밑돌면 70% 이상 하락한 8000달러를 기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 가격에 대해 1만달러를 바닥으로 제시해왔지만 앞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투미 상원의원은 이날 '미국 경제 전망' 세션에서 "투기적인 사람을 보호할 필요가 없다"며 스테이블 코인 규제 강화와 관련해서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다보스 = 박용범 특파원 / 박건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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